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온도관리가 필수적인 농수산식품과 냉동식품, 냉장 의약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이 각광 받고 있다.
콜드체인(Cold Chain)은 공급사슬망내에서 농산품을 비롯한 식료품과 의약품 등 온도 민감성 제품을 생산, 저장, 운수, 판매,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저온유통 시스템이다.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식품의 부패, 변질 등 제품 손상을 감소시켜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소비자에게 산지 그대로의 신선한 제품을 제공해 소비자 만족을 끌어올린다.
콜드체인에서 적정온도 유지를 위한 효율적인 보온, 냉동, 냉장방법과 종합운송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물류 계획이 관건으로 트럭, 화차, 냉동, 냉장화물선, 항공 등 다양한 운송 모드가 동원된다.
전 세계 생산공장에서 소비공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국은 농산품 소비시장과 물류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덩달아 중국 콜드체인 산업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신선한 제품을 소비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식품의 저온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중시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국내 생산업자와 물류업자, 판매업자들이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의 콜드체인 산업은 2010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농산물 콜드체인 물류발전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콜드체인 물류를 진작하기 위한 우대정책, 시장수요의 급증, 냉동 및 보온 운반수단의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중국의 신선식품 시장규모는 400~500억위엔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14년~2018년 4년간 연평균성장률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의 의약품 시장도 인구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산업은 중국 정부가 12차 5개년 개발계획(2011~2015)을 통해 육성하는 7대 핵심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의 바이오 의약품 수요 증가는 의약품 콜드체인 물류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백신과 혈액제품을 비롯한 냉장 의약품은 실시간 온도제어 관리가 필수다. 물류기업들은 의약품 시장을 잡기 위해 콜드체인 물류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발전 잠재력이 큰 중국 콜드체인 시장에 외자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호주의 최대 콜드체인 기업인 ‘스와이어그룹’이 처음으로 중국 화남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미국 ‘잉거솔랜드’와 ‘프리퍼드프리저서비스’, 일본의 ‘미쓰이 주식회사’가 중국 콜드체인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인도 콜드체인 90억달러 규모
인도도 콜드체인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이 20% 이상을 웃돌고 있는 곳이다. 시장 조사 전문 업체 벨류노트(ValueNotes)에 따르면 2012~2013년도에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40억달러로 과거 3년간 18% 이상 성장했으며, 향후 매년 20%의 성장을 거듭해 2016~2017년도에는 약 1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2009년 32억달러 수준에서 2015년 9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저장 시설 및 에너지 인프라 등의 부족으로 과일 채소 등 농산물 가공률은 8%에 불과해 인도 전체 생산량의 약 40%가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콜드체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항만 자유무역지역에서 ‘콜드체인 가공모델’을 만들어 부가가치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자유무역지역 콜드체인허브 구축 및 연계방안 연구’ 중간보고회를 열고 인천항 등이 각 지역별 특화된 전략을 갖춰 동북아 시장에서 콜드체인 허브 기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 최대 컨설팅업체인 롤랜드버거는 콜드체인 물류 수요가 매년 25% 증가해 2017년에는 77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크나비오 컨설팅 보고에 따르면 헬스케어를 위한 콜드체인 물류시장은 2014년~2019년까지 13.3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드체인 시장 확대에 따라 DB 쉥커를 비롯한 퀴네앤드나겔, 세바 등 다양한 글로벌 메이저 물류사들간에 콜드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HL글로벌포워딩은 2013년부터 온도변화에 민감한 제품을 수송할 수 있는 중국-유럽 간 온도조절 철송서비스를 시작했다. DB쉥커는 무선전파인식(RFID)를 이용한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과거부터 콜드체인부문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DB쉥커는 콜드체인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QEP(Qualified Envirotainer Provider) 인증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까다로운 운송조건을 충족하고 인증실사를 통과했을때 부여되는 QEP인증으로 안정적인 콜드체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송사들도 의약품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DHL은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분야 전문 배송 서비스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를 시작했다. 도이치 포스트 DHL그룹에서는 또한 60명 이상의 전문약사, 4500명의 생명공학, 헬스케어 전문가를 포함하는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 전문팀이 배송물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페덱스도 극저온 배송 솔루션, 저온 배송 포장 서비스 등 온도조절 패키지와 페덱스 국제 반송 등 헬스케어 특수 운송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온도조절 패키지는 소화물부터 특대형 화물까지 다양한 배송물을 상온(15°C~25°C), 냉장(2°C~8°C), 냉동(-20C°) 등 고객 요구사항에 따른 맞춤형 온도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온도조절 패키지 중 극저온 배송 솔루션은 영하 150도까지의 극저온에서 제품을 최대 10일까지 보관 및 운송할 수 있는 기술로, 온도에 민감한 임상 샘플, 바이오, 의약품, 유전공학 화물 및 고가의 화물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안전하게 전 세계에 운송할 수 있다.
KMI는 최근 몇년간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은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고속 성장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10년간 전 세계 냉장 화물 거래량은 약 5천만t 증가했다.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의 총 매출 규모는 2011년 약 757억달러에서 2017년 1570억달러로 6년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물류시장에서 콜드체인은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국내 물류기업들의 콜드체인산업을 겨냥한 해외진출 뿐만 아니라 국내 콜드체인물류에 대한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할 시점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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