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세계 최대 선형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추가로 발주하며 신조 프로젝트를 재가동했다. 아울러 2년 전 일본 선사가 발주한 프로젝트 1호 선박은 대양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후둥중화서 QC막스 6척 추가 수주
카타르 국영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27만1000㎥(CBM)급 LNG선 6척을 중국선박그룹(CSSC) 자회사인 후둥중화조선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납기는 2028~2031년 사이다. 새롭게 개발된 27만㎥급 선형은 기존 26만㎥급 선형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 LNG선이다. 26만㎥급을 카타르막스로 부르는 것처럼 새로운 선형엔 카타르차이나막스(QC막스)란 별칭이 붙었다.
카타르에너지는 이번 계약으로 동형선 발주량을 24척으로 늘렸다. 후둥중화조선이 전량을 건조한다. 전체 QC막스 선박의 가격은 80억달러(약 10조6700억원)로, 척당 3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이번에 발주한 선박을 보유하고 운항하는 해운사를 선정하는 입찰도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발주한 18척의 QC막스 LNG선 운항권은 카타르와 중국 선사들이 나눠 가졌다. 카타르가스트랜스포트(나킬라트)가 9척, 차이나머천트에너지쉬핑(CMES)이 4척, 산둥머린에너지(SDME)가 3척, 차이나LNG쉬핑(CLNG)이 2척을 각각 운항한다.
이로써 2019년부터 진행된 카타르에너지의 LNG선 신조 프로젝트 규모는 128척으로 확대됐다. 카타르 기업은 연간 7700만t인 LNG 생산량을 2030년까지 1억4200만t으로 증강하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이에 맞춰 5년 전부터 LNG선 신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발주한 선박 중 17만4000㎥급 표준 선형은 104척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1차 입찰에서 60척,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2차 입찰에서 44척이 각각 발주됐다.
우리나라 조선소는 이 가운데 88%인 92척을 쓸어담았다. HD현대중공업에서 34척, 삼성중공업에서 33척, 한화오션에서 25척을 각각 수주했다. 전체 선가는 200억달러(약 26조7000억원) 정도다. QC막스를 싹쓸이한 중국 후둥중화조선은 표준 선형도 12척을 확보했다. 수주 금액은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로 파악된다.
중국 조선소는 QC막스를 포함해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104억달러(약 13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개별 기업으로만 놓고보면 우리나라 조선소를 압도하는 성적이다. 우리나라에선 HD현대중공업이 74억달러로, 가장 많은 수주 금액을 신고했다.
표준 선형 운항사 명단엔 우리나라와 카타르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그리스 선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에이치라인해운·SK해운·팬오션이 결성한 코리아그린LNG가 15척을 운항하고 현대글로비스가 일본 케이라인과 손잡고 4척의 LNG선을 따냈다.
이 밖에 나킬라트가 25척, 미국 JP모건의 자회사인 글로벌메리디안홀딩스가 14척, 노르웨이 크누트센이 10척, CMES가 6척, SDME가 6척, 말레이시아 MISC가 3척, 그리스 TMS카디프가스가 2척을 각각 단독으로 수주했다. 일본 선사는 자국 또는 외국 선사와 제휴하는 방법으로 수송권 입찰을 확보했다.
(해사물류통계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 신조 발주 현황’ 참고)
MOL·코스코, 카타르프로젝트 1호 선박 인수
표준 선형 LNG선은 벌써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MOL과 중국 코스코는 지난 9월10일 중국 상하이 소재 후둥중화조선 창싱 조선소에서 신조 LNG선 <렉스틸러슨>(REX TILLERSON)과 <움구와일리나>(UMM GHUWAILINA)의 명명식을 열었다. 이들 선박은 104척의 동형선 시리즈 중 첫 2척이다.
1호 선박인 <렉스틸러슨>호는 카타르와 협력해 LNG 산업 발전에 공헌한 미국 에너지기업 엑슨모빌의 CEO 이름에서 따왔다. <움구와일리나>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있는 지역 이름이다.
신조선은 길이 299m, 폭 46.4m, 흘수(수심) 12.5m의 멤브레인형 17만4000㎥급 LNG선으로, 중국계 스위스 선박 엔진업체인 윈터투어가스앤드디젤(WinGD)의 X-DF2.1 iCER 엔진을 장착했다. 선박관리는 MOL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MOL LNG십매니지먼트에서 맡는다.
두 선박 모두 2022년 4월 카타르에너지 자회사인 카타르에너지트레이딩과 체결한 장기 계약에 투입된다. MOL과 코스코가 소유권이전부나용선(BBCHP) 방식으로 선박을 확보해 카타르 측에 대선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렉스틸러슨>호(
사진)는 명명식 이후 바로 선사 측에 인도돼 중동 지역을 향해 운항을 시작했다. <움구와일리나>호는 12월께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선박이 인도된 이날 행사엔 카타르에너지 사드 셰리다 알카비 사장과 MOL 하시모토 다케시 사장을 비롯해 코스코 CSSC 후둥중화조선 최고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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