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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7 09:23

기고/ 크루즈산업법과 국적 크루즈선

변호사가 된 마도로스의 세상이야기(45)
법무법인 대륙아주 성우린 변호사(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고문변호사)


최근 크루즈선 매매계약 체결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는 법률자문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날로 갈수록 분쟁이 심화되고 있어 계약 체결 시점부터 변호사가 적절한 자문을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은 사건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일반 상선이 아닌 크루즈선의 매매계약을 처음으로 다뤄보면서, 크루즈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수성 때문에 계약 체결 시 유의할 부분이 많다는 점과 수익성에 대한 입증 측면에서 선박금융 등 자금조달 시 상선과 다른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사실 등을 느끼고 있다.

나아가 국적 크루즈사업자가 되고자 하는 예비 선주로서는, 국내에 크루즈 인프라가 아직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았으며 크루즈선에 대한 국민의 수요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 운영에도 상당한 애로 사항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크루즈 산업의 전문가는 아니나 법률 전문가의 입장에서, 크루즈 산업의 활성화, 국적 크루즈선사의 육성 등을 목적으로 2015년에 제정된 「크루즈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크루즈산업법’)」의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간단히 밝혀보려고 한다.

우선, 크루즈산업법은 제3장에서 ‘크루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척당 5천억원을 상회하는 크루즈선의 건조자금을 국적 크루즈사업자에게 조달할 수 있는 정책금융을 염두에 둔 장이라 하겠다. 

그런데 그 중 제10조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적 크루즈선의 확보 또는 개수(改修), 크루즈 관광진흥 및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에 「관광진흥개발기금법」에 따른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보조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16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크루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며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에 따른 사업을 원활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협회 등 관련 단체, 국적 크루즈사업자 등에게 재정과 금융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시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구체적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어떻게 보조를 하겠다는 것인지 재정과 금융지원 등 필요한 시책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법 제정 시점과 달리, 이제 전국 주요 항만에 크루즈 부두와 터미널이 조성되어 인프라가 일부 구축되어 있다는 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고 다시 크루즈 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 현 시점에서는 국적 크루즈사업자에게 구체적인 자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이들 규정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함께,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논란이 있는 부분이기는 하나 선상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허용도 다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크루즈산업법 제11조에서는 관광진흥법의 카지노업 허가 등의 특례를 규정한 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제순항 크루즈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즉 선박법에서 정한 국제총톤수 2만톤 이상일 것과 그밖에 국제순항 크루즈사업자의 신용상태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등 요건을 모두 갖춘 국제순항 크루즈사업자에게 관광진흥법 제21조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카지노업을 허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카지노업의 허가를 받은 국제순항 크루즈사업자의 영업은 일정한 제한을 받고 있는데, 영해 및 접속수역법 제1조에 따른 대한민국의 영해에서는 카지노영업을 할 수 없으며, 관광진흥법 제28조에 따라 선상카지노에는 외국인만 출입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국내에 기항하는 외국적 크루즈선에 우리 국민들이 승선하면 선상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데, 국내항을 모항으로 하는 국적 크루즈선에 승선하면 우리 국민들이 선상카지노를 즐길 수 없는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크루즈선 사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크루즈선 선상카지노의 내국인 출입허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그에 상반되는 여러 문제점 발생으로 내국인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나, 카지노업은 크루즈 승객을 유치하기 위한 상품의 하나라는 점과 크루즈 선박 내 선상카지노는 육상과는 다른 특수한 여건이라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국적 크루즈선을 이용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수요 창출을 위해 다시 한 번 관계 부처의 협의와 크루즈산업법 및 관광진흥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 경험을 쌓았다. 배에서 내린 뒤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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