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7 09:20

기자수첩/ 미래 물류인재, 화주기업이 아닌 물류기업에 노크해야


얼마 전 기자는 무역협회 아카데미에서 ‘전자무역 및 물류 마스터 과정’ 개설과 관련된 취재를 하던 중 취재원으로부터 의미심장한 얘기를 들었다.

아카데미 관계자는 “최근 국내 다수의 대학교 및 대학원 그리고 한국통합물류협회 등 다양한 기관에서 물류 관련 학과를 개설, 물류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물류과 관련된 전문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대부분 물류기업이 아닌 화주기업으로 입사하길 원한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류기업보다 화주기업이 임금 등 근무조건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이어 “물론 CJ대한통운, 한진 등 굵직한 물류기업의 경우는 예외다. 대기업 계열의 물류기업은 입사 경쟁율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중견 및 중소 물류기업의 경우다. 대부분의 물류관련 취업준비생은 중소 물류기업을 들어갈 바에는 일반 화주기업의 물류파트 쪽으로 입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러다보니 중견 및 중소 물류기업에선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물류 전문인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 중견물류기업 A사 인사담당자는 “우리도 전문교육을 받은 인재가 입사해 그들이 그간 배운 노하우를 통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펼치길 바라고 있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물류와 관련된 전문인재 양성기관은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대표적인 물류 전문인재 양성기관으로 한국해양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등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각 대학교에서 물류, 유통, 포장학과 등이 개설돼 있으며 해사고등학교, 물류 관련 마이스터고등학교 등에서도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도 물류전문 인재 육성과 발굴을 위해 힘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물류특성화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물류전문인재를 키워내고 있다. 이 사업은 현재 인천대, 한경대, 인하대 등 공모를 통해 물류특성화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원)이 급변하는 물류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물류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류기능인력 양성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물류특화고교 및 전문대를 선정해 물류현장의 실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실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사항으로는 장학금, 산학협력, 물류교육훈련 장비구입, 현장실습 및 견학, 전문가 특강, 물류교육 장비 및 실습 기자재 구입 등이며 사업수행 역량, 사업내용 및 성과계획 등을 기준으로 사업제안서 심사를 통해 지원규모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사리 키워낸 물류 인재들의 일부만 전문물류기업으로 입사하고 나머지는 화주기업의 물류나 유통 파트로 빠져나가 버린다는 현실은 물류업계 입장에선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물류산업에 몸담고 있는 기자로서 향후 국내 물류를 이끌어갈 미래 물류인들이 취업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화주기업보다는 물류기업을 가서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 물류기업의 근무 조건이 만족한 말한 수준은 아니지만 본인이 중견 및 중소 물류기업에 입사해 그 기업을 성장시켜 나간다면 그와 맞먹는 큰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또 본인의 능력을 인정 받아 대기업이나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이직도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이 글을 쓰는 기자 역시 그 상황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진정한 물류인이 되기 위해선 화주기업 보다는 물류기업에서 현장 실무를 배우는 것이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은 선택이라는 점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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