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2 09:02

“초심의 자세로 100년 넘는 장수기업 될 것”

인터뷰 / 로지스올 서병륜 회장
풀시스템 이용 8만 고객이 로지스올 성장 원동력

▲로지스올 서병륜 회장

대한민국 물류를 이끌어 가고 있는 물류 리더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다. 로지스올의 서병륜 회장은 그 중 한 사람으로 국내 물류기기 산업에 유닛로드풀시스템을 선보이며 물류표준화 확립에 지대한 공헌을 펼치고 있다. 로지스올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본지는 로지스올 서병륜 회장을 만나 그간의 여정과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Q 우선 회사 창립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저희 로지스올(LogisALL) 창립 30주년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1984년 9월 1일 용산구 갈월동에 한국물류연구원을 설립하고 조그마한 사무실로 첫 출근과 함께 한국의 물류를 위해 “物流之道”라는 좌우명을 내걸며 홀로서기를 하고, 뜻을 같이 할 물류동지들을 찾아 나섰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로지스올의 30년 역사가 있기까지의 원동력은 이때의 동지들과 주주, 변함없이 저희 물류시스템을 이용해 주신 지금의 고객 그리고 저희 임직원 등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성원, 무한의 사랑과 신뢰였다고 생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한국에서의 물류공동화 사업으로서 성공한 경험을 발판으로 처음 출발하던 당시와 동일한 마음으로 오늘의 영광을 50년, 100년을 이어가는 우량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2014년도 매출액 5200억 원 예상

Q 현재 로지스올의 회사규모는?


현재 로지스올의 계열회사 구성은 물류개선의 기본인 유닛로드풀시스템(Unit Load Pool System)의 도입과 확산을 위해 전 업종에 관계없이 공동으로 파렛트를 이용할 수 있는 파렛트풀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한국파렛트풀(주), 컨테이너 규격, 치수를 표준화하고 반복사용이 가능한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재활용 포장시스템(Returnable Packaging System)을 통해 물류의 합리화 및 물류비 절감과 환경보존 등 물류전반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컨테이너를 공동 사용하는 컨테이너풀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한국컨테이너풀(주)와 (주)한국풀네트웍(주), 파렛트 및 컨테이너 회수업무를 기본으로 해 협력업체에서 고객까지의 공급망(Supply Chain)상의 인터페이스를 통합·관리해 국내외 공동물류사업, 지게차등 물류장비 임대사업, 물류장치시설 임대사업, 회수물류 및 환경물류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로지스풀(주), 공급망(Supply Chain)상의 모든 물류활동에 필요한 물류정보시스템을 제공하고 물류정보시스템을 통합 설계함으로써 물류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물류비를 절감하는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는 유로지스넷(주)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해외 거점으로서 현재 북경, 청도, 상해, 하문, 심천등 중국의 공동물류를 선도하는 로지스올 상해와 로지스올 청도, 일본에서 SCM사업을 추진 중인 로지스올 Japan, 미국에서 풀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는 로지스올 USA등이 있으며 이 해외 거점을 통해 물류기기 공급 및 회수등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국제간 풀시스템에 의한 물류비 절감에 앞장서고 있고 새로운 아이템 개발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 제휴 네트워크로서 일본의 JPR, 대만의 L&R과 함께 아시아 파렛트풀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고 아시아 지역 내 풀 네트워크(Pool Network)를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로지스올은 인원 415명으로 팀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파렛트 보유량 1100만매, 컨테이너 2600만매, 고객기업 8만여개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2013년도 매출액 4600억 원, 2014년도는 5200억 원의 사업규모로 발전했으며, 경쟁사와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 그 간 회사경영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보람됐던 순간은?

순풍에 돛을 올리고 출발하지만 도중에 예기치 못한 폭풍우와 거센 파도를 만나기도 합니다. 로지스올이 30년이 흐르는 동안 결코 순탄한 항해만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때로는 준비가 부족해 앞으로 나갈 수 없었고, 때로는 외부의 여건이 나빠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표준파렛트의 보급 확산을 무리하게 추진하던 때라고 생각됩니다. 물류표준화가 우리나라 물류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인식과 정부의 표준파렛트 촉진정책을 달성시켜야 한다는 신념에서 1996년과 1997년도에 정부로부터 장기저리로 자금을 지원받아 표준파렛트 80만매를 구매했는데 여건이 좋지 않아 재고가 35만매, 금액으로는 100억 원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표준파렛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했고 이에 건축·건설 자재업종에 파렛트풀시스템을 보급하는 것이었으나 오히려 공사현장에서의 이해부족으로 회수협조가 안되고 한시적인 사업장으로 인해 네트워크 구축이 어려웠고 유통자료 노출 기피로 파렛트 이동추적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런 결과로 파렛트 회수율은 가장 낮았고 분실되는 파렛트가 부지기수였고 파손과 오염이 심해 수리 및 세척비용이 엄청 들었으며 계절적인 물동량 변동으로 재고기간이 장기화 돼 파렛트 회전율까지 떨어지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에 재산상, 금전상으로 커다란 손해를 끼치게 돼 이것이 결정적으로 로지스올을 좌초해 전복할 뻔한 위기를 만나게 됐습니다. 

