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울산항만공사(UPA) 강종열 사장은 취임 이후 가장 큰 성과로 정부경영평가 등급을 ‘E’에서 ‘C’로 두 단계 끌어올린 점을 꼽았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강 사장의 방침 하에 전 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2년차를 맞아 강 사장은 어려움을 맞고 있는 울산의 경기침체를 오일허브사업으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물동량에 의존하기보다는 항만 스스로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오일허브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북극과 극동러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북극물류 유치와 ‘울산항 해양클린벨트’ 구축을 통한 안전사각지대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강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취임 1주년을 축하 드린다. 소감은?
취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난 1년간 울산항의 발전방안에 대해 시간을 두고 찬찬히 생각할 여유도 없이 현안사항 처리에 급급할 정도도 바빴다. 그런 가운데서도 울산항만공사 임직원들과 울산항에서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의 도움으로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보람 있는 한 해였다.
Q. 지난해 가장 큰 성과는?
우선 공사의 내부적인 사안이긴 하지만 전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정부경영평가에서 두 단계나 상승(E등급→C등급)하는 성과가 있었다. 전통이 있는 큰 공기업에선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공기업 중 가장 작은 규모인 울산항만공사로서는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진행 중인 사안이긴 하지만 (주)한주 해수취수시설 이전 문제가 오일허브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데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오일허브공사에 지장이 최소화 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장생포 현대미포조선 부지 활용방안을 놓고 장생포 주민과 지자체 등 관련 기관·기업체간 갈등의 골이 깊었는데 공사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갈등을 해소했고, 세월호 사고 이후 항만의 안전문제가 화두로 부상함에 따라 울산항의 안전 확보를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 보완과 울산항의 안전과 관련된 12개의 기관·기업체들이 ‘울산항 해양클린벨트’ 구축을 통해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울산항이 선원복지 우수 5대항만으로 선정되고 우리 공사의 혁신노력이 인정돼 혁신대상을 받는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Q.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한마디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울산항만공사의 설립 목적은 공사의 정관에 명시돼 있고 설립 목적에 충실하도록 공사를 운영하는 것이다. 취임 초부터 직원들에게 이를 명확히 인식시켜 직무수행의 가치기준으로 삼도록 경영방침을 통해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 공사는 울산항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울산항을 편리하고 물류비 측면에서 비용이 절감되도록 신속한 항만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항만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려면 공사 직원은 물론 실질적으로 항만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는 관련 기업들의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직무에 종사함은 물론 전문성을 기르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울산항을 매개로 하는 항만산업을 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시켜 울산과 나아가 국민 경제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Q. 올해 목표한 항만 물동량 2억t 달성여부는?
울산항의 물동량은 지난 2012년 1억9700만t으로 정점을 찍고 2013년과 2014년에는 1억 9100만t 선에서 머물렀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산업의 심각한 침체와 유가하락으로 인한 것으로 당분간은 현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흐름이라면 울산항이 목표로 하는 2억t의 물동량은 몇 년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
Q. 울산항의 발전을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울산항은 1963년 개항 이래 항만 배후에 있는 제조기업들의 물류를 지원하는 항만으로서 기업의 성장과 함께 양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 등 울산항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주력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울산항의 양적인 성장도 한계에 도달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산업지원항으로서 기업의 물동량에 의존하기보다는 항만 스스로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질적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이 대표적인 사업이며, 배후단지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의 유치와 북극과 극동러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북극물류를 유치하는 방안도 울산항으로서는 매우 중요하다.
Q. 울산항 운영에 대한 사장님의 계획과 방향은?
항만의 운영에 있어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는 물동량 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울산항만공사의 매출액도 70% 이상이 물동량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울산항은 산업지원항으로서 물동량 역시 공사의 노력과 상관없는 요소들이 많지만 장·단기로 나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6부두에 로로화물을 유치하고 육송으로 처리되는 자동차의 코일을 해송으로 전환하고, 울산에서 발생하는 컨테이너화물은 가능한 한 울산항에서 처리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고 연차별로 준공되는 배후단지의 조기 활성화와 북극 물류 유치에도 최선을 다할 각오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 울산항만공사가 협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오일허브 1단계 북항사업은 우리 공사가 기반시설을 맡아 11월 현재 49.5%의 공정으로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17년 4월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오일허브 2단계 남항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따라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Q. 북극해 화물유치를 위한 공사의 대응방안은?
북극 물류와 관련한 우리 공사의 전략은 두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북극항로 주변의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플랜트 수출과 생산된 지하자원을 울산으로 들여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플랜트산업과 지하광물의 제련산업은 울산이 두터운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매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공사에서는 북극해 항로에 대한 다양한 연구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영산대학교 북극물류연구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기업체들의 북극항로 이용 촉진을 위해 지난 7월1일부터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주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선사에게는 항만시설사용료를 50% 감면해주는 혜택을 마련해놓고 있다.
지난 11월18~19일에는 북극해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 제4회 북극해항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세미나를 통해 북극해 해상운송, 유망화물 등의 정보를 국내 선·화주들이 공유토록해 북극해 운송 참여를 유도했다.
Q. 유가하락과 셰일가스 개발은 울산항에 위협이 되는 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오일허브를 추진하고 있는 울산항의 입장에서는 셰일가스의 개발은 단편적으로는 위협요소로 볼 수도 있지만 동북아 지역의 석유수요 전망을 감안할 때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며, 셰일가스 역시 액화상태로 운반하기에 울산항에 다양한 액화저장시설이 구축되어 있고 필요하다면 오일허브 2단계 사업에 반영할 수 있기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또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원자재 가격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향후 물동량 방향성과 개선여부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만공사는 맞춤형 대응전략으로 울산항의 물동량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Q. 올해 8월 기준 공사의 부채액은 1300억원으로 설립 당시보다 35배 증가했다.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투자를 통한 레버리지효과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차입을 이용해야 된다고 본다. 공사는 창립 이래 8년 동안 흑자경영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오일허브 사업 등 굵직한 사업추진으로 인해 부득이 차입경영체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투자를 통해 조성된 시설은 투자비 회수를 고려해 임대료를 받기에 부채상환에는 문제가 없으며, 특히 공사는 채권발행에 따른 신용도가 매우 우수해 매우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 부채상환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국회와 국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통해 부채증가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
Q. 끝으로 해운항만가족들에게 전하실 말씀은?
울산은 2%밖에 되지 않는 인구로 우리나라 수출액의 15% 정도를 감당하는 ‘산업수도’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해왔지만 지금은 경기침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의 돌파를 항만이 중심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오일허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공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할 각오다. 해운항만가족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린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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