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교통학회는 교통에 관련한 학술발전과 회원 상호 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82년 설립됐다. 현재 학회를 이끌고 있는 김영찬 회장은 회원 간 정보 교류와 실익증진 그리고 선진화된 국내 교통 환경을 조성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본지는 대한교통학회 김영찬 회장을 만나 대한교통학회 현황과 국내 교통 환경 그리고 국내 교통 분야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대한교통학회가 설립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다.
우리학회는 1982년 11월에 창립돼 3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학회의 설립목적은 도로, 철도, 해운, 항공 등 교통에 관한 학술과 기술을 연구해 전파하고 교통정책분야에 적용하며, 회원 상호 간의 교류를 증진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학회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학자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모임이다. 설립 당시 우리나라 차량등록대수는 백만 대에도 못 미치던 시기였는데 지금은 이천만대를 넘어섰다. 설립 당시나 지금이나 교통문제는 심각하고 우리 학회의 역할은 크다고 생각 한다. 대한교통학회는 우리나라 교통분야를 대표하고 아우르는 단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교통에 관한 최신기술 보급
학회의 역할과 기능은?
우리학회는 학술단체로 교통에 관련한 학술을 이끌어 나가고 최신 기술을 보급한다. 또 교통정책 방향을 이끌어 가기도 하고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도 한다. 우리학회에는 다양한 영역의 교통인들이 모여 있어 회원 간의 네트워크 형성, 친목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요즘은 교통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편 학술활동 활성화를 위해 교통관련 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대한교통학회지는 연 6회 발행하며,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논문집이다. ‘교통기술과 정책’지는 교통 분야의 기술, 정책, 이슈, 행사, 홍보 등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는 교통전문잡지라고 보면 되는데 교통기술사 준비를 위한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격월로 발간되는 영문저널인 ‘International Journal of Sustainable Transportation’은 SSCI 등재지로 우리학회의 자랑이다. 우리는 교통 분야 오피니언리더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우리는 국토교통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교통관련 공공기관의 임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교통 현안 논의, 교통관련 공무원 채용, 교통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데 사안에 따라 공조하기도 하지만 더 나은 교통정책을 독려하기 위한 고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학회의 조직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위에서도 간략히 언급했지만 전체 개인 회원은 3800여명이고 회장단에는 회장과 학술, 행정, 기술, 공공협력, 지회, 대회협력 등 분야별로 6인의 부회장이 있다. 지회는 부산울산경남지회, 대구경북지회, 호남지회, 대전충청지회, 제주지회 등 5개가 있다. 또 국제협력위원회, 기획위원회 등 13개의 전문위원회가 있고 교통안전연구회, 교통운영연구회, 주차연구회 등 13개의 분야별 연구회가 활동 중이다.
단체회원은 116개의 회원사로 구성되는데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와 같은 공기업, 한국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과 같은 연구기관, 교통설계회사, 건설회사, 주차관리회사, ITS 전문회사 등 다양한 기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업체와 주차설비 업체 등 더 많은 기업이 가입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학술발표회를 연 2회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얻는 소득은?
학술대회는 봄, 가을에 두 번 개최한다. 학술대회에선 백여 편의 학술논문이 발표되고 분야별 전문세션이 개최된다. 학술상, 저술상, 우수논문상을 통해 우수한 연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또 에세이 경진대회, 박창호 장학회 등을 통해 학생장학 기능도 가진다. 학술대회의 최우선 가치는 교통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교류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다. 연 2회 열리는 학술대회는 전국의 교통전문가가 모인다. 추계학술대회는 10월15일과 16일 양일간 세종시에 있는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금번 학술대회는 학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공공기관의 전문가들이 더욱 폭넓게 참여하게 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의식 가진 회원유치 위해 노력
학회에서 올해 들어서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우선 더욱 많은 사람들을 학회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회원 수를 늘리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학회는 이미 대형학회로서 자리잡고 있다. 많은 회원 수도 중요하지만 주인의식을 가진 회원이 많아야 한다. 요즘 젊은 회원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학회 모임에 적극적인 않은 경향이 있다. 공동체의식보다 개인적으로 좋은 논문 한편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교통엔지니어링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어 학회에 대한 열의도 식을 수 있다. 한편 학회행사에 회원의 참여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올해 가을 학술대회 준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젊은 학자들에게는 좋은 논문발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교통엔지니어링 산업이 활성화되도록 관련 법 개정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첨단주차시설기술이나 지능형교통기술, 자동차기술과 같은 교통의 새로운 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회원 간 친선을 위한 학회가 아니라 회원에게 실익을 주는 학회가 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더욱 많은 회원이 우리학회에 모일 것으로 생각된다.
