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9 09:30

기획취재 / 국내 3자물류 현황과 정부 지원책 분석

화주기업, 3자물류 중요성 인식하나 현실은 활용 미비
국토교통부, 다양한 방법 통해 3자물류 활성화 지원

2014년 희망으로 가득 찬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각 산업, 기업은 새해를 맞이하며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 도약과 발전을 다짐하고 있다. 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2014년에는 불황의 터널을 뚫고 승승장구 할 수 있도록 산학관연 모두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류업계는 올해 다양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그 중 3자물류 활성화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계속 추진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물류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3자물류의 활성화는 수백 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물류업계 3자물류 시장의 현황은 어떨까? 그리고 3자물류에 대한 정부지원책은? 본지는 신년을 맞아 ‘국내 3자물류 현황과 정부지원책’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 3자물류 활용률 저조

최근 세계 선진기업들은 업무 프로세스 중 물류업무를 3자물류 등 전문 물류기업에 위탁해 물류비 절감과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3자물류에 대한 인식저조, 정보부족 등으로 선진국에 비해 3자물류 활용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무역협회 물류협력실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미국, 일본, EU 등의 3자물류 활용률은 70~80% 인데 비해 국내 3자물류 활용률은 59.6% 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지난 3년간 화주의 3자물류 활용률이 조금씩 올랐다는 점이다. 3자물류 활용률은 2010년 52.1%에서 2011년 56%, 2012년엔 59.6%로 집계됐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국내외 물류산업 통계집’에 따르면 2012년 글로벌시장에서 3자물류 분야 총매출액은 2011년보다 11.2% 증가한 68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3자 물류매출액은 115억 달러로 2011년(116억 달러)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3자 물류는 본래 운송, 보관, 하역 등에서부터 물류정보시스템 구축까지 물류의 포괄적인 기능을 수행하지만 국내 대다수 중소 화주기업들은 아직 배송위주의 단순 물류 기능를 주로 위탁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여전

3자물류 활성화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대기업의 자사계열 물류회사 일감 몰아주기다. 최근 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대기업 계열 물류회사들의 일감몰아주기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효대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서 대형물류기업은 여전히 매출의 50%이상을 계열사 간의 거래로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STS 로지스틱스, 삼성전자로지텍, 롯데로지스틱스, 하이비지니스 로지스틱스, 두산 등 5개 기업은 매출의 90% 이상을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채웠다. 현대글로비스와 범한판토스도 일감 몰아주기 비율이 70%를 넘었고, 대림코퍼레이션, 동부익스프레스는 30%가 넘었다.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외에도 화주의 3자물류 미활용 이유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A사는 3자물류에 대해 “우리 회사는 자사물류가 있는데 솔직히 자사물류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물류 전문 기업에 물류를 대행하면 물류비가 절감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나 전체비용 측면에서 그렇게 큰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3자물류를 이용하지 않고 자사물류를 이용해도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류비 절감의 불확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사 관계자는 “3자물류 컨설팅을 받아보면 물류비가 절감되는데 실제 도입을 해보면 컨설팅처럼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물류비 절감의 확신이 없다. 물류비가 절감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굳이 3자물류를 활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화주사인 B사 관계자는 ‘직접적인 통제력의 약화’를 이유로 들었다.

B사 관계자는 “자사물류를 이용하다 3자물류를 이용하면 직접 통제할 수가 없어 불편함이 따른다. 우리 회사 같은 경우 모든 부분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는데 3자물류를 활용할 경우 하나하나까지 자세히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고객 요구에 대한 빠른 대응 곤란’, ‘3자물류에 대한 정보 부족’ 등도 3자물류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조사됐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국내 3자물류 활용률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3자물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 3자물류 컨설팅 사업 통해 적극 지원

우선 국토부와 무역협회는 3자물류 컨설팅 지원 사업을 통해 기업의 3자물류에 대한 인식을 심고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무역협회와 국토교통부는 기업의 물류비 절감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2013년도 3자물류 및 공동물류 컨설팅 지원사업 설명회’를 화주 및 물류기업의 임직원 등 약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51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설명회에서 한국무역협회는 기업 내 물동량, 인력, 장비, 재고관리, 정보화 등 물류현황을 진단해 물류체계 개선과 함께 3자물류로 전환을 유도하는 사업과 화주 및 물류기업의 컨소시엄에 대해 효율적인 물류공동화 모델을 개발하는 물류공동화 컨설팅 지원 사업을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와 국토교통부는 2008년부터 5년간 59개 컨소시엄(화주-물류)를 선정해 컨설팅비 23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2013년 말부터 한국무역협회를 ‘3자물류 컨설팅 지원 사업’ 대행기관으로 선정했다.

한편 구랍 1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코엑스에서 ‘제 3자물류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국토교통부가 2008년부터 3자물류 컨설팅을 지원한 사업 중 물류비 절감효과가 크고 확산 가능성이 높은 우수사례를 발굴해 확산모델로 보급하기 위해 마련한 첫 행사다. 

경진부문은 3자물류 시행부문과 3자물류 컨설팅부문으로 나누어졌으며, 응모사업 28건에 대해 1차 평가를 거쳐 선발한 17건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선 주요성과(40점), 확산가능성(30점), 혁신성(20점) 등을 평가해 고 득점 순으로 최우수상(1건), 우수상(1건), 장려상(3건)을 각각 5건 이내로 선정했다.

경진대회에선 기업의 3자물류 시행 및 컨설팅과 관련해 다양한 사례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우선 3자물류 시행부분에선 (주)누가의료기의 3PL컨설팅을 맡은 에코비스로지스틱스는 누가의료기 러시아 지점의 물류대행을 맡아 비용 절감 및 물류효율성 증가를 이끌어 냈다.

