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5 18:28

“나눔경영 기반 지역 대표기업으로 발돋움”

인터뷰/ 석도국제훼리 김상겸 사장
내년 선박 신조 발주 추진
지원없는 단속 위주 안전정책 ‘아쉬움’


군산과 중국의 스다오(石島)를 연결하는 국제여객선사인 석도국제훼리는 중견기업임에도 나눔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느 대기업 저리가라다. 직원들은 2008년부터 매년 월급의 일부를 모은 성금으로 군산지역 소년소녀가장과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하고 있다. 사랑의 쌀 전달, 후원아동 여객선 초대 등 다양한 나눔활동도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석도국제훼리 김상겸 사장은 지난 10월21일 해운업체 최초로 ‘2014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을 수상했다. 김 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지역사회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기부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설립 초기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지역 대표기업 성장을 목표로 시작한 기부활동이 어느덧 회사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된 셈이다.

김 사장은 인터뷰에서 회사 경영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인 승객들의 예약 취소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성수기인 7~8월 예약 승객 대부분이 선박 여행 계획을 백지화해 곤욕을 치렀다. 김 사장은 국제여객선은 철저한 검사로 안전성이 담보됨에도 선박여행은 모두 위험하다는 포퓰리즘식의 보도형태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와 함께 사고 이후 높아진 선박 안전성 강화 요구에 부응해 선박 신조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항 선박인 <씨다오>호의 선령이 25년에 이르면서 보수·유지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2014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녹록치 않은 해운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눔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배경을 듣고 싶다.

전라북도의 유일한 관문인 군산항은 개항한 지 110여년이 넘었으나 국제항로를 가진 해운회사는 없었다. 당연히 지역사회는 해운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관심은 멀어져 있었다. 선배 해운인들이 군산항을 중심으로 카페리 서비스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면서 해운, 특히 카페리 계열 종사자들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의욕을 상실하고 사기가 저하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우리 회사가 군산에 본사를 둔 유일한 해운회사로 출범했다. 제일 시급한 문제는 종사자들의 사기진작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명실상부한 토착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부족하지만 매월 급여를 받고 있는 우리는 절반의 행복을 얻었으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 의견이 전 직원의 동의를 얻어 기부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전 직원의 급여 1%와 회사가 직원 기부금만큼을 더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처음엔 회사가 엄청난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었고 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타 회사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나눔은 지속적이어야 효과가 배가된다는 생각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08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청소년 결손가족에게 학비지원을 하고 있으며 매년 연말에는 지원 후 잉여금과 일부 금액을 회사가 더해 지역 어려운 분들을 위해 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원금이 다소 늘어 결손 자녀를 돌보는 영아원에도 많진 않지만 일정액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항로가 출범한 지 6년이 지났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개척해온 터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출범 초기에는 누적되는 적자 속에서 항로를 유지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급여일에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직원이 되자는데 임직원 모두가 뜻을 모았다. 회사를 우리 손으로 성장시켜 보자는 마음으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능률을 배가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 같은 노력들이 효과를 조금씩 나타내고 있다.
6년이 지난 지금 아직은 누적 적자가 남아 있지만 매년 점차적으로 나아지고 있으며 적으나마 3년 전부터 연간 단위로 흑자경영을 앞두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여객선항로가 타격을 입었다. 올해 군산-스다오 항로도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고 이후 5월과 7~8월 성수기 예약 승객이 모두 취소됐다. 당초 이 기간예약된 승객 95%가 취소하더라. 한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겪다가 중국인 여행객들이 늘면서 일부 만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인 여행객 감소로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현재까지 약 15억원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실과 관계없이 선박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보도 행태가 유감스럽다.

최근 해운업계 특히 여객선업계의 화두는 안전이다. 안전 강화를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국제해운에 종사하는 카페리선들은 사고 전이나 사고 후나 (안전에) 큰 변화가 없지만 과잉 점검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 낭비는 심했다. SOLAS(해상인명안전협약) 규정 준수를 비롯해 항만국검사(PSC), 기국검사, 선박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라 적절한 운영관리를 하고 있는지 등 한중 양국에서 연간 6~7차례 정기적으로 안전 및 선박 관리에 대한 점검을 받아오고 있다. 특별히 추가적으로 관리 규정을 도입하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문제는 직원과 승무원들의 안전관리 점검이다. 직원들이 타성에 젖어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더욱 신경쓰고 있다.

 
▲군산-스다오 항로를 취항 중인 석도국제훼리의 1만7000t급 카페리선 <씨다오>호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로 카페리선사들이 선박 교체 또는 신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선박 투자 계획은 있나?

현재 운항중인 선박(<씨다오>호)이 이미 25년의 선령에 달했다. 선박 노후화로 보수·유지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선박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신조선으로 교체할 경우 선가 부담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있긴 하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안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 교체시기를 늦추긴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세월>호 사고 이후 국내 은행권이 여객선의 신조 금융을 기피하고 있어 자금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선사들을 대상으로 일정 이상의 보증제도를 도입해 준다면 해결될 것이다. 정부의 안전정책이 선사에 대한 아무런 지원책 없이 단속 강화 일변도여서 아쉬움이 크다.
우리 회사도 내년에는 신조선을 발주해 2016년에는 교체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 중에 있다.

군산은 수도권과 떨어져 있어 카페리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영업전략을 듣고 싶다.

군산은 지리적으로 소비지역도 생산지역도 아닌 불리한 위치다. 하지만 중국을 마주한 국내의 중심에 위치한 매력적인 위치이기에 국제여객선항로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수도권에 인구 편중이 심한 실정을 인정하고, 화물의 경우 소비재의 수송보다는 특화된 화물유치와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환적화물, 농수산물 등 차별화된 영업을 통해 일정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상겸 사장은 10월21일 ‘대한민국나눔국민대상’을 수상해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향후 한중 카페리선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상당 이상의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군산은 향후 새만금지구에 중국 경제특구가 형성될 계획이어서 중국과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적으로는 FTA 발효로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다품목 소량의 화물들이 증가하면서 신속 정확하고 정시성이 높은 카페리 서비스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관계당국과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카페리선박이 노후해 선사들의 어려움이 많다. 정부의 보증 또는 지원이 카페리업계를 강건히 할 수 있음을 인지해 신조선 건조나 중고선을 도입할 때 적절한 지원을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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