2016-07-08 16:00

택배가격으로 당일배송을 실현하다

인터뷰/ 배달맘 이용훈 대표
‘O2O’ 플랫폼으로 ‘옴니채널’ 구현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와 비경제활동 여성인구의 사회진출, 이 두 가지를 기업의 핵심가치로 내건 물류스타트업이 있다. 나단컴퍼니에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배달맘은 30~50대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를 배달원으로 고용해 지역 매장의 물건을 지역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플랫폼이 핵심이다. 배달료는 2500원이며,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삼는다. 지역단위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촘촘하게 확장해, 전국 당일배송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본지 독자들에게 배달맘을 소개해 달라.

배달맘은 O2O(Online to Offline) 배달 플랫폼으로 비경제활동 인구에 포함되는 30~50대 여성을 배달원으로 고용하고 있다. ‘여성이 배달하여 안전하다’는 가치를 내걸고, 택배가격(2500원)으로 전국 당일배송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인력을 배달원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지리적인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본다. 현재 전국 각 지역에 매장을 보유한 다수의 기업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시범사업을 거쳐 9월 중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삼는데, 배송료 인상을 고려해볼 만하지 않나?

가격을 25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달원이 2000원을 가져가고, 저희가 500원의 수수료(수익)를 취하는 구조다. 배달료 책정에 대해서 상당히 오랜 기간 고민했다. 배달료가 너무 높으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향후 이륜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당일배송 업체들과 경쟁할 여지가 높은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초기시장에 진입할 때부터 가격을 낮춰서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기존 택배가격으로 당일배송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을 맺는데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성 배송원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저희는 ‘여성이 배달하여 안전하다’는 가치를 내걸고 있다. 집에서 택배를 수령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다. 온라인쇼핑은 여성 고객이 많고, 택배 수령인도 여성이 많다. 물건 배송도 여성이하면 더 안전하다고 느낄 것 같았다. 여기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는 것도 장점이다. 요즘 다양한 O2O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이 사업모델을 통해 일자리도 함께 창출하고 싶었다. 


경력 단절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가 좋다. 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나?

저희 사업모델이 안착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의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으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저는 이 사업을 준비하기 전까지 유통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배달맘은 제가 유통기업에 근무할 때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필요에 의해 제작됐다. 요즘 옴니채널이 화두인데, 이를 제대로 실현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옴니채널을 실현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파트너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아마존이나 우버도 도심 내에서 다양한 배송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달맘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배송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도 있을법한데?

현재 여성가족부와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여성일자리창출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으나, 향후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배달맘과 유사한 형태의 배송 플랫폼이 존재했었으나, 초기 시장진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어떤 차별화 전략이 있나?

제 생각에는 공유경제를 떠안고 갔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 배송원에 대한 신뢰성, 파손에 대한 책임여부를 비롯해 공유경제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드러났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2~3천원 벌겠다고 배송원을 자처하는 일도 드물었다. 또 카테고리를 정한 게 아니라, 너무 광범위했다. 디테일하게 세부적으로 품목을 정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저희는 의류나 신발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갖춘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옴니채널’ 실현을 돕는 사업모델이다. 기존 플랫폼과 달리 대형 화주를 중심으로 물량을 유치하기 때문에 배송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데 집중하는 구조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본격적으로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나?

최근 규모가 큰 유통기업들과 계속해서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화주기업이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 전략적으로 해당 지역에 배달인력을 충원해 사업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면서 애로사항은 없었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부처가 너무 많다. 획일적인 내용이다.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더라. 정부에서 지원하는 멘토는 기계적인 답변을 늘어놨다. 또 연령층이 꽤 높은 이유에선지 전자상거래, O2O 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멘토링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돼 일대일 매칭 형태로 사업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부 자금은 받는 사람만 받는 것 같다. 특히 사업을 하다보면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려다보니 본래 구상했던 사업모델이 A에서 B로 바뀌는 경우를 봤다. 주변에서 오히려 내 돈 갖고 사업하는 것이 속편하다고 말하는 게 이해가 됐다.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저도 직장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이 사업에 대해 위험부담을 갖는 건 사실이다. 저희 사업모델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잘 되는 것이 목표다. 일한만큼 배분하고 자신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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