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기업 DSV는 지난 9월13일 독일 국영철도 기업인 도이체반(DB)의 물류 자회사 DB쉥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143억유로(약 21조1700억원)로, 물류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DB는 부채 감소를 목적으로 지난해 말부터 자회사의 매각 절차를 밟아 왔으며 최종 후보로 DSV와 투자회사인 CVC컨소시엄 등 2곳이 선정됐다. 외신에 따르면, DSV가 추후 실적에 따라 인수자가 매도자에게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언아웃’ 조항을 제시했고 DB 측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은 규제 당국의 허가를 조건으로 다음해 2분기에 인수를 마칠 예정이다. DSV는 쉥커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다 추후 합병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DSV는 세계 최대의 물류회사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네트워크에 쉥커의 역량과 전문성을 더해 독일 내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DSV는 향후 3~5년간 독일에 10억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DSV와 DB쉥커가 통합하면 국제물류(포워딩) 시장에서 세계 최대 기업이 탄생한다. 지난해 기준 두 기업의 합산 매출액은 약 393억유로(약 58조1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포워딩 기업으로 가장 많은 매출고를 올린 독일 DHL의 물류사업부문 실적(362억6300만유로)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제화물 운송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 된다. 미국 물류조사기관인 어소시에이츠암스트롱에 따르면, 지난해 DSV와 DB쉥커가 기록한 해상 물동량은 각각 251만TEU 174만TEU, 항공 물동량은 130만t 136만t이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해상·항공화물 분야 1위를 차지한 퀴네앤드나겔의 해상 운송 실적(433만TEU)에 육박하고, 항공 물동량(198만t)을 20% 웃돈다.
DSV는 1976년 육상운송 기업으로 설립한 이래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해 왔다. 2010년대 후반부터 미국 UTi, 스위스 판알피나를 비롯해 중동 어질리티의 통합물류사업부문(GIL)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대형 계약을 감행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