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악재로 올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마음고생이 꽤나 심했다. 공정지연 등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손실은 수익악화로 이어지며 조선사들의 곪았던 상처를 잇따라 터트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이른바 조선 ‘빅3’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총 4조7500억원에 육박했다. 해양플랜트 공사손실 충당금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며 적자를 면치 못한 것.
가장 손실이 컸던 곳은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해양플랜트 건조와 관련한 불가피한 실행예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불가피했다. 동종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손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회사의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7월 초 1만4천원대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최근 5천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손실을 보다 못한 산업은행은 결국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팔을 걷었다. 산은은 올해 10월 대규모 부실로 경영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총 4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단일 기업에 지원되는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산은이 2조6000억원을, 수출입은행이 1조6000억원의 자금을 신규출자(유상증자)와 대출방식으로 단계적으로 공급하는 게 정상화 방안의 핵심이었다. 유동성 지원 규모는 내년 부족자금인 4조2천억원을 감안해 산출됐다. 총 1조8500억원(7500억원+1조1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도 병행 추진된다.
산은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을 신속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전량 매각해 7500억원을 조달하고, 향후 3개년간 인적 쇄신,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개선, 공정준수를 통한 지연배상금 축소 등으로 1조1000억원의 이상의 손익개선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은 임원 임금 반납과 부장급 이상 직원에 대한 권고사직과 임금피크제 강화 및 조직 슬림화 등 조직재정비도 피할 수 없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도 올해 2분기 각각 -1조5481억원 -17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프로젝트의 경험 및 역량부족으로 인한 공정지연이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로 연결됐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와 호주 이치스 CPF(해양가스처리설비) 등의 추가손실 반영으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예상을 뛰어넘은 적자 성적표를 썼다. 현대중공업 역시 해양플랜트 손실로 인해 1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세 조선사들은 총 2조1247억원 적자라는 3분기 성적표를 신고했다. 발주사들의 일방적인 계약취소와 완공된 해양플랜트 인수를 거부하며 손실이 발생한 것.
현대중공업은 8976억원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100억원 1조21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양플랜트 악재는 2017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선주사에게 인도되지 않은 해양플랜트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올해 8월 말 기준 대형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모두 200억달러 이상이다. 모두 70여기에 달하는 규모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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