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선복은 여전히 빠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수기가 끝나가는 9월에도 수출 물량은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9월 초·중순은 추석 연휴 영향으로 물량이 소폭 줄어들면서 화물적재율(소석률) 80%대 후반을 기록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 이전 밀어내기가 진행된 9월 말에는 다시 100%로 올라섰다.
반면 운임은 전달에 비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달러 가량 더 떨어졌다. 물동량과 운임이 ‘따로 놀고 있는’ 모습이다. 치열한 화물집화 경쟁으로 인해 좀처럼 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운임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임시 휴항’ 카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초 중국 국경절 기간을 전후로 물동량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선사들은 돌아가면서 한 항차씩 쉬며 운임 하락을 막았다. 하지만 올해는 물동량이 꾸준해 선복을 감축할 여력이 없어지면서 임시 휴항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A선사 관계자는 “4분기 운임이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 안한다”면서 “현재 운임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운임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750만6천TEU를 기록했다. 물동량 중가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작년보다 10% 이상 물동량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북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1000~1100달러가 적용되고 있다. 유럽항로에서 물동량 성장세가 두드러진 동지중해항로는 1300~1400달러, 서지중해항로는 1100~1200달러를 받고 있다. 올해 최저점을 찍은 3월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자 유럽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선사들은 10월15일부로 TEU당 5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0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항로는 CKYHE, G6를 비롯해 머스크라인과 MSC의 ‘2M’, CMA CGM, 차이나쉬핑, UASC의 ‘O3’까지 4개의 얼라이언스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M과 O3가 각국의 승인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항로에서 30%가 넘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2M은 아시아-유럽항로에서 부산항을 주 8회 기항하는 등 세부 기항지를 발표하고 출범에 시동을 걸었다. 총 185척, 22개 노선에 선복량은 210만TEU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O3는 지중해항로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만TEU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지중해항로는 5천~9천TEU급 선박이 투입하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은 극동아시아-유럽항로의 유가할증료(BAF)를 TEU당 72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통화할증료(CAF)는 16.3%를 적용하고 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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