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트렌드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를 뜻한다. 미국의 미래학자 나이스빗의 저서에서 유래된 이 말은 탈공업화 사회, 글로벌 경제, 분권화, 네트워크형 조직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DHL은 지난해 미래 사회에서 물류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연구한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했다. ‘물류트렌드 데이터 2014’는 향후 5년 내외의 사회&비즈니스 동향과 물류관련 기술 트렌드에 대한 내용을 심도 깊게 담았다. DHL이 향후 10년 내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한 트렌드는 ▲슈퍼그리드 물류 ▲실시간 서비스 ▲예측 물류 ▲도시 물류 ▲물류 마켓 ▲옴니채널 물류 ▲빅데이터&오픈데이터 ▲클라우드 물류 등 다양하다.
순천대학교 물류학과 김현덕 교수는 미래의 변화를 읽고 분석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물류산업과 관련된 메가트렌드를 정확히 분석할 때, 위기를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학생들에게 물류산업의 트렌드를 읽을 것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교수 인터뷰/ 김현덕 교수
순천대학교 물류학과를 소개해 달라.
물류와 IT는 세계화를 주도하는 두 가지 동인이다. 물류는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저희 학과는 1997년 개설돼 물류에 관한 일반이론 및 관리기술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습한다. 또 그 응용방법을 익히고 전인적 인격을 함양함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물류전문가를 양성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글로벌물류인력양성사업에 선정돼 향후 5년간 총 6억5000만원의 국고를 지원받았다. 또한 대학원도 해양수산부로부터 향후 5년간 총 3억7000만원의 국고를 지원받는 해운항만물류전문인력양성에 선정돼 물류인력양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외에도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야간학과를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역시 정부로부터 연 2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고 있다. 명실상부한 호남권, 더 나아가 국가 물류인력양성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저희 학과의 물류전문가 양성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인재 양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학습자 니즈를 반영하고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로 지식기반 사회를 선도하는 창의적 인재양성이다. 이를 위해 융합형 교육과정과 창업관련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시대에 요구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이를 위해 전공어학능력강화 프로그램 운영, 국내외 전문가 특강, 국내외 유수기관 견학 및 현장실습 등의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 강화 위한 교육커리큘럼 구성
학과 커리큘럼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저희 학과의 정규 교육과정은 크게 전공기초영역, 전공심화영역, 글로벌역량강화영역, 실무역량강화영역의 4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전공기초능력은 말 그대로 전공기초에 관련된 것으로 물류학개론, 기업물류, 물류통계, 유통, 마케팅 등에 대한 기초 지식을 공부한다. 전공심화영역은 전공기초능력을 바탕으로 전공역량을 확대 심화하는 것으로 포장관리, 공급체인관리, 마케팅조사, 물류정책, 보관하역 등에 대한 교과목으로 구성된다.
글로벌역량강화영역은 세계화시대에 요구되는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적 감각, 그리고 전공어학능력을 강화하는 영역으로 물류원서강독, 물류영어, 글로벌 마케팅, 국제통상물류 등에 대한 내용을 학습한다. 마지막으로 실무역량강화영역은 현장 적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영역으로 입지분석, 항만물류, 컨테이너운영, 해운물류 등 실무 교과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비교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공영역 어학 능력 강화를 위해 매 학기 중 전공중국어와 전공영어 향상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지원하고 있다. 또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기 위해여름 방학 기간 중에는 물류관리사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2학기 중에는 무역영어와 유통관리사반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취업 및 창업 동아리를 운영하여 학생들의 취업 지원과 창업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학생들의 실무능력 배양을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학생들의 실무능력 배양은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기업에서도 이러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요구한다. 저희 학과에서도 학생들의 실무능력 배양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방학 중 물류아카데미I,II를 운영해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방학 중 개설되는 물류아카데미는 현장 실무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구성한다. 실무 전문가는 항공, 해상, 육상, 철도, 보관, 무역, IT, 물류기술, 물류자동화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다.
