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산업에 대한 배후 지원 임무를 맡은 해운보증기구가 3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출항을 시작했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지난 8월26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창립기념식을 개최하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 시절이던 지난 2012년께 처음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추진한 지 3년 만에 보증보험 형태로 결실을 맺게 됐다.
이 기구는 해운업 등 경기민감 업종의 프로젝트 관련 채무에 대한 보증보험 제공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작년 12월 설립된 뒤 올해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허가를 취득했다.
앞으로 선박구매를 비롯해 사회간접자본(SOC), 발전, 항공, 산업플랜트, 지역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한 채무보증보험 등을 제공하게 된다. 현재 일부 해운기업과 시범상품 개발을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운보증기구는 맞춤형 해운금융기관의 출범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해운보증기구의 금융 지원을 배경으로 우리 선사들은 선박 확보가 용이해진 데다 호황기 때 선박을 팔고 불황기 선가가 쌀 때 선박을 사들이는 그리스식 경기 역행적 투자에도 관심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도 지적된다. 이 중 보증 재원 확보는 해운보증기구의 성공과 연결되는 핵심 현안이다. 해운산업 배후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걸맞은 풍부한 재원을 유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년 전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추진하면서 자본금을 2조원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었다. 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구의 자본금은 4분의 1 수준인 55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기능도 선박금융 관련 상품이 대거 거세되고 후순위 대출보증 한 가지로 쪼그라들었다.
줄어든 자본금마저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국고에서 2700억원, 민간에서 2800억원을 5년에 걸쳐 조달한다는 해운보증기구 재원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설립 첫 해인 올해 자본금 목표는 정부 1000억원, 민간 500억원 등 1500억원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양보증보험의 자본금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출자한 600억원과 해운업계에서 내놓은 146억원 등 746억원이 전부다.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산은과 수은에서 출자하는 형태로 400억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가 출자 집행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해운업계도 연말까지 추가로 100억원을 출자키로 했지만 심각한 해운 불황으로 약속 이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해양보증보험 최재홍 사장은 출범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초반에 정부지원금을 늘리고 후반부에서 민간 출자를 늘리는 식으로 전체적인 자본금 구성을 계획했는데 정부에서는 민자 출자를 보고나서 지원하려는 입장을 보이면서 자본금 모금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운용상품의 확대도 요구된다. 해운업계는 해운보증기구의 보증상품과 별도로 중소선사를 위한 상품 개발을 요청하고 있다. 건조자금 100억원 이하에 대한 보증 또는 선수금 환급보증(RG) 상품 등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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