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구주)항로는 상반기에 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부터 호전세를 보이며 선사들의 근심을 덜어놓았다. 유로존 경기 불황 장기화로 유럽항로는 올초 ‘침체’에서 출발했다. 1~2월 유럽항로 화물적재율(소석률)은 70%대에 머무는 등 부진함이 지속돼다 3월 중순 급기야 TEU당 1000달러대가 붕괴됐다.
물동량은 여전히 부진한 데 엎친데 겹친 격으로 선복량은 늘어 5월의 중동항로 운임은 최저점을 찍었다.
CMA CGM을 필두로 선박 대형화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MOL 과 NYK는 1만3천~1만4천TEU급을, 머스크라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등 유럽항로 선복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7월 성수기를 맞은 유럽항로는 물동량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선사들은 공격적인 운임회복을 꾀했다. 700달러 가량의 운임이 인상되면서 상반기의 극심한 불황을 어느 정도 떨쳐내는 모습을 보였다. 선사들은 8월 들어서도 물동량 견조세가 계속되면서 두달 연속으로 GRI를 실시했다. 화주들은 오히려 스페이스 잡기가 어려워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8월 소석률은 98%를 기록했다.
성수기가 끝난 9월부터 선사들은 물동량의 감소와 선복량 증가로 시황 하락을 우려했지만, 서비스 개편 및 순차적인 휴항 등을 통해 소폭 하락에 그쳤다. 10월초 중국 국경절로 인해 운임과 물동량은 저조했지만 국경절 이후 물량 밀어내기가 진행되면서 10월 중·하순 소석률은 95% 이상을 기록하는 등 물량 강세로 이어졌다.
시황 상승세가 11월로 이어지며 GRI를 실시해 한때 1000달러 언저리까지 갔던 운임은 1400~1600달러대를 기록했다. 11월 중순부터 다시 운임이 떨어지긴 했지만 연말 크리스마스 밀어내기 물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 하면서 초과 부킹한 선사도 있었다.
유럽항로를 서비스하는 선사들은 비수기가 시작되는 12월부터 선복 감축과 운임 하락을 예상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연말 연초 물량 밀어내기가 12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물동량이 강세를 보이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좀처럼 12월에 GRI를 실시하지 못했던 유럽항로는 12월15일부로 TEU당 약 300달러 정도의 운임을 인상시키며 선사들은 예상보다 좋은 시황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014년 유로존의 경기 회복 전망이 유력해 선사들은 운임 회복과 지속적인 안정세를 전망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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