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관 운송 애로사항 「A·B·C」 제기

중국 통관·운송관련 애로요인과 대응방안에 관한 세미나」가 대한 상공회
의소산하 한중민간경제협의회 주최로 지난 4월 28일 상공회의소 2층 세미나
실에서 열렸다.
발표자로 나온 On Board Courier(OBC)업체 스카이킹(주)의 김동화 대표이사
는 실제적인 사례를 들며 시종일관 세미나를 이끌어 갔다. 이날 참석자들간
에 질문이 쏟아졌던 OBC란 회사서류에서 부터 수출입물품 견본, 원부자재
등을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로 운송하는 회사로 미국의 DHL이
나 Fedex같은 회사를 통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휴대물품 통관업체
로 등록되어져 있다. 94년부터 중국에 진출하여 현지지사를 설립하고 서비
스를 펼쳐온 경험을 바탕으로 김 이사는 중국 현지에서 직면했던 어려움과
그에 대한 대책을 계약문제, 직원관리, 대외문제 등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계약문제

중국의 C항공은 공항에 세관과 함께 입주해 있다. 계약서상으로는 한달 물
량을 인출한 후 한꺼번에 리스트만을 가지고 통관하기에 통관절차가 상당히
간편하고 신속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적으로 계약서 내용과 달리 항
공사측으로부터의 통관시 시간 지체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중
국은 아직 서비스 수준이 발달한 나라로 분류할 수 없다. 특히 운송 분야는
하루 정도면 통관되는 우리네 사정과 달리, 2-3일은 족히 잡아야 하고 길
으면 일주일이 걸릴 때도 있다고 김이사는 설명했다.
천진 소재 공항민항관리국 복무공사의 경우는 계약서를 임의 해석하고 내용
을 자주 번복하는 사례. 특히 중국내에서 사업할 때 계약시 말을 애매하게
흐림으로 또는 문구(단어 또는 문장)의 자의(自意)적인 해석으로 금전적인
부담을 모두 외국 회사에게 떠넘기는 부당한 사례도 아주 많다고 한다. 중
국내 운송을 외주 주었을 경우 물품을 사무실에 쌓아 놓고도 배달하였노라
고 허위 보고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외에도 중국내에서 사업하기에 편리
하도록 하기위해 사업명의를 현지 중국인으로 등록해 놓은 경우 한국인이
권리주장을 하지 못해 피해를 입고 심지어 사업체를 빼앗기는 일도 있었다
고 한다.
김이사는 이러한 사례를 직·간접체험하고 결국 청도에 지사를 설립, 직접
물품을 배달하여 물품운송의 시간지체를 막았다. 통관 경우 계약서상의 내
용을 맹신하지 말고 통관시 소요시간을 점검하기위해 그리 급하지 않은 화
물로 꼭 통관시간을 재점검해 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계약서 상에
쓰인 모호하다고 여겨지는 문구 하나 하나와 용어 하나 하나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확인을 하고 계약해야 나중에 불리하지 않다고 주의를 주었다. 계
약시 처음부터 꼼꼼하게 따져보고 계약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
적이다. 또한 중국의 풍부한 자원, 싼 임금, 넓은 대륙만 보고 무작정 뛰어
들어 실패하는 패기만만한(?) 한국인 사업가들이 적지않다고 지적하며 사업
을 시작하기 전, 중국 지역에 대한 사전조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김이사는 역설했다.

직원문제

공산주의체제를 거쳐 온 중국인들은 기본적으로 평생 고용의식을 가지고,
직장에 대해 평생 직장의 개념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해고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로 다가와 해고 문제로 종종 마찰을 빚기도 한다.
직원문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불필요한 인원 채용. "관시 (친구)"
를 이유로 통관직원은 자신의 친척을 채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이로 인해 불
필요한 인원을 채용케 되어 불필요한 인건비의 지출문제가 대두된다. 또한
배달 건수가 없으면 출근하지 않는 차량 기사를 해고하였더니 깡패를 동원
하여 협박하고 세무국에 고발하여 감사를 받게 하는 등 보복을 가해오는 경
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사직원을 한국직원으로 대체하고자 현지지사 직원
을 해고하였더니 한국직원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이 가해져 오기도. 이외에도
해고직원이 회사의 미수금을 수령해가고 주요 서류등을 가져가 버려 업무
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었다.
노동시장의 풍부함을 보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
에 몰릴 수 있다. 단순 노동력의 공급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전문대학 졸업
자가 인구 2000명당 1명에 불과, 우수 인력확보에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김이사는 지적했다. 중국내에서 훌륭한 인재를 두고 사업을 하기위해 처음
부터 적정인원만을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고용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
할 때 고용계약서에 해고조건을 명시하면 그래도 사후문제를 줄일 수 있다
는 지적이다. 특히 사람을 채용할 시에는 시간을 두고 엄격한 기준을 도입
해서 채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외문제

타국에 가면 어느 나라건 그 나라의 법규와 제도가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
찌보면 당연하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복잡한 중국의 행정 체계 및 제도
로 황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김이사는 중국 세관에서 통관시 통관절차를
마친 물품이 파출소에 압류되었던 경험을 예로 들며, 보증금을 맡기고서야
나중에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왜 물건이 파출소에 압류되었어야 했
는지 그리고 맡겼던 보증금도 추후에 일부만 되돌려 받았다고 밝히며 이해
할 수 없다는 몸짓을 보였다. 중국사회에서는 아직까지 법보다 '관시'가
중요해 법해석이 기분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다. 수시로 방침이 바뀌는 부두
, 통관시 한 사람이 25Kg까지 운송할 수 있다가도 또 어떤 경우 중량제한이
없는 등 수시로 바뀌어 어느 쪽에 맞추어야 하는지 불분명한 통관조항, 도
로사정의 노후와 외환시장의 협소성도 지적된 어려움 중 하나.
그러므로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문화, 제도에 대한 실제적인 접근과 이해
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불필요한 고자세와 허례를 버리고 관계 기관에 적절
한 예우를 갖추어 (금전공세는 절대 펴지 말것을 당부) 이왕이면 영향력있
는 현지인과 친밀관계를 유지한다면 조금 더 나은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글·백현숙 기자 hspaek@shipschedu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