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7 09:40

對중국 수출 둔화 ‘중기술산업 수명 연장’으로 극복해야

삼성경제硏, 中 시장 계층적 분리 접근 필요

●●●한중간 국교가 수립된 1992년 이후 대중국 수출은 한국의 수출을 견인했다. 대중국 수출은 1992년 26.5억달러에서 2011년 1342억달러로 연평균 22.9% 증가했다. 수입은 1992년 37.2억달러에서 2011년 864억달러로 연평균 18% 증가했다. 국교수립 이후 20년동안 수출은 50.6배 수입은 23.2배 증가하는 등 교역이 우리나라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경제개발 연대에 최대 시장인 미국을 제치고 2003년부터 한국의 1위 시장이 됐고 현재 수출규모는 미국의 2배 이상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중국 부진이 부진해져 총수출 증가율을 하회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은 2011년 총수출 증가율 19%보다 낮은 14.8%, 2012년 1~7월 누계는 전년동기대비 -2.1%로 동기간 총수출 -0.8%보다 더 감소했다.

이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의 부진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각 각각 -2.6%, -5.4%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LCD 제품도 총수출 14.9% 증가에 비해 낮은 8.2% 성장에 그쳤다.

삼성경제연구소 박번순 연구전문위원은 양국의 무역관계 및 한국 수출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대중국 수출부진이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언급 했다.

한중교역은 과거 양국의 비교우위 구조에 따라 한국이 자본 및 기술집약적인 상품, 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상품을 수출했다. 최근 한국의 대중국 수출 부진은 양국의 비교우위 구조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중국 수출 부진이 중국의 수입수요 정체에 기인하고 경쟁국에 비해 한국의 수출성과가 양호하지만 구조적인 요인이라면 대책이 필요하다. 1차적으로 무역특화지수를 통해 한중 교역관계를 보면 공산품 분야에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는 현상이 대두되고 있다. 수출특화품목 수는 1995년 70개에서 2011년 41개로 감소했고 특히 2004년 이후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한중 교역의 비교우위 구조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기술수준별로 산업수출과 부품 수출의 추이를 분석해보면, 기술수준에 따라 산업별 비교우위가 결정되며 기술이 높은 한국은 상대적으로 고기술산업에 특화하고 있다. 노동이 풍부한 국가는 노동집약적인 조립부문, 기술에 비교우위가 있는 국가는 핵신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구조를 분석해보면 공산품의 대중국 수출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기술집약적 구조로 전환됐다. 고기술산업의 중심인 전자산업 내부에서도 수출주도산업은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2011년 현재 고기술산업에서 반도체 부문과 LCD가 가장 중요한 수출분야며, 컴퓨터 음향 영상 통신기기 부문은 수출이 수입을 하회하고 있다.

중고위기술산업에서는 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등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저기술산업에서도 자본집약적인 부문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노동집약적 부문의 수출은 정체되고 있다.

부품 및 소재 기술의 발전으로 한국의 수출은 노동집약적인 단순 조립 제품에 비해 기술·자본 집약적인 부품 및 소재의 수출이 빨리 증가하고 있다. 대중국 교역에서 부품 및 소재 부문의 수출입 집중도는 전체 평균에 비해 훨씬 높은 실정이다. 대중국 수출 중 부품 소재의 비중은 2001년 53%에서 2012년 상반기 63.9%로 증가했고 수입에서는 41.9%에서 52.8%로 증가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교역이 수출입 모두 완제품에서 부품 및 소재 부문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증거다. 한중 양국이 모두 공산품 소비국이라기보다는 수출국으로서 부품 소재를 이용해 가공무역을 하는 성향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품 소재 분야에서도 한중 양국의 산업분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계 및 전자부문의 교역은 특히 중요하다. 2011년 현재 한국의 기계 및 전자 부품의 대중국 수출은 571억달러로 한국 전체 수출의 42.5%를 차지하고 있다.

구조적 문제가 대두되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

고기술 수출 비중이 급증했지만 특화지수로 볼 때 고기술산업에서도 LCD부문을 제외하면 경쟁력 제고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수출입구조가 기술집약형 중심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과도하게 빠른 상황이다. 수출구조 고도화는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대중국 수출이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전자산업 중심의 고기술산업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대중국 수출에서 섬유, 의류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 부문 뿐 아니라 철강 등 일부 주요 산업의 경쟁력도 급속히 하락중이다.

부품의 수출 및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LCD와 반도체가 6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중국경제가 더 회복된다 하더라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 둔화는 추세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별로 한국이 경쟁력 높은 기술집약 부문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향상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첫 번째로 중기술 산업의 수명 연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제조업 부문의 고용 창출을 위해 중기술산업의 경쟁력 유지에 노력해야 한다. 제조업 고용은 서비스산업 고용보다 안정적이고 건실하다.  수출창출효과는 적지만 고용효과가 높은 섬유, 의류 등 저기술산업에 대해서도 특수섬유, 고급의류 개발 등 적극적인 경쟁력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며, 한중FTA 협상에서 중국의 중기술산업의 개방 확대를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대응 방안의 두 번째로 새로운 수출상품의 개발이다. 중국의 성장전략이 내수주도형으로 전환되면서 완제품의 내수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됐다. 중국은 소득분배가 고르지 못해 다양한 계층의 시장이 존재하므로 시장을 계층적으로 분리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 권역별, 지역별 시장 특성을 분석해 각 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중국의 기술발전과 한국의 대중국 부품 투자를 고려할 때 범용부품보다 고급 소재 및 부품 개발과 수출에 노력해야 한다. 또 서비스 산업의 협력을 확대해 관련 제조상품의 수출을 촉진해야 한다.

대응 방안의 마지막으로 투자와 수출의 시너지 제고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효율 제고, 신시장 개척, 자본재 및 부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대중국 직접투자는 불가피하다. 투자는 경쟁력 낙후 부문 이전을 통한 구조조정, 경쟁국 기업에 대항한 시장 유지 및 신시장 개척, 자본재와 부품 수출을 통한 외화가득에 기여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상당부분은 투자에서 파생됐고 특히 소재 및 부품의 수출 중 모기업이 중국 자회사에 공급한 수출이 중요하다.

중견기업의 투자를 확대해 부품과 설비수출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제조 대기업의 상당수가 중국에 직접 투자하고 있어 새로 진출할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특정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견기업은 내수 시장을 대상으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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