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유럽)항로 취항 선사들은 운임인상(GRI)을 꾀했지만 이내 상승 탄력을 잃고 운임이 다시 떨어져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선사들은 시황 상승세에 힘입어 운임 회복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한주 후 운임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답보 상태가 반복돼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유럽항로 상반기 물동량이 저조해 운임은 바닥을 쳤다. 이에 선사들은 선복 조절을 통해 운임을 꾸준하게 끌어올렸다. 특히 피크시즌인 7월 큰 폭의 운임 인상이 성공하면서, 이후 운임 인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물동량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물동량이 정점을 찍는 7월에도 성수기 할증료(PSS) 도입 등 운임 인상이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A선사는 “치열한 집화 경쟁이 운임 답보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항로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중해항로 물동량이 크게 성장하면서 북·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임 강세를 보였다.
전년대비 물동량이 20% 가까이 증가하며 유럽항로 중 가장 가파른 물동량 상승 곡선을 그린 지중해 동부·흑해항로는 TEU당 약 2100달러의 운임을 형성하고 있다. 물동량이 약 5% 늘어난 지중해 서부항로의 운임은 TEU당 약 1900달러다.
물동량은 약 10% 증가했지만 운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북·서유럽항로는 TEU당 1800달러 가량의 운임이 부과되고 있다.
B선사 관계자는 “8월 TEU당 300달러의 GRI가 실시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원점으로 되돌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여름 휴가와 겹쳐 GRI가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C선사 관계자는 “9월 우리나라의 추석과 중국의 중추절 연휴 기간 이전까지 유럽항로 물동량은 견고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지만 4분기 이후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운임 하락이 전망되기 때문에 성수기인 8월에 운임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머스크라인은 7월 중순부터 AE2에서 닝보와 르아브르를 빼고 기항지 수를 줄이는 등 아시아-북유럽항로의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를 일부 개편했다. 또 AE6에서 홍콩 등 4개항 기항을 취소하고 새롭게 르아브르를 추가했다.
중국 정부의 승인 거부로 좌절된 P3를 대신해 머스크라인과 MSC는 2M을 결성했다. 2M은 아시아-북유럽항로에 6루프, 아시아-지중해항로에 4루프 등 총 10루프로 운영한다.CMA CGM이 선복공유협정을 맺을 선사를 찾는다면, 유럽항로는 2M, G6, CKYHE 등 얼라이언스와의 서비스 경쟁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진해운은 극동아시아-유럽항로의 유가할증료(BAF)를 지난달보다 소폭 하락한 TEU당 72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통화할증료는 16.33%가 적용되고 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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