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상 운임이 하락세에 들어간 가운데 비수기를 맞은 중동항로도 요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잉여공급이 생기자 글로벌 선사들은 앞다퉈 운임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20피트 컨테이너(TEU)당 현물 운임은 9월20일 기준 1147달러를 기록했다. 8~9월 내내 운임이 떨어지며 1000달러 선까지 위협 받는 상황이 됐다. 9월 3주 평균 운임은 1307달러로, 지난달 2058달러에서 36%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발 해상운임(KCCI) 또한 9주 연속 하락, 3000달러대로 내려왔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중동 간 운임은 9월23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381달러로 집계됐다. 9월 평균 운임은 8월(4133달러)에 견줘 14% 하락한 3569달러를 기록했다. TEU로 환산하면 1785달러 수준으로, 중국 운임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요 공급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급망 혼란이 빚어졌던 두 달 전과 달리 선복 공급도 원활해졌다. 일부 선사에선 정기 선박 외에도 컨테이너선을 추가 배선했다. 선사들은 9월 예약을 일찌감치 받는 등 물량 확보에 나섰다. 10월 첫째 주에 있을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늘었지만 기대한 수요에는 못 미쳤다.
빠르게 운임을 낮춘 선사들은 곧 마지노선에 다다를 거란 반응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9월에 운임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것 같다. 지금처럼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여기서 더 떨어뜨리면 채산성이 마이너스로 하락한다”고 덧붙였다.
8월 물동량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약세에 접어든 시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한 달 간 우리나라와 중동 국가를 오간 화물은 4만8000TEU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5만4000TEU)보다 11% 감소했다. 이달 수출과 수입 물동량은 1년 전보다 각각 12% 11% 줄어든 2만6000TEU 2만2000TEU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 컨테이너선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10월 말부터 한국·중국과 중동을 잇는 항로를 늘린다. 두 지역 연결성을 강화하고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 부산항을 기점으로 하는 걸프·아시아라이너익스프레스(GLX)와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하는 중국중부·중동익스프레스(CMX), 중국 난사를 중심으로 하는 남중국·중동익스프레스(SMX) 등 3개 항로를 신설한다.
GLX 노선은 부산-칭다오-샤먼-다찬완-포트클랑-제벨알리-담맘-바레인-부산 순으로 기항한다. 새로운 서비스는 10월30일 부산에서 <GLS갤럭시>호의 출항으로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기존에 부산-중동을 기항하던 AR1, AG3 서비스에 신항로를 더해 총 3개 노선이 부산과 중동 국가를 연결하게 된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