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다오 카페리항로가 올해로 취항 10돌을 맞았다. 화동해운 곽주철 지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한중 카페리 상위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건 임직원들의 노력과 고객사들의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곽 지사장은 화동해운의 강점으로 한중 양국 파트너의 원만한 관계를 들었다. 지사장 취임 초기부터 파트너와의 화합에 가장 중점을 두고 회사를 경영했다고 말했다.
곽 지사장은 한중 카페리항로에서 개선해야 될 사항으로 1선사 1노선, 이중선급, 20년의 제한 선령 등을 들었다.
특히 한중 카페리선사들이 선박난을 겪고 있다며 20년 이상의 선령을 제한하는 규제는 조속히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화동해운 곽주철 지사장 |
Q. 올해로 화동해운이 인천-스다오간 취항 10주년을 맞았는데…
화동해운은 지난 2002년 7월 취항한 이래 많은 난관을 거치며 올해로 취항 10주년을 맞았다.
초창기 신규 노선의 많은 영업상의 어려움을 거치며 현재는 산둥(山東) 반도를 취항하는 노선 가운데 건실한 업체로 성장했다.
한국 30여명 중국 50여명 해상 50여명 등의 인력을 두고 있다. 이들 임직원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현재와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본다.
또 화동해운이 중견 카페리선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곁에서 같이 고심하고 관심을 가져 준 고객사들에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Q. 지난 10년간 취항을 이어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지난 10년간 임직원들의 노력의 결실로 현재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여객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 수송물동량도 취항 초기 항차당 10TEU 이하에 이를 만큼 저조했다가 주간 평균 수출입 합쳐 750TEU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많은 변화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렀다.
다행히 꾸준히 성장했고 그 모든 순간에 내부와 외부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좀 더 확실한 도약을 위한 노력과 결실을 맺어야 할 때라고 본다.
Q. 2006년 이후 흑자경영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안다. 인천-스다오 노선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상황적인 면에서 우선 한국-중국간의 단거리 노선이라는 면은 저희 항로의 큰 경쟁력이다. 현재 유가가 상승하면서 각 선사마다 유가 부분에 많은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선사들이 유가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단거리 노선이란 점은 많은 비용 절감 요인이 된다.
내부적으로는 꾸준한 변화와 노력이 타 노선에 비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조금 더 일찍 변화하려고 노력했고 그러한 작은 결실들이 현재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타 선사의 경우 한중간의 관계로 운항에까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동해운은 한중간 관계가 가장 원만히 관리·운영되고 있는 것도 큰 강점 가운데 하나다.
중국측 투자사인 석도그룹과 지난 10년간 큰 문제없이 상호 증진과 화합을 화두로 협력해오고 있다. 한중 양국 직원들도 사이가 좋다. 양국 파트너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데 제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7월1일 이 회사를 맡은 뒤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게 바로 한중 파트너간 화합이었다.
Q. 소무역상 규제, 물동량 하락, 유가급등 등으로 카페리선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지금 언급하신 것들은 외부환경 가운데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들이다. 통제 가능한 변수들로 통제 불가능한 변수를 조정하는 것이 전략적인 측면에서 좀 더 효율적이지 않은가 하고 생각한다.
소무역상의 경우 한중 정부당국의 정책과 많은 관계가 있다. 양국 정부에 많은 설명과 지원을 부탁드리면서도 장기적 차원에서 이를 대체할 개인·단체 고객의 발굴에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답일 것이다.
물동량의 경우 세계경제상황이나 중국내의 변화를 감안할 때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미처 저희가 부가가치를 내지 못했던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을 꾸준히 찾아야 할 것이고 또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크게 외부환경에 대한 부분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환경 맞춤이 아닌 화동해운을 위한 환경구축과 내적 역량을 키우는 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Q. 올해 수송실적은?
한중카페리협회의 수송실적을 살펴보면 9월까지 화물은 작년에 비해 15.4% 하락했고, 여객은 6% 증가했다.
화물이 두 자릿수 이내로 감소했으면 좋았을 텐데 두 자릿수로 감소해서 많이 안타깝다. 다른 선사에 비해 화물 감소폭이 큰 편이다.
여객은 한국은 많이 줄고 중국은 많이 늘었다. 초반에 두 자릿수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소상인이 4분의3 정도를 차지한다. 화동해운은 인천지역 카페리선사 중 소상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현재 내년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자사 내부의 역량과 장기적 발전의 관점에서 많은 부분을 고심하면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Q. 내년 시황 전망을 어떻게 보나?
내년엔 더 어렵다고 본다. LCD 물량이 산동성 항로 전체 물동량의 절반을 넘었다. 초창기엔 피혁이나 의류 등이 많았는데, 중국이 발전하면서 인건비가 상승하자 공장들이 동남아시아로 다 이전했다.
유럽경기가 좋아져야 LCD가 좋아질 텐데 그렇지 못하다. 삼성은 LCD를 접지 않았나? LCD마저 붕괴되면 대체 화물이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여객은 독점적인 지위가 아니고선 산둥반도에선 힘들다. 또 중국인 여객만 늘어선 안된다. 한국인 여객도 같이 늘어줘야 한다.
올해도 한국발 화물과 여객이 7:3인데, 5:5로 균형을 이뤄야 카페리선사들이 물류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컨테이너선사와 경쟁할 수 있다.
카페리선은 정시성과 운항시간에서 경쟁력이 더 높다. 하역비도 RO-RO방식이라 덜 든다. 하지만 운항비용이 3배 정도 더 드는 데다 배를 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어렵다.
궁극적으로 트럭이 아예 한중간을 오가는 트럭페리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려면 한중간 FTA가 전제가 돼야 한다. FTA가 되면 농수산물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산둥성 지역 항로가 좋아질 것이다.
Q. 회사의 중단기 계획은?
이제 화동해운은 10주년을 맞았고, 한중간 카페리 업체 가운데 상위그룹에 속하는 위치를 점하게 됐다.
모든 회사의 경영층들이 한결 같이 원하는 게 해당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는 거 아닌가. 저희도 같은 마음이다.
외적으로는 환경에 적응하기보다는 환경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 발전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한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원을 하나의 방향으로 매진하게 하는 조직문화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대전제하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Q. 관계당국과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선 업계의 경우는 한 업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을 개척할 경우 후발업체는 그 아이디어를 도용해 선발업체를 추격하는 것이 기존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같은 피자를 나누어 먹는 방식이다. 이제는 이런 모습 대신 각 회사가 새로운 다양한 아이디어로 신규 시장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다양한 고객을 발굴하고 시장의 규모를 서로 서로 키워야 각 사의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되지 않겠나?
관계당국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1선사 1노선, 이중선급, 20년의 제한선령 등에 대해 좀 더 발전적인 시각으로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관행이나 제도가 그러하니 힘들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제도를 이렇게 수정하고 보완할 때 이러한 시장이 생겨서 한중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시각에서 고찰하고 기회를 제공해 주셨으면 한다.
특히 선령 20년 제한은 문제가 좀 많다. 기존 운항선박은 20년을 넘어도 되고 새로 들어오는 선박은 20년을 넘으면 안 된다는 건 논리 자체에도 모순이 있지 않나. 선령 20년이란 기준이 어떤 과학적 근거에 의한 건지도 묻고 싶다.
배를 사는데 금전적인 소모가 크다. 한중 카페리항로의 선령 20년 제한 규정 때문에 카페리선 가격이 20년을 기준으로 크게 차이난다고 하더라. 내년엔 어떻게든 (선령 제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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