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9 09:25

기획취재/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어디까지 왔나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 순항 중
표준계약서·상생거래 가이드 라인 제시
물류기업 뿐 아니라 화주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시급
 
최근 전 산업에서 상생과 공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기업이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걷기 보다는 파트너 기업과 윈-윈 하며 동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기업 생태계에서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물류업계도 마찬가지. 특히 물류기업과 화주기업의 동반성장은 물류업계의 숙원이자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정부는 2012년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를 발족해 화주와 물류기업 간 공생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본지는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의 그 간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물류기업의 입장과 화주·물류기업의 공생발전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위해 2012년 7월 ‘첫 만남’
 

화주기업·물류기업·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최초의 민관합동협의기구인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공생발전 협의체’가 지난 2012년 7월 발족됐다.
 
국내 물류산업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무역규모 1조 달러 돌파에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주·물류기업 간 상생 협력 없이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물류시장의 최대 공급자이자 수요자인 화주기업을 포함한 국가 물류산업 차원에서 공생발전 생태계 조성을 통한 새로운 모멘텀 확보를 마련이 시급해졌고 화주, 물류기업, 정부는 ‘공생발전 협의체’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현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2년 7월27일 프레스센터에서 ‘화주기업과 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 1차 위원회를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 손경식 회장 주재로 열린 1차 위원회에서는 협의체 구성과 운영방안, 공생발전 추진과제, 향후 추진계획 등에 대한 토론과 논의가 이뤄졌다.
 
1차 위원회에는 정부 및 화주·물류기업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특히 화주·물류기업 대표로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포스코, 홈플러스 등 국내 자동차·전자·철강·유통 분야를 대표하는 대형 화주기업과 알파, 캐프, 대주중공업 등 다양한 중견·중소 화주기업을 비롯해 국내 주요 물류기업 CEO 및 관계 전문가들 등 25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1차 위원회에서는 화주·물류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추진방안으로 해외시장 동반진출, 3자물류 지속 확산, 공동물류 도입 확대, 녹색물류 실천 등이 논의됐다. 물류시장 상생 거래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으로 물류기능별 표준계약서 도입, 유가상승 리스크의 합리적 분담, 장기계약 활성화 등 다양한 과제들도 다뤄졌다. 또 화주·물류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물류시장 상생을 위한 거래문화 개선 등의 목표는 일회성 이벤트나 단기간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향후 협의체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화주기업과 물류기업 간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상호간의 협력이 상호간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는 공감대 형성과 비전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화주·물류기업, 정부 측 관계자들은 위원회 회의를 통해 화주·물류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추진방안으로 해외시장 동반진출, 3자물류 지속 확산, 공동물류 도입 확대 그리고 녹색물류 실천 등 주 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정부, 표준계약서 도입으로 갑을 관계 개선 기대
 
이어 정부는 2012년 12월2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화주기업-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이하 ‘협의체’)’ 제 2차 위원회를 개최했다.
 
2차 위원회에서는 화주·물류업계 간 물류기능별(육상화물운송, 3자물류 서비스 분야) 표준계약서와 유가변동 리스크 분담방안의 보급을 의결하고 양 업계의 공생발전 실천 선언문을 발표했다.
 
국내 물류시장에서는 화주·물류업계 간 거래상 지위, 물류기업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불합리한 계약관행과 분쟁 및 피해사례가 다수 발생해왔다. 또 대내외적으로 경제여건이 악화될 때마다 유가급등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에 대해 양 업계가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풍토가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미흡해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항공·해운분야와 달리 육상운송 분야는 유류할증(Surcharge)제도가 미 도입된 상태였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권고하는 표준계약서도 물류기업 간 하도급에 관한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어, 도급자인 화주기업과 수급자인 물류기업 간 상생거래를 위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었다.
 
표준계약서는 정부 측의 연구와 실제 계약사례 중 모범사례 등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통합물류협회를 통한 화주·물류업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내용상으로는 불필요한 분쟁과 불합리한 피해 발생빈도가 높은 부분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우선 화주기업(이하 ‘도급인’)과 물류기업(이하 ‘수급인’) 간 모든 협의사항과 의사결정 사항을 서면화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도급인과 수급인의 귀책사유와 이에 따른 조치·의무사항을 구체화했다. 또 대금지급, 운송요율 결정, 손해배상의 책임과 한도에 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 분쟁과 피해발생 소지를 최소화했다.
 
