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상반기 수주량 전년比 30% 급감

올해 국내 조선소의 상반기 수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해운·조선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세계 상선 수주량은 944척, 204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36척, 2473만CGT보다 17.2% 감소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555만CGT(164척)를 수주, 지난해 787만CGT(230척)보다 물량이 30%나 급감했다.

수주시장 점유율도 31.8%에서 27.1%로 4.7%p 줄었다. 반면 중국은 연초에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점유율이 39.9%에서 44.4%로 4.5%p 늘었다. 3월부터 수주물량을 싹쓸이하며 909만CGT(481척)의 수주실적을 기록한 중국은 수주 물량이 지난해(986만CGT)보다 7.8% 줄긴 했지만 시장점유율은 늘었다.

수주액 기준으로도 국내 조선은 중국 조선에 역전됐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는 217억달러로 173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에 앞섰다. 하지만 올 상반기엔 중국이 145억달러를 기록하며 132억달러를 기록한 한국에 앞섰다.

일본 조선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상반기에 345만CGT(177척)를 수주, 점유율이 19%에서 16.8%로 줄었다. 하지만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고 수주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에만 90만CGT를 수주해 48%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에 이어 일본은 49만CGT(25.9%)로 2위로 올라섰고 한국은 31만CGT(16.6%)로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전세계 신조시장에서 발주된 선박은 91척 189만CGT로 전월보다 28.6%나 감소했다. 월별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12월 373척 794만CGT로 정점을 찍은 이후 6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 가격 평균인 클락슨 선가지수는 5월 140포인트로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들어 주간 선가지수가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 흐름도 일단 꺾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의 본격적인 시황회복은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시황회복은 내년에야 가능하고, 국내 업체들이 실적개선 시점도 생각보다 늦춰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