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항로는 7월이 전통적으로 물동량이 강세를 보이는 기간이지만 올해는 예년만큼의 견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라마단기간이 예년보다 이른 6월29일부터 7월27일까지 이어지면서 7월초 물량이 절반 가까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6월 중·하순에는 라마단 이전 물량 밀어내기로 화물적재율(소석률)이 100%에 육박했지만 7월 1~2주 소석률은 50%대로 뚝 떨어졌다. 7월 중순 이후 물동량이 다시 늘면서 7월 마지막 주 소석률은 95% 이상을 기록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7월 한달간 중동항로의 물동량은 등락의 폭이 컸다.
7월초 물량의 대폭 감소로 연합해운은 휴항을 실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하에 7월 중순 한 항차 임시 휴항을 했다. 중동항로를 취항하는 몇몇 선사들은 임시 휴항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난해같은 릴레이식 휴항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한 선사는 “제조업체들의 여름 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부터 우리나라의 추석과 중국 중추절 기간인 9월 초까지 물량 밀어내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중동항로 시황은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동항로 선사협의체(IRA)는 8월1일부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계획했지만, 선사들은 실질적으로 GRI는 8월 중순 이후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동항로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프로젝트 관련 물동량은 국가별로 상이한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프로젝트 발주 취소와 연기 등으로 관련 물동량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중인 쿠웨이트는 철강, 플랜트 기자재 등 프로젝트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선호도가 높은 한국산 스마트폰과 3D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 및 자동차 관련 품목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또 UAE는 경제회복과 함께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인프라 확충이 재개되면서 건설경기가 활발한 편이다. 2020년 두바이 엑스포까지 연간 4%대의 성장률이 전망됨에 따라 UAE로 향하는 수출 물동량은 꾸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란 프로젝트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코트라는 “서방국가들의 이란제재가 일부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건설·플랜트 수주 여건이 개선된 것이 아니다”라며 “비제재분야인 공항, 도로, 철도 등 건축·토목 인프라 분야에서도 우리 금융기관의 파이낸싱 중단으로 사실상 신규 수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이란 반다르아바스항과 부세르항 운임은 TEU당 2100~2200달러, 두바이항과 담맘항은 1000~1100달러, 제다항은 약 15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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