전국적인 교통시설 조사 시급
회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국내 교통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나라 교통 분야에서 고쳐야 할 점이 참 많이 있다. 가장 먼저 교통정책이나 사업이 섬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많은 사람들이 ‘토건시대는 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지역공항, GTX, 신설도로와 같은 대형 건설 사업에 골몰해 있으며 상대적으로 기존 교통시설을 정비하고 잘 사용하고자 하는 투자에는 인색하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새로운 도로나 철도, 공항을 유치하는데 더욱 몰두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선 교통사고를 줄여야 한다. 작년에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오천명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창피할 정도의 높은 수치로 향후 더욱 많이 줄여야 한다. 정부도 교통사고 줄이기 국민대회, 토론회, 좌담회 등을 개최하는데 이런 전시성 행사들이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는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로 곳곳에 위험요소를 조사하고 원인을 찾아내 시설을 개선하는 섬세한 교통엔지니어링 사업을 펼쳐야 한다. 일부 지점에 국부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전국의 교통시설에 대해 광범위하게 실시해야 한다. 교통안전이 성명서 발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나?
그렇다면 학회장님이 생각하시는 해결방안은?
교통 분야에서 교통사고사망자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교통시설 투자 못지않게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국가재원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통안전시설에 이미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그러한 투자가 효과적으로 집행되는지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할 때 기본 원칙은 신규 시설투자에는 지원하고 운영예산은 해당 지자체에서 자체 조달하라는 것이다. 새롭게 구축한 교통시설이 운영예산이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 기존에 있는 교통시설을 잘 사용할 때 안전한 교통 환경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열악한 지자체 예산을 감안할 때 중앙정부는 교통시설의 운영비에도 일정 부분 지원해야 한다고 사료된다.
학회의 운영 방침에 대해 알고 싶다.
저는 학회를 대표하는 책임을 맡고 있고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회를 운영하는 소신을 말하면 과거 훌륭한 전임회장들이 쌓아온 학회의 명성과 성과를 잘 승계하는 것이다. 교통 분야 발전을 위해 전임회장 시절부터 진행되던 사안들이 있다. 학회는 과거 몇 년간 교통영향평가제도와 관련하여 법 개정을 추진해 왔는데 올해 국회소위원회에서 통과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대규모 행사에 따른 교통개선대책 제도화는 국회소위원회에서 보류됐다. 이 건이 통과되도록 국토교통부 담당자와 국회 관계자와 협의하고 있다. 또 오래전부터 교통용어집편찬을 추진해왔는데 제 임기 중에 마무리 짓고 싶다. 학술대회 활성화를 위해 올해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제 임기중에 성과를 보기도 하고 일부는 차기 회장에게 넘겨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학회운영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교통 발전을 위해 조언 한 말씀.
‘섬세한 교통정책’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대규모 건설 사업은 큰 예산이 소요되다보니 사업에 열의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교통안전사업이나 생활권도로 교통개선과 같은 사업을 상대적으로 저 예산 사업이니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교통사고 사망자수 많이 줄여야 하며 괘적한 교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시설을 섬세하게 운영하는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이것이 선진국형 교통체계다. 이를 위해 교통인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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