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기침체의 여파를 그대로 받고 있는 중남미항로가 3월 들어서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침체에 빠진 중남미에서도 남미 동안의 부진은 특히 두드러졌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3월11일 상하이발 브라질 산토스항의 운임(스폿)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472달러로 전주 대비 161달러 하락했다. 지난달 19일 중남미항로는 역대 최저치 운임인 TEU당 99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연초부터 TEU당 200달러대에 머물던 운임은 매주 하락세를 보이더니 급기야 100달러 선 밑으로까지 내려갔다. 1년 전 TEU당 700달러대에 머물던 남미동안 운임은 반 토막 났다. 이미 6번에 걸친 GRI 시도가 모두 물거품 된 전적이 있어 선사들은 3월 GRI에 사활을 걸었다.
선사들은 남미 서안에 3월15일부로 TEU당 750달러, FEU(40피트 컨테이너)당 1500달러의 GRI를 시행했다. 남미 동안에서는 3월1일부로 TEU당 850달러, FEU당 1700달러의 강도 높은 GRI를 시장에 적용했다. 운임은 일주일새 800달러대까지 인상되며 회복을 알리며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며칠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현재 400달러대까지 내려왔다. 선사들의 의지에도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한 운임인상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선사들은 운임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4월1일 TEU당 750달러의 GRI를 시행할 예정이다.
3월 중남미항로는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이 70%를 하회하며 중국 춘절이후 일시적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바닥운임이 지속되자 중남미항로 취항 선사들은 선복 삭감 카드를 꺼냈다. MSC와 머스크라인, MOL은 남미 동안에서 두 개 루프를 한 개로 통합했다. 지난해 10월에도 PIL과 케이라인, 현대상선, 양밍라인이 선복공유협정(VSA)을 종료해 주당 선복량을 약 23% 대폭 감축한 바 있다.
현재 선사들의 잇따른 선복 삭감으로 아시아-남미 동안 항로에는 4개의 위클리 서비스만 남았다. 주당 선복량은 총 3만5000TEU까지 감소해, 2009년 경제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극심한 수요 침체가 운임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선사들의 서비스 수는 줄었지만 운항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노선감축으로 인한 선박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미 동안에 배치되는 평균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8800TEU로, 2009년 이후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 선사 관계자는 “브라질 경기가 회복되기에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선사들의 선복감축이 속히 이뤄져야 운임인상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브라질 올림픽을 겨냥한 물동량 특수도 없어 운임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 단계 추가 강등했다. S &P는 브라질 경제가 2015년과 2016년에 마이너스 성장하고 2017년에나 1%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중남미항로 수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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