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1 15:48

파이 점차 줄어드는 항공화물 시장

각국 항공사 운임체계 변경 중
●●●서부 항만 적체로 인한 반사 효과로 잠시 웃었던 항공 업계가 다시 제자리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해상 운임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며 기존 항공으로 수송되던 화물들도 해상 수송으로 옮겨지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운임 체계를 손보며 유류 할증료 없애기에 들어갔다.

효자품목 휴대폰, 물량 예년 같지 않아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 1분기 항공화물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한 95만톤을 기록했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비용 감소, 휴대전화와 반도체 관련 수출입 화물 수송 증가, 여객 수화물 증가로 성장세가 확대됐다.

특히 국제 항공화물 시장은 미국 서부 항만 태업으로 인한 대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가하락 영향과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입 증가, 휴대전화 관련 품목 수출 증가로 전년 대비 6% 성장한 87만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항공 화물 시장 관계자들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북미 항공 시장의 호황을 잠시나마 가져다 주었던 서부 항만 적체 효과는 지난 4월부턴 완전히 사그라 들었다.

원양항로 운임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면서 항공 수송 화물이 해상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6월5일자 상하이발 북유럽 항로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284달러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유럽 항로를 중심으로 중남미, 호주 등 원양 항로 운임이 침체되면서 항공으로 수송되던 화물들을 해상으로 돌리는 추세라는 게 항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상 운임이 하락해 물량을 빼앗기는 실정이지만 유럽 하늘길의 경쟁은 치열하기만 하다. 특히 에미레이트, 카타르,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항공사가 유럽 지역을 허브로 삼으면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유럽 경기 침체로 악영향을 받음과 동시에 공급 과잉으로 운임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kg당 2000원이었던 유럽 노선의 운임은 현재 약 1500원 이하로 떨어졌다.

단거리를 중심으로 화물 노선 수송에 나서는 LCC(저비용항공사)의 성장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항공 화물 업계 관계자는 “물량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해상 수송과 LCC 수송이 늘며 시장의 파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화물 시장의 가장 큰 수혜 품목으로 여겨지는 휴대폰 부품의 수송치도 예전 같지 않다. 우선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제조 공장을 동남아 일대로 이전하면서 한국발 물량이 많이 줄었다. 신제품의 소모 속도가 빨라 휴대폰 물량은 항공으로 수송하는 게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으로 휴대폰 물량 역시 해상으로 수송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항공 업계의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각국 항공사들은 운임 체계를 손보는 중이다. 아제르바이잔 국적의 실크웨이웨스트항공이 올 1월부터 기본 운임에 유류 할증료를 포함한 올인(All In) 형태로 화물 운임 체계를 변경했다. 카타르항공 본사도 운임 체계를 변경했다. 말레이시아항공 한국 화물 지사 역시 지난 4월1일부터 유가 할증료를 운임에 포함하는 형식으로 변경했다. 다만 에미레이트항공 화물 부문은 본사는 3월부터 운임 체계를 변경했으나 한국 지사의 경우 운임 체계를 변경하지 않았다.

각국 항공사들이 운임 체계를 손보면서 곧 나머지 항공사들도 유류 할증료를 운임 체계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 관계자는 유류 할증료라는 명목으로 저유가가 운임에 반영이 안돼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곧 나머지 항공사들도 운임체계를 변경할 것”이라 설명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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