또한 방학 중 국내외 현장실습(인턴)을 진행한다. 연간 약 30명 이상의 학생이 4주에서 8주까지 국내 현장실습업체에 파견돼 실무능력을 배양한다. 이는 현장 실습이 가능한 대상 학생의 절반 이상에 해당되는 수치다. 다시 말해 60% 이상이 현장실습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연간 8명 이상이 약 8주간 해외 현장실습업체에 파견돼 해외에서의 실무능력과 어학능력을 배양한다. 해외 현장실습업체의 파견은 향후 물류산업에서의 성장 잠재력이 큰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물류시설탐방(국내 30명, 해외 20명 내외)을 추진하고 있다. 1학기에는 국내물류시설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학기 중에는 해외물류시설(홍콩, 심천, 상하이 등)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물류프로세스와 실무 감각을 익히고 물류시설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시키고 있다.
추가적으로 학생들의 실무능력 강화와 국제적 감각을 위해 방학 중 단기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얀마 복합운송협회와 협약을 체결해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조율하고 논의 중에 있다.
소통은 ‘SNS’로
평소 학생들과 어떤 형태로 소통하는지 궁금하다.
소통이 살아나야 조직이 산다. 그래서 잘 나가는 조직들은 하나 같이 소통이 활발하다고 한다. 또한 정보화시대에서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이제 세상은 빠른 자와 느린 자로 나눠질 것이다’란 말이 있다. 앞으로 빠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반영해 저는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 다양한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밴드는 모임별, 과제별, 학년별 밴드로 구분할 수 있어 자주 활용한다. SNS의 최대 강점인 빠른 전파력과 전달력 그리고 쌍방향성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사소한 이야기부터 강의, 과제, 취업 그리고 학과와 관련된 전반적인 소식까지 전달하고 있다. 물론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하고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경우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수동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떠한 소통 형태가 되던 무엇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한다.
교수님만의 특별한 교수법이 있다면?
특별한 교수법이 있는 건 아니다. 교육자는 모두 교수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참 어려운 문제다. 제가 지금까지 깨달은 교수법은 학생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시각과 청각 등 오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시각과 청각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강의에서 설명하게 될 내용을 미리 깔끔하게 ppt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각 자료는 보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눈에 띄게 작성하려고 한다. 또한 주요 핵심내용을 가능하면 도표와 그림 그리고 사례로 표현해 이에 바탕을 둔 연상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중간 중간 질문도 한다. 수업이 일방적이고 지루한 설명이 되지 않도록 웃음과 질문을 유도하거나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되도록 사전에 배울 내용을 미리 알려 예습을 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절한 당근과 채찍도 필요하다. 또한 내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여주기 위해 학생들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학습 동기 부여에 기여한다. 학생들의 니즈를 분석하여 지식수준을 파악해 향후 강의에 반영하기도 한다.
‘메가트렌드’는 생존과 직결
한편 물류기업의 역할이 전통적인 ‘배송’을 중개하는 역할에서 제조·유통업의 공급망까지 관여하면서 그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다. 물류기업이 생존,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물류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물류산업의 ‘메가트렌드(Megatrend)’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메가트렌드란 시대의 큰 흐름, 최신 조류를 나타내는 말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조류를 뜻한다. 물류산업과 관련된 메가트렌드는 빅데이터 물류, 옴니(Omni)채널 물류, 도시의 인구집중으로 인한 도시물류, 대중의 참여와 협동을 활용하는 크라우드 물류, 통섭과 융합 물류, 사물인터넷(IoT) 물류, 드론(drone) 등을 활용한 무인화 물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물류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트렌드를 잘 읽고 분석하여 적절히 대처하고 유연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한다.