다음으로 계약기간 중 유가변동에 따라 운송요율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와 절차 마련했다. 2차 위원회에서는 육상화물운송과 제 3자물류(3PL)서비스 등 2개 분야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우선적으로 마련했으며 향후 보관·하역·주선 등 다양한 물류 업종으로 확대 마련할 계획이다. 표준계약서와 함께 이번 위원회에서 마련한 유가변동 리스크 분담방안은 국내 일부기업에서 시행하는 모범사례를 3가지로 유형화함으로써, 화주와 물류기업이 계약 시 적절한 유형으로 선택하고 응용할 수 있는 참조모델로서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 그 취지다. 3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유류비를 실비 정산 ▲정해진 기간 단위로 유가 변동분을 운임에 반영 ▲유가변동 구간 단위로 사전에 협의한 금액을 운임에 반영 등의 유형이 있다. 2차 위원회에서는 3가지 유형 중 가장 많은 기업이 선호하는 유형인 ‘유가 변동 폭에 따라 운임을 변경’ 방안을 우선적으로 보급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기업별 경영여건 등이 상이함을 감안해 나머지 유형도 선택하고 응용할 수 있는 권장 방안으로 채택했다.
 
한편 양 업계가 공생발전 과제를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화주업계·물류업계 공생발전 실천 선언문’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양 업계가 서로를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 ▲협의체에서 의결한 표준계약서 적극 활용 ▲유가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위험을 합리적으로 분담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지속적으로 확대 ▲공동물류 및 녹색물류 확산을 위해 긴밀히 협력 등이다.
 
국토부, 공정거래문화 확산 유도
 
국토교통부는 2013년 7월23일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프레스센터에서 화주기업, 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 제 3차 위원회를 개최했다.
 
3차 위원회에서는 물류분야 공정거래문화를 확산하고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상생발전을 위해 화주·물류기업 간 상생거래 가이드라인과 해외시장 동반진출 방안을 의결했다.
 
상생거래 가이드라인은 물류서비스 거래 시 바람직한 행위 유형을 제시해 거래 당사자 간 행위기준으로 활용토록 한 것으로, 공정한 거래를 토대로 화주기업과 물류기업 간 상생협력을 유도함으로써 물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만든 가이드라인은 ▲서면 계약서를 체결하고 ▲서비스 내용이 바뀔 때 협의를 통해 해결하며 ▲대금 설정과 감액, 지급 등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행하고 ▲재화의 구매를 강제하거나 보복을 하는 등 지위 남용행위를 금지하는 것 등을 주요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표준계약서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사항을 규율하고 화주기업과 물류기업뿐만 아니라 물류기업(도급인)과 물류기업(수급인)의 거래관계에 있어서도 적용이 가능하므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위원회는 또 화주기업 해외시장 진출 시 물류기업과 동반진출을 우선 고려하기로 하고 물류기업은 그에 부응해 화주기업의 해외 공급망관리(SCM) 지원 등 서비스 역량,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지난해 협의체에서 의결·보급한 표준계약서와 유가변동 리스크 분담방안에 대한 준수실태를 논의하면서 표준계약서와 유가변동 리스크 분담방안의 확산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했다.
 
표준계약서 육송에서 해송까지 확대
 
국토교통부는 2014년 4월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화주기업·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 제 4차 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위원회에는 국토부 2차관, 해수부 차관, 무역협회 부회장, 통합물류협회 회장, 화주·물류기업 대표, 교통연구원장, 해양수산개발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는 공생발전 방안의 활성화에 주안점을 둬 공생발전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표준계약서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해외 동반진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해외진출 지원센터」의 사업 추진계획을 점검하고, 해운분야 화주·선사 간 상생협력 추진현황을 소개해 공생발전 실천을 보다 구체화했다.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화주·물류기업 간 유가상승 리스크 분담 방안을 실천해 물류분야 내 공정거래문화 정착에 기여한 ‘삼영물류와 한국후지제록스’는 공생발전 대표 모범사례로 채택됐다. 공생발전 협의체는 표준계약서의 일률적인 도입 부담은 완화하되 (서면 계약의 원칙, 계약 변경시 상호협의 원칙, 운송요율표 준수 원칙 등)핵심 조항은 우선 도입하도록 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철저히 준수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공생발전 실천 우수기업에는 표창 수여, 불공정 거래 기업에 대해서는 명단공개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추진하며, 이러한 사례를 권역별 정책설명회, 교육 등을 통해 적극 홍보·전파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종합물류기업인증제와 글로벌 물류기업 인증제 등 각종 물류기업 인증제 평가기준에 표준계약서 등의 활용여부를 반영하거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물류분야에 표준계약서를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4차 위원회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국내 해상운송(내항화물운송업) 분야 화주·선사 간 표준계약기준과 적정운임 산정기준 도입 추진 현황도 소개됐다.
 
