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배달 서비스가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도 단행되는 양상이다. 외국에선 인스타카트(Instacart)를 필두로 굿에그스(Goodeggs), 프레시 다이렉트(Fresh direct), 저스트잇(Just Eat) 등 다양한 신생업체가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국내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민라이더스’, ‘배민프레시’, 메쉬코리아의 ‘부탁해!’ 등이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CB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2014년 식음료 배달 부문에 투자된 금액은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한 10억 달러 가량인 것으로 추정되며, 올 1분기에도 5억 달러의 투자가 추가로 이어졌다.
저스트잇과 그럽허브 심리스(Grubhub Seamless) 같은 신생 업체들이 시장진입에 성공하면서, 기존 배송업체들 역시 뒤늦게 식음료 배달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막강한 자본과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식료품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 기업들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내세워 시장에 진입하는 양상이다.
새로운 유형의 식음료 배달 서비스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배송을 결합한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온·오프라인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월마트와 테스코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장악해온 식료품 배달 서비스는 고객의 편의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고객의 편의성을 중심으로 본 식료품 및 식품배송의 진화 과정 = 자료제공 한국교통연구원
온라인 식품 쇼핑몰인 프레시 다이렉트(Fresh direct)와 온라인 유기농 슈퍼마켓 굿에그스의 신선식품 배송 전문 서비스가 인기를 모은데 이어, 최근에는 조리식품 및 식사 배달 서비스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인스타카트, 블루에이프런(Blue Apron), 딜리버루(Delveroo) 등의 스타트업은 기존의 식료품 배송에서 진일보한 조리식품 및 식사 배달 서비스 모델을 내세워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민프레쉬(구 덤앤더머스)가 식료품 정기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기존에 배달이 되지 않던 음식까지 배달하는 등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경쟁업체인 메쉬코리아도 ‘부탁해!’를 통해 음식 배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식음료 배달 서비스는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인스타카트, 헬로프레시, 저스트잇, 딜리버루는 온라인 주문을 통해 식음료 구매를 대행하고, 수 시간 내 배송을 완료해 고객의 편의를 대폭 증진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들 신생업체는 식음료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절감해 그 시간을 더 생산적이고 즐거운 일에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부응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식단구성, 식료품 구매, 요리 같은 활동을 번거롭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계속 증가할 경우 간편 식사 및 조리식품 배달 서비스 부문은 전통적인 식료품 배송 부문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즉시 섭취가 가능하도록 미리 조리된 양질의 음식을 30분 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는 최근 여타 식음료 배송 시장을 잠식할 만큼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식음료 배달 사업 비즈니스 모델 ‘진화’中
한편 식음료 배달 사업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핵심 가치에 따라 단순 배송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식음료 배달 서비스는 대체로 주문→조리→배송의 단계로 이뤄지며 어느 단계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비즈니스 유형이 달라진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고객들의 과거 주문이력에 대한 데이터와 모바일 기반의 각종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 배송 경로와 상차 및 하차 패턴을 최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배송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식음료 배달 서비스의 주요 영역별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 사례 = 자료제공 한국고툥연구원
제1유형의 배송 서비스 업체는 ‘주문’ 단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다양한 식당 및 배달음식 전문점의 정보를 모아 주문을 받아 전달하고 배달은 음식점 자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장별 전화주문 방식을 웹과 모바일 기반의 주문 플랫폼으로 전환해 더 많은 신규 주문을 확보하고 이를 식당 및 음식 전문점들에게 전달하는 사업방식을 취하고 있다. 식품의 조리 과정이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고 식당들로부터 10~15%의 수수료를 받는 수익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저스트잇, 그럽허브, 딜리버리 히어로, 배달의민족, 배달통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제2유형의 배송서비스 업체는 ‘주문’을 받고 ‘배송’까지 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이 유형에 속하는 업체는 주문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과 직접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 업무 역량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자체 배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경우에는 배송요원 고용 및 훈련, 장비 유지관리 등을 부담하거나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배송요원들을 통해 우버(Uber) 택시와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제2유형은 다양한 음식점 네트워크와 배송요원 인력풀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진입장벽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주문 및 배송 수수료는 평균 25~30% 수준이다. 이 유형에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민라이더스’, 메쉬코리아 ‘부탁해!’ 등이 포함된다. 이들 기업은 이륜자동차를 통해 배송에 나선다. ‘배민라이더스’는 최근 물류기업 인수를 통해 자체 인력을 통해 배송에 나서는 반면, ‘부탁해!’는 시장에 진입한 퀵서비스 기사들과 협력을 통해 배송에 나서고 있다.
제3유형의 배송서비스는 업체는 ‘주문’, ‘조리’, ‘배송’ 등 전 과정을 통합해 서비스하는 일명 ‘패스트푸드2.0(Fast Food 2.0)’ 사업자다. 이들은 자체 배달 앱을 통해 일정한 수량의 주문을 받고, 주문 후 자체 배송차량 안에 음식을 데워 15분 내 고객에게 전달한다. 일반 음식점과 비교했을 때 신속한 배달이 가능하고, 추가 배송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스프리그(Sprig), 메이플(Maple), 스푼로켓(Spoonrocket) 등이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문형서비스가 보편화되고 라스트마일 배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이 분야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수의 인수합병 거래가 진행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주문’에 집중하던 제1유형의 사업자들은 우버, 포스트메이츠(Postmates), 온플리트(OnFleet) 등 물류 전문업체와 제휴가 유력하다.
‘드론’ 식음료 배달에 활용될까
한편 대규모 고객기반과 효율적인 전국 배송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배송 업체가 주도하는 가상의 음식 체인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요리사들이 오프라인 식당을 개업하는 대신 물류 거점 지역에 조리 공간을 확보한 뒤 배송업체를 통해 고객에게 식음료를 판매하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다.
최근 미래의 배송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 역시 식음료 배송에 적격이란 분석이다. 식음료는 중량당 가격이 높고, 무게나 부피가 크지 않으며 독성물질이나 위험물질 운송의 우려가 없다. 또 오토바이나 자전거 배달보다 더 신속한 배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드론의 활용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식음료 배달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배송경로 데이터는 향후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가 도입될 경우 항로 설정 알고리즘과 관련해 높은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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