최근 물류관련 스타트업이 크게 증가했다. 물류업 가운데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미래의 변화를 읽고 분석하여 미래의 변화를 전망하는 일은 중요하다. 물류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미래 물류업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로봇 물류와 무인 배송, 최첨단 IT 물류 등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변화가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 기업 환경에서 자원, 노동력, 자본 이외의 경쟁 우위를 위한 요소로 정보와 데이터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늘날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가 이제는 데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산업 간의 통섭과 융합 등으로 제조·유통·물류 등 업종 간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IT가 이러한 현상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IoT를 결합한 물류가 다양한 곳에서 스타트업으로 태동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침체로 국내 물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경영이 어려우면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보다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 기존 서비스를 과감하게 전환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통적인 서비스를 고수하다보면 시대에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메가트렌드’를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조선업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조선업은 고도화된 기술을 연구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드리십, 에코십 등으로 넘어가야 한다.
학생 인터뷰/ (왼쪽부터) 4학년 양혜민, 3학년 이정수
순천대학교 3학년 이정수 학생은 맥주에 관심이 많다. 졸업 이후엔 주류회사의 ‘물류’를 담당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그가 맥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두 달간 영국에 다녀오면서 부터다. 그곳에서 ‘맥주를 빼고 경제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의 삶에 맥주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깨달았다.
“영국에 가기 전부터 맥주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 나라에서 다양한 맥주를 접하면서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맥주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 우선 물류관리사 자격증 취득을 1차 목표로 공부하고 있으며, 올 겨울에는 맥주관리사 과정을 수강할 예정입니다.”
이정수 학생은 앞으로 물류의 전문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관심을 두고 있는 ‘맥주’ 또한 물류의 고도화가 수반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가 중국에 현장실습을 갔을 당시에도 열악한 물류시스템을 보고 이 분야에 대한 진출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정수 학생은 “중국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배달을 많이 한다. 기업들이 대체적으로 열악했고, 그곳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도 중국의 물류환경을 열악하다고 생각했다. 중국의 물류시장은 ‘블루오션’이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은 OB맥주 최연소 엘리트 영업사원으로 알려진 신보경 사원과 낮엔 맥주, 저녁에는 위스키를 즐겼다는 애주가 ‘원스턴 처칠’이다. 원스턴 처칠과 같이 자신이 맡은 일에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면서, 술을 즐기고 싶다는 의도다. OB맥주 신보경 영업사원의 뛰어난 영업력과 맥주를 즐기는 자세도 본받는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이정수 학생은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맥주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한국의 특성을 담은 고유의 맥주를 만들어 내겠다는 소망이다.
이정수 학생이 ‘맥주 홀릭’이라면, 4학년 양혜민 학생은 광양항만공사 입사를 꿈꾸는 ‘예비 물류인’이다. 올 여름에는 광양항만공사에서 고객서비스 파트에서 인턴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더욱 확고히 했다. 고객서비스 파트는 고객의 소리를 직접 청취할 수 있는 부서다. 고객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사항을 일선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더 나은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하게 됐다.
“광양항만공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항만운영에 대한 공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추후에 항만공사에 근무하게 된다면, 물류업계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서 듣고, 원활한 물류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실제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양혜민 학생은 인턴과정에서 출입증 발급업무도 맡았다. 출입증이 바뀌면서 화물자동차 기사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서류로 진행되는 업무나 직접 방문하는 업무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요지에서다. 실제로 전산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사례가 많은데, 화물자동차 기사들이 이러한 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단다. 이 때문에 서로간의 더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혜민 학생은 롤모델로 고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를 꼽았다. “그의 죽음을 많은 국민들이 애도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이유를 찾아봤어요. 그가 취임하면서 싱가포르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했고, 그가 기여한 부분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여러 방면에서 존경스러운 면이 많았습니다.”
이정수, 양혜민 두 학생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지만, ‘물류인’을 꿈꾼다는 점에서는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두 학생은 현재 같은 창업동아리에 소속돼 순천만을 알릴 수 있는 맥주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접 제조도 하고, 오는 11월 순천만 갈대 축제에 맞춰 론칭 시음회도 연다고 한다. 이들의 당찬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물류현장에서 한번쯤 마주하길 기대해 본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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