저에게 있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가장 보람됐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상가상으로 IMF 시기까지 겹쳐 회사를 매각해야하는 상황까지 가게 됐으나 전 임직원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일본의 파렛트풀시스템 운영회사인 JPR의 재정지원으로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과 50년, 100년으로 가는 장수기업의 발판을 마련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서병륜 회장이 유닛로드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Q 로지스올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우선, 30년 동안 8만여 고객과 함께 협력해 축적돼온 풀시스템 운영 노하우와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로지스올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전국적인 회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 참으로 눈물겹게 악전고투하던 직원들의 고생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이러한 고생으로 구축한 저희 로지스올의 회수 네트워크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로지스올의 핵심역량이 돼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원동력은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변화를 수용하며 나아가 변화의 주체로서의 자세를 갖추는 도전정신과, 자발적 탐구 자세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물류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창의성입니다. 물류분야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로지스올처럼 대단히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물류공동화라는 신념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물류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기업은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30주년을 맞아 특별히 진행하는 행사가 있다면? 그 의미는? 

로지스올 창립 30주년을 맞아 특별히 진행하는 행사는 “지식사업의 창조” 라는 주제로 4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창조사업화에 대한 워크숍을 1박2일로 준비했습니다. 외부인사 초빙 없이 전적으로 저희 로지스올 임직원만 참여해 진행했습니다. 다만 주제에 부합해 강연 해주실 강사분들만 초청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LogisALL GC 25”를 위한 액션 플랜(Action Plan)을 수립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이와 함께 로지스올 비전 선포도 했습니다. “LogisALL GC 25”의 의미는 로지스올이 2025년에는 글로벌 챔피언이 되자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며 이는 R&D와 특허경영을 바탕으로 지식산업을 창조하고자 하는 것이고 기존사업의 스마트사업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폴드콘 사업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Q 최근 접이식 컨테이너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30여 년간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왔습니다.

물류를 깊이 연구하고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물류사업을 구상해 왔습니다.

지금의 물류 비즈니스 모델은 특허나 R&D로 경쟁업체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사업이면서 고객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새롭고 독창적인 사업모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 저희 로지스올만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모델인 접이식 컨테이너 즉 폴드콘(FOLDCON) 사업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폴드콘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량의 공 컨테이너 운송으로 발생되는 불필요한 물류비 낭비를 감소시킬수 있는 사업 모델입니다.

또 폴드콘은 해상뿐만 아니라 대륙횡단 철도의 열차 편수를 줄이는 경제효과도 가져올 것입니다.

한마디로 폴드콘은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차세대 컨테이너로 해상, 철도, 육상(트럭)운송 등 다양한 운송체계의 연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터모달 시스템에 최적화된 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폴드콘은 접었을 때 부피가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는 해상 및 철도, 트럭운송에서 공 컨테이너 적재효율을 4배 증가시키는 공간적 효율성 나타낼 것이며, 하역시간의 단축 및 많은 수량의 공 컨테이너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시간적 효율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운송수단에서 공 컨테이너 적재효율이 증가됨으로 인해 기회비용의 증가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폴드콘 사업은 글로벌 시장 전체를 놓고 본다면 천문학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기는 것이며 이는 가히 ‘물류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희 회사가 초점을 맞추어 추진 중인 이 폴드콘 사업은 특허와 R&D로 무장돼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창조사업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향후 로지스올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앞에서 비전 “LogisALL GC 25” 언급했는데 로지스올이 비전실현을 위해 추진해야할 방향은 내부프로세스와 운영효율성 제고를 통해 기존사업에 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ICT 등 정통신기술과 융합해 스마트화 사업으로 성장함으로써 기업경쟁력과 고객만족을 제고시키는 한편 기존 사업을 플랫폼화 하고 R&D와 특허경영 기반의 지식사업을 창조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류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의·식·주·건강·환경 분야에 로지스올의 물류노하우를 접목한 밸류체인사업을 발굴하고 여기에 공동물류시스템 구축을 더해 새로운 시장개척과 친환경적 사업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는 동시에 모든 기업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로지스올이 찾아 나서야 할 것입니다.

또 로지스올의 이러한 미래 비전의 실천은 모든 조직구성원의 능력함양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로지스올 모든 조직구성원을 물류전문가, 물류컨설턴트화 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공존공영’

Q 마지막으로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합니다.

먼저 ‘공존공영’ 이라는 단어부터 얘기하고 싶습니다. 공존공영은 공동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공동이익을 공유하며 상생하는 것입니다. 이 공존공영의 정신은 상호간 협력정신의 함양에서 나옵니다.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존공영 정신 기반위에 물류공동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봅니다.  

물류공동화가 화주, 물류사업자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공동화가 저조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공존공영 정신이 부족한데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물류공동화의 여러가지 효과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고, 공존공영 정신 하에서 수많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화주와 물류사업자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해 우리 모든 기업에게 합치되는 물류공동화를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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