그동안 표준계약서 도입은 육상운송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돼왔으나, 앞으로는 해운 분야로도 확산됨에 따라 양 업계 간 공생발전 실천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석유제품 분야 선·화주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적용대상 화물을 대형구조물, 철강제품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화주·물류업계의 해외시장 동반진출에 조력자 역할을 할 ‘물류기업 해외진출 지원센터’의 운영계획도 논의됐다.
 
지원센터를 통해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화주·물류기업 중 상호협력이 가능한 적정기업 간 매칭을 지원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해외 동반진출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업계는 그간 겪었던 시장·기업 정보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 사업지연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돼 앞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보다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토부와 해수부는 “4차 위원회를 통해 그간 마련해온 공생발전 방안이 실제 물류현장에서 적용되는 모습을 확인하는 등 물류분야에서 상생풍토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양 업계 간 상생협력을 통해 물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양 부처 모두 업계지원 및 제도개선을 위한 협업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공생발전 협의체’ 위원회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화주와 물류기업의 공생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화주·물류기업 간 공생 위해 다양한 채널 마련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화주·물류기업 간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공동으로 지원하기 위해 ‘물류기업 해외진출 지원센터’를 한국무역협회에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양 부처는 지난 2013년 11월19일 물류정책협의체를 개최해 화주·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사업과 해외 물류시장 정보포탈 구축사업 등 2가지 사업을 협업과제로 채택하고, 이를 추진할 지원센터를 양 부처 공동으로 설치·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원센터는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 물류협력실에 2013년 12월27일 개소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지원센터는 화주·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사업을 통해 화주·물류기업의 해외진출 수요, 진출희망 국가·지역, 사업내용 등을 조사하고 공모·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해외진출 예정인 적정 기업 매칭을 통해 공동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또 지원센터에선 국가 및 지역별 물류시장 정보(물동량 흐름·규모, 현지 법규, 진출기업 등)를 수집·취합하고 데이터베이스(DB)화한 해외 물류시장 정보포털을 구축해 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지원센터 업무 중 무역협회가 포털을 운영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교통연구원(KOTI), 대한상의, 통합물류협회, KOTRA 등의 유관기관이 관련 콘텐츠 구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2014년 6월1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제1회 물류분야 공생발전 모범사례 발표회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 그 간 국토부와 통물협은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협의체를 통해 표준계약서와 유가상승리스크 분담방안을 의결하는 등 물류분야의 공생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최우수 모범사례는 상생경영을 표방한 한국 후지제록스와 삼영물류가 선정됐다. 코레일과 한솔로지스틱스, 동원산업과 칠갑농산은 각각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삼영물류는 화주사인 한국후지제록스와 자발적인 공생발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사의 상호발전을 꾀했다. 화주사와의 거래에서 서면 계약서와 합의서를 작성해 불필요한 분쟁요인을 배제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투명화 했다. 지난해 계약에서는 상생거래가이드라인을 활용해 물류환경의 시대적인 변화에 따른 내용을 반영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상생협력은 곧 매출증대로 연결돼 2006년 2045억 원 규모였던 한국후지제록스의 매출액은 2012년 상생협력 후 2611억 원으로 늘었다. 반면 물류비용은 기존 2.32%에서 1.84%로 감소했다. 연간 약 13억 원의 물류비가 절감된 셈이다. 코레일 역시 한솔로지스틱스와 상생의 길을 택했다. 코레일은 이날 발표에서 고객사와 코레일간 수평적 협력관계의 기반을 마련해 양사 간 기업의 가치를 동반 상승시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파트너십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가 협력한 주요 사례는 대전권 CY조성 협력이다. 코레일은 한솔로지스틱에서 요청한 대전권 CY조성 부지를 제공하고, 레일, 분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나아가 기간 내에 CY조성공사가 마무리 되도록 인력과 장비를 지원키로 했다. 한솔로지스틱스는 신탄진 CY조성비용 전액을 부담키로 했고, 철송 분담률 제고, 철도전환 교통 보조금 사업 참여 등 철도공사와 적극적 공생 협력을 다짐했다. 동원산업과 칠갑농산은 물류대행을 통해 칠갑농산은 지속성장 가능한 안정적인 물류 기반 구축의 성과를 거뒀고, 동원산업은 가동율 향상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나아가 칠갑농산은 동원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매출 4.8% 증대, 물류비 4.5% 절감, 재고 감축 20%, 제품폐기율 26.4 감소, 반품율 3.7% 감소의 성과를 냈다. 칠갑농산은 동원산업의 안정적인 물류운영 능력과 서비스를 검증한 상태로 점진적인 물류확대를 통해 완전한 상물분리 추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제조 및 영업에 집중해 제 2의 도약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대형 물류기업, 화주기업과 ‘동행’
 
