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9 10:39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를 지켜보면서

동북아는 이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계 중심의 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이를 반증하듯 한·중·일 3국이 차지하는 해운물류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동북아 국가의 물류협력이 효력을 발휘할 시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글로벌 물류체계 구축에 있어 동북아 물류정책이나 동향은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는 동북아 물류정책의 방향과 흐름을 잘 읽을 수 있는 모임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한·중·일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동북아 통합물류시장 구축을 위한 공동성명서와 부속서를 채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데 진력했다.

특히 이들 3국 대표들은 다각도의 동북아 물류체계 개선을 통해 물류비 저감에 초점을 맞췄다. 부속서의 주내용을 살펴보면 다방면의 물류개선 방안등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기대가 되는 것은 한·중·일 3국간 불합리한 물류관련 제도와 시스템, 해외 진출시 문제점을 개선하고 동북아의 막힘없는 물류체계를 실현한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또 한·중·일 3국 물류정보 네트워크의 구축이 화급함을 적시하고 있다.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선 물류장비의 표준화가 절실한데, 이번 회의에서 표준화 내용도 부속서에 담고 있다. 물류거점인 항만간 밀접한 협력관계 증진을 위한 각국의 항만행정을 주제로 한 정보교환도 심도있게 다뤘다.

이와함께 미국 9.11테러이후 물류업계의 주현안인 물류보안 확보문제와 함께 삼국간 물류공동연구 수행지침을 마련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동북아 항만국장회의 등 협력채널 논의사항을 공유하고 친환경 물류를 위한 효율적 물류체계 구축에도 공동 노력키로 했다.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상호간의 정보공유와 환경친화적인 물류부문에 대한 높은 관심도 보였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물류산업의 핵심인 제 3자물류사업의 촉진을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다. 한·중·일 물류협력에서 더 나아가 아시아 전역의 물류체계 통합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주요 실천 과제를 보면 한중간 상호주행 중인 피견인 트레일러는 상호주행의 범위를 확대키로 하는 한편 트랙터까지 상호주행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키로 한 점이 눈에 띈다. 피견인 트레일러 상호주행은 상하역 단계 축소를 통해 화물운송시간을 4시간 단축시키고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일간엔 올 하반기 피견인 트레일러 상호주행 시범사업을 위한 ROD(Record of Discussion)를 체결, 피견인 트레일러 상호주행의 기반을 마련한 것은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3국간 효과적 물류정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동북아 물류정보 서비스의 적용항만과 참여기업을 확대키로 하는 한편 한·중·일 3국이 일회용 팔레트 사용으로 낭비되는 비용을 절감키 위해 재활용 팔레트 관세 면제와 통관절차에 관한 공동연구,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점도 관심거리다.
향후 본 사업이 본격 시행돼 현재 0.8% 수준인 3국간 재활용 팔레트 사용률이 30%만 높아져도 연간 4,624억원의 물류비 절감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공동노력으로 한·중·일 물류기업들이 상대국 물류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물류기업 투자가이드 북’을 작성해 향후 3국의 물류업체들이 상호 투자, 진출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물류정보 공유범위를 현재의 해상운송 중심에서 도로, 철도, 항공 등 물류 전 분야로 확대한 것은 동 회의가 향후 보다 외형적으로나 내실면에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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