에코비스로지스틱스는 누가의료기의 자체 물류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입했는데 이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재고 및 운송현황을 조회할 수 있으며 지역별·품목별 관리가 가능하다.

한편 에코비스로지스틱스는 통관 서비스도 강화했다. 에코비스는 비딩을 통해 극동지역 컨테이너 통관 전문 파트너를 확보했으며 선적 1일전 또는 선적시점에 통관 서류를 발송해 도착과 동시에 통관을 진행토록 해 러시아 통관 리드타임을 단축했다. 이 밖에 에코비스로지스틱스는 자체 컨테이너 실 제작, 모스크바 물류창고 이전 등이 굵직한 일들을 해냈다.

에코비스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화주는 제품을 개발하고 만드는데 치중하고 통관, 운송, 보관 등 운송에 관한 모든 부분은 물류회사에 맡기면 화주-물류기업 모두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RO자재기업 행복나래의 3자물류를 맡은 삼영물류는 3자물류를 통한 행복나래의 사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삼영물류는 ▲물류거점 재설계 및 최적화 ▲물류운영환경 및 업무개선 ▲물류비용의 최적화 관리를 목표로 삼고 단계별로 3자물류 컨설팅을 진행했다.

삼영물류는 관계자는 “행복나래의 3자물류를 시행한 결과 시행 전인 2009년과 비교해 2012년 현재 2억8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향후 비용 절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3자물류 컨설팅 부분에선 범한판토스, 동부익스프레스, 현대로지스틱스 등 대형 물류기업의 사례가 주로 발표됐다.

범한판토스는 넥셀론을 컨설팅 해서 주목을 받았다. 넥셀론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 소재인 잉곳/웨이퍼 전문 기업으로 이 분야 국내 선두 기업이다.

범한판토스는 인터뷰 및 프로세스 분석을 통해 Issue와 Root cause를 설정했고 5대 개선과제를 도출했다. 5대 개선과제는 ▲물류 업무 룰 & 프로세스 정립 ▲재고 관리 방안 ▲물류 운영 전략 검토 ▲물류시스템 도입 ▲물류조직 및 통합관리 체계 구축으로 범한판토스는 이에 대한 실행 방안을 만들었다.

넥셀론은 범한판토스의 3자물류 컨설팅을 통해 정량적 효과과 정성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자재 창고 운영 개선 및 운송 관리 개선을 통해 기대되는 정량적 효과는 약 9600만원으로 예상됐으며 물류합리화를 통한 물류 관리수준의 향상, 업무 생산성 향상 등의 정성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이날 경진대회에선 3자물류 시행과 컨설팅 부문에서 다양한 사례가 소개돼 참석한 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향후 3자물류 컨설팅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국토부·해수부, 「물류기업 해외진출 지원센터」 개소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화주-물류기업 간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공동으로 지원하기 위해 「물류기업 해외진출 지원센터」를 한국무역협회에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양 부처는 그간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13.7.23 개최), ‘물류산업 선진화 방안’(‘13.8.27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양 업계 간 해외시장 동반진출 활성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두 부처는 지난해 11월19일 물류정책협의체를 개최해 화주·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사업과 해외 물류시장 정보포탈 구축사업 등 2가지 사업을 협업과제로 채택하고, 이를 추진할 지원센터를 양 부처 공동으로 설치·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 부처가 1억8천만 원씩 분담해 총 3억6천만 원을 지원해 개소한 물류기업 해외진출 지원센터는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 물류협력실에 설치되며, 구랍 27일 본격적으로 개소했다.

지원센터는 화주·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사업을 통해 화주·물류기업의 해외진출 수요, 진출희망 국가·지역, 사업내용 등을 조사·분석하고 공모·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해외진출 예정인 적정 기업 매칭을 통해 공동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지원센터에선 국가 및 지역별 물류시장 정보(물동량 흐름·규모, 현지 법규, 진출기업 등)를 수집·취합하고 데이터베이스(DB)화한 해외 물류시장 정보포털을 구축해 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센터 업무 중 무역협회가 포털을 운영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교통연구원(KOTI), 대한상의, 통합물류협회, KOTRA 등의 유관기관이 관련 콘텐츠 구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양 부처는 물류정책협의체에 지원센터 운영위원회를 두어 협업사업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KMI, KOTI, KOTRA, 대한상공회의소, 통합물류협회 등의 다양한 기관·단체의 전문가를 참여시켜 사업추진 과정에서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유관기관 협조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원센터 개소를 통해 양 부처 간 협업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면서, “제조업을 비롯한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과 국내 물류업계의 신규시장 창출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자물류 활성화 위해 정부지원·화주인식 변화 필요

향후 3자물류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과 화주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3자물류산업의 문제와 향후 계획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3자물류 활용률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5년간 정부지원 등에 따라 3자물류로 전환한 화주기업이 평균 12%의 물류비를 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3자물류 활용이 저조한 것은 화주기업의 3자물류 활용효과에 대한 인식부족, 기업정보 유출 우려 등에 기인하며 또한 대기업의 물류자회사 일감몰아주기로 3자물류의 입지가 축소된데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3자물류 활용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화주기업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부는 3자물류 전환 컨설팅 사업 확대 및 세제지원 등을 추진하며 동시에 실태조사 등을 통한 2자물류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또 화주기업의 인식전환을 위해 공생발전협의체 활성화 등을 추진했고, 3자물류 이용에 따른 물류비절감효과 및 우수사례 등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제3자물류 우수사례를 활용한 사례집 발간, 물류전문지 기고, 포럼 발표 등 홍보를 통해 기업의 3자물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활용을 지속적으로 촉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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