정부가 이렇듯 화주·물류기업 간 공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대형 물류기업 역시 화주기업과 동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화주가 택배기사 직접적으로 응원을 해주며 동반성장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에 따르면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이 자사 직원도 아닌 택배기사들에게 더운 여름날 얼음생수를 지급하는가 하면, 택배기사와 가족들을 이벤트 행사에 초대하기도 한다.
 NS홈쇼핑은 최근 CJ대한통운의 서비스 우수 택배기사 10명과 자녀 등 가족 42명을 경기도 판교 본사로 초청해 ‘NS홈쇼핑 행복나눔 이벤트’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택배기사 가족들은 콜센터, 스튜디오 등 홈쇼핑 프로그램 제작 시설과 과정을 견학했으며, 쇼핑호스트, MD와의 대화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CJ대한통운 일산지점의 강순구 씨는 “오랜만에 부모 노릇을 할 수 있게 돼 뿌듯하고 소속감과 사명감이 생겨 동기부여가 됐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지점의 강무웅 씨는 “바쁜 일상생활에 활력소가 됐고 아이들이 아빠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오늘 견학온 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초청 가족의 초중고 학생들은 스튜디오에서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홈쇼핑 제작과정을 체험하고, 쇼핑호스트를 직접 만나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내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NS홈쇼핑은 이날 본사로 초청한 택배기사 가족들에게 방문 기념으로 하림 선물세트를 증정했다. NS홈쇼핑은 이밖에도 지난달 13일 전국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에게 도상철 대표이사 명의의 감사편지와 함께 1만4000병의 얼음 생수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 3월에는 SK플래닛 오픈마켓인 11번가가 고객 이벤트의 일환으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620명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11번가의 서비스 우수품질 택배사로 선정돼 이 같은 선물을 받았다.
 
유통사들이 택배기사 기 살리기에 나서는 이유는 상생에 기반하는 파트너십 구축과 이를 통한 고객 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서다. 상품을 주문한 고객과 직접 만나 이를 전하는 것은 택배기사들이기 때문이다. 택배기사들의 서비스 품질이 자사 고객들의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통사들 역시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택배사 역시 정기적인 서비스 교육은 물론 택배기사들에 대한 건강검진, 학자금 지원 등 복지향상을 통해 더 좋은 근무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택배기사의 복지향상, 사기 진작은 고객 만족도로 이어지고, 이는 고객사의 서비스 품질 우수로 이어지게 된다. 높은 고객만족도는 재 구매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물론 유통사, 택배사, 택배기사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공생발전 협의체 사업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화주·물류기업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모델의 개발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긍정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특히 해외 진출 시 동반 진출을 위한 매칭 지원, 해외 진출 기업 현지 애로사항 청취 및 지원 등으로 그간 겪었던 시장·기업 정보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 사업지연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 해외 시장 진출이 보다 원활해지고, 글로벌 물류기업 탄생을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엇보다도 화주와 물류기업 간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신뢰를 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화주·물류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부분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물류업계는 화주·물류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갑을 관계를 떠나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자리잡아야 한다. 대한상의가 최근 화주와 물류기업 간 관계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평적 파트너 관계’라는 응답과 ‘물류기업은 하청업체’라는 응답이 반반이었다고 한 것에서도 나타난다”고 답했다.
 
