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국제여객부두 배정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강행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반면 취항선사는 반대 의견을 고수하는 모양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평택항 국제여객부두 이용일정을 강제화한 ‘평택·당진항 국제여객선 선석 이용 및 관리에 관한 규정(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평택청은 주3항차 노선의 경우 월·수·금과 화·목·토, 주2항차 노선은 월·목, 화·금, 수·토 식으로 선석 이용을 제도화해 평택항의 국제여객부두 운영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연장선상에서 입항시간은 오전 8시 이후, 출항시간은 오후 10시 이전으로 제한했다.
현재 국제카페리선의 평택항 취항일은 대룡해운 월/화·목·토, 연운항훼리 월·목/금, 평택교동훼리 화·목·토/일, 일조국제훼리 월·수·금, 연태훼리 수·금·일이다. 이 중 연태훼리는 연운항훼리가 선박사고로 취항 중단하는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월·수·금을 취항하고 있다. 4월1일부터는 다시 수·금·일 체제로 돌아가야 하지만 현재의 일정을 계속 이어갈 것을 희망하고 있다. 결국 선석배정 기준 도입으로 대룡해운이나 연운항훼리 평택교동훼리는 이틀에 걸쳐 있는 입출항 일정을 각각 조정해야 한다. 연태훼리는 일요일 스케줄을 월요일로 변경해야 한다. 월수금 체제를 회복하는 셈이다. 연태훼리가 가장 실익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일조훼리는 기존 일정에서 변화가 없다.
당초 평택청은 지난달 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수렴을 거쳐 3월13일부터 규정안을 시행하는 한편 운항일정변경은 6개월 후인 9월13일부터 발효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대룡해운 등 선사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크자 내용을 손질해 제2차 의견조회에 들어갔다. 바뀐 규정의 핵심은 유예기간이다. 운항일정변경에 유예기간을 둬 선사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평택항 취항 카페리선사 5곳 중 운항일정변경에 가장 반대하는 곳은 대룡해운이다. 14년 동안 이어져온 월/화 입출항 시스템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대룡해운은 평택청이 대안으로 제시한 유예기간 설정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대룡해운 관계자는 “오랜 기간 월요일 입항, 화요일 출항을 화주들에게 홍보해왔던 터라 일정이 바뀌면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현재의 운항스케줄을 고수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평택청이 규정안 도입을 강행할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교동훼리는 명확한 입장표명을 못하고 있다. 일단 화물이 부진한 일요일 출항보다는 토요일 출항이 영업에 이득이 크다. 하지만 평택항 출항일을 토요일로 변경할 경우 일요일에 중국 웨이하이에서 위동항운과 겹치는 게 문제다. 선박을 웨이하이항에 댔다가 위동항운에게 다시 내줘야 하는 등 시프팅 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다 관련 비용도 연간 2억5000만원에 이를 만큼 꽤 크다. 연운항훼리도 의견을 유보하는 입장이다. 주2항차를 서비스하는 선사로서 대룡항운이나 교동훼리의 결정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평택청 관계자는 “노선이 많이 늘면서 선석이 포화상태가 되다보니 선석 배정 규정을 만들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CIQ에서 이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제도 도입 배경을 밝혔다. 평택청은 의견조회를 거쳐 4월1일부터 규정안을 시행하고 선석배정 기준은 6개월 후에 발효할 예정이다. 유예기간을 신청한 선사는 요청한 기간만큼 스케줄 변경이 미뤄진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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