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8 11:40

"화주 실수로 컨테이너 도착지가 서로 뒤바뀌었을 때"

<좌충우돌 멍대리의 하루>

발품을 팔며 다양한 고객과 만나는 물류회사의 영업사원.
해상 육상 항공을 총 망라하는 물류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영업맨들에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흘러넘친다.
본지는 물류 영업사원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물류현장의 모습을 한 꺼풀씩 벗겨낸 연재를 시작한다.
‘일촉즉발’의 ‘황당무계’한 ‘사건사고’가 넘쳐나는 물류회사에서 살아남아 여전히 어디에선가 고객을 만나고 있을 영업사원, 지금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고객사의 작업현장인 생산공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대의 공 컨테이너가 화물을 기다리며 컨테이너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하루에 컨테이너 작업이 한 대라면 컨테이너 도착지가 뒤바뀔 일이 없지만, 몇 대 이상이 될 경우 휴먼에러(Human Error) 혹은 그 외의 착오로 화물이 뒤 바뀌는 경우가 간혹 생기기도 한다. 화주의 실수로 컨테이너 도착지가 서로 뒤바뀐 상황. 멍대리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멍 대리님. 컨테이너가 뒤바뀌었다고 연락을 받았어요!” 함께 일하고 있는 서류담당 업무직원이 외근을 막 다녀온 멍대리에게 전했다. 상황을 들은 멍대리는 ‘컨테이너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바뀐 컨테이너로 작업을 하고, 최종 목적지까지 보내면 되겠지. 별일도 아닌데 업무사원이 나를 찾네’라며 혼잣말을 했다.

“멍 대리님. 고객사인 황부장이 멍대리님께 전화 했었는데 전화 연결이 안 된다고 했어요. 어서 전화 해 보세요”. “네? 전화가 안 된다고요?” 그제야 멍대리는 자신의 휴대폰이 꺼진 것을 알았다. 왠지 사무실 들어오기 1시간 전부터 전화가 없어 이상하다 했는데, 배터리가 닳은 것이었다.

당장 핸드폰 배터리 충전을 하면서, 황부장에게 전화를 했다. “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 전화가 안됐습니다.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멍대리는 전화를 받지 못한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서류담당 직원이 잠깐 언급했던 컨테이너가 서로 뒤바뀌었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전화기 너머 황부장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돼있었다. “가장 빠른 일정으로, 화물을 원위치 시켜 주시면 좋겠어요. 비용 또한 파악되면 바로 알려 주세요. 멍대리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황부장님과의 전화 통화 사연은 이랬다. 3주 전 공장 작업 당일 총 3대의 컨테이너 작업이 오전 중에 있었는데, 두 컨테이너 제품 A는 유럽 쪽으로, 한 컨테이너 제품 B는 중동으로 가는 컨테이너에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공장 담당자는 먼저 동일한 선사의 컨테이너 두 대가 도착해서 A제품을 두 컨테이너에 선적을 했고, 2시간 여 후에 도착한 동일한 선사의 컨테이너 한대에 B제품을 선적했다고 했다.

나중에 확인을 해 보니, 처음 두 대의 컨테이너는 각각 유럽, 중동 쪽으로 가는 컨테이너였는데 공장 작업 담당자가 실수 해 제품 A를 두 컨테이너에 선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2시간여 후에 공장에 도착한 컨테이너에 B제품을 선적하게 돼, 결국 유럽쪽 컨테이너와 중동쪽 컨테이너가 한대씩 뒤 바뀌게 됐던 것이다.

황부장은 멍대리에게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반송(Ship-back)하지 않고 유럽의 컨테이너 한대와 중동의 컨테이너 한대를 서로 맞바꿀 수 있는지 문의했다. 그리고 반송을 하게 되면 비용이 어느 정도 인지, 현지 바이어 공장이 화물 오류 선적으로 인해 공장가동을 멈출 수도 있으니, 최소한의 화물은 항공화물로 선적할 수 있도록 항공편도 함께 알아 봐 달라고 요청했다.

멍대리는 영업 하면서 컨테이너가 작업 오류로 뒤 바뀐 경우가 처음이라 다소 당황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 내용을 파악해 안내하겠다고 전달했다.

멍대리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성과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성과장은 먼저 선박회사에 전화해 현재의 컨테이너 상황을 파악하라고 말했다. 즉, 유럽에서 중동, 중동에서 유럽으로의 선박 컨테이너 스케줄과 반송을 진행할 때 스케줄이 필요했다. 그리고 긴급 항공 화물을 보낼 때 서비스 항공사와 노선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아보라고 했다.  물론 각각의 해상운임과 항공운임에 대한 내역은 사전에 파악을 하고 고객을 방문하라고 했다.

멍대리는 성과장과의 대화 내용을 조목조목 기록해, 관련 업체와 확인을 마친 후 다시 고객사인 황부장과 업무 협의를 위해 찾았다. “황부장님. 이번 컨테이너가 바뀐 문제로 많이 힘드시겠어요. 저희가 최대한 신속히 그리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송해 보겠습니다.” 멍대리는 지금 컨테이너가 뒤바뀌어 고객사와 공장 작업담당자의 마음이 무겁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힘내라는 말을 전했다. 황부장은 멍대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최대한 협조를 부탁했다.

이후 황부장은 멍 대리가 상세히 안내해준 최선의 방안을 꼼꼼히 기록하며, 추가적으로 바이어와 확인한 사항에 대해 알렸다. 당초 계획했던 한 컨테이너 씩 뒤 바꾸는 작업은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벌써 중동 쪽 고객은 컨테이너를 자신들의 공장에서 하역작업을 진행했고, 유럽으로 간 컨테이너는 한국으로 반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멍대리는 황부장으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진행 절차를 추가로 안내했다. 중동쪽 화물은 정식으로 현지에서 수출통관해 한국으로 수입하는 절차로 진행을 해야 하며, 유럽으로 간 컨테이너는 다행히 항에 도착하지 않아, 바로 반송 처리해 현지 수입통관을 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항공 선적의 경우 총 5t에 대해 긴급으로 운송할 수 있는 항공사와 스케줄을 안내했다. 황부장은 열심히 상황 해결을 위해 노력해준 멍대리의 열정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업무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멍대리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이번 일로 힘들었지만 고객사의 마음을 이해하며 화물이 원위치가 될 때까지 열심히 뛰어 보는 거야!” 멍대리는 긍정의 생각을 마치자마자, 뛰는 걸음으로 성큼성큼 달려 사무실 방향으로 향했다.

오늘의 TIP
- 고객의 입장(감정 상태)을 먼저 이해하려는 습관을 기르자.
- 힘들어도 긍정의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

< 편집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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