범한판토스는 국내 물류업계 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해외 진출 파트너이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며 화주·물류기업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범한판토스는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수출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 협약’을 체결,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 수출기업에게 자사의 물류거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범한판토스는 41개국 185개의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통해 수출품의 운송, 통관, 보관, 배송 등의 기본적인 물류업무에서부터 재고관리, 대금수금 등의 마케팅 업무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범한판토스의 지원으로 인해 수출기업은 해외 지사 설치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를 피하고 사실상 지사를 운영할 때와 동일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범한판토스 관계자는 “자동차부품과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식음료 등을 취급하는 기업들은 해외 바이어나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소량이라도 꾸준히 상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기업의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중소수출기업의 해외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출 촉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물류기업 한진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자사의 경쟁력임을 강조하며 일회성 지원이 아닌 사업별 협력업체 육성 및 소통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실행방안을 마련,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진은 동반성장 3대 협력원칙으로 ‘▲상호신뢰 구축 ▲협력업체 역량제고 ▲거래투명성’을 선정하고 파트너십 및 인적역량 강화, 거래만족도 측정, 사업운영 지원, 윤리경영 공동추진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및 실행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동반성장 주요 프로그램으로 계약 시 합의된 거래대금을 약정일에 현금으로 결제하는 제도를 운영하여 협력업체의 유동적 자금흐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사무실 임차료, 전산기기, 간판, 차량 도색비 등의 사업운영비 지원과 경조사 용품 지원 등의 복리후생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비스/실적/장기근속 등 다양한 부문에서 우수 협력업체를 선정, 정기 시상제도를 운영하여 사기진작과 일체감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한진은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경영층과 협력업체간의 간담회 정례화를 통해 애로·건의사항을 청취할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 구축 및 경영방침 공유 등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우수협력업체 장기계약 혜택, 유류 할인공급 도입, 한진물류연구원 주관의 물류아카데미 교육지원을 통한 협력업체 임직원의 역량강화 등 다양한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거래투명성 증대를 위해서 거래만족도 측정 정례화, 금품, 향응접대 제공금지와 불공정·부당행위 등의 근절을 위해 윤리경영 공동추진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한진의 사업경쟁력과 그 동안의 성과에는 각 사업장에서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온 협력업체 임직원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협력업체와 상생해 나갈 수 있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겠다” 고 밝혔다.
 
한편 향후 화주·물류기업 공생을 위해 물류기업 뿐 아니라 화주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이라고 물류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본지는 코리아쉬핑가제트 편집 자문위원이자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 원장인 한국항공대학교 이헌수 교수를 만나 화주·물류기업 간 동반성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미니인터뷰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 이헌수 원장
 
Q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에서 화주·물류기업 동반성장에 대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우리 연구원에서는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협의체 구성을 위한 연구단계에서부터 당시 국토해양부를 도와 적극적인 참여했다. 이러한 협의체의 구성 필요성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해, 이 협의체를 통해 의결된 주요 안건들인, 표준계약서, 유가연동지표, 화주·물류기업 간 및 대규모·중소규모 물류기업 간 공정거래가이드라인, 화주·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협의체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한 범한상 물류기업, 국내 물류기업, 화주기업 간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화주·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의 구체적인 추진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에 있다.
 
Q 정부의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공생발전 협의체’ 발족 및 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가 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특히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협의체는 대단히 큰 의미가 있는 정책으로 생각한다. 알다시피 오늘날 정부의 제도나 규제를 통해 산업을 선도해 나가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협의체를 통해,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이 공생발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강제력이 없는 협의체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으나, 화주·물류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갈등해소 방안 및 공동발전 방안을 같이 고민하고 도출하는 이러한 생태계의 조성은 물류산업의 장기적인 발전뿐 아니라 화주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정착되고 활성화돼야 하는 핵심 기반이다.
 
Q 화주·물류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화주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알다시피 오늘날의 경쟁은 기업 대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그 기업이 속해있는 ‘supply chain’ 대 ‘supply chain’간의 경쟁이다. 그리고 이 ‘supply chain’의 핵심적인 참여자이자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역량과 책임을 가진 것이 물류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기업들에 있어서 물류기업을 협력업체로서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이,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같이 생존·발전해야 하는 파트너임을 인식하고, 본 협의체를 통해 공생발전 방안을 같이 고민하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언론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제도나 규제를 통해 업계를 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언론을 통해 공생발전을 위한 노력의 성공적인 사례를 평가하고 홍보하며 불공정한 거래관계에 대해서는 질책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Q 화주·물류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개인적으로 조언 한 마디.
 
최근 국가차원에서 서비스산업으로서의 물류산업의 활성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들이 입안되고 추진되고 있다. 서비스 수혜자인 화주기업과 서비스 제공자인 물류기업이 마주 앉아, 어떻게 하면 ‘supply chain’전체 구성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고객서비스를 높일 수 있을지, 화주·물류기업 간에 일방적인 피해가 없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는 본 협의체는 서비스산업으로서의 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 되어야 한다. 국토부, 해수부 등 물류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부처에서 화주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점들은 언론에서 화주기업들로 하여금 협의체에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필요가 있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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