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의 불감항과 손해발생사이의 인과관계 ① ]

[판시사항]

가. “어선이 통상의 해상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상태에 있을 것을 조건으로
보상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한 어선보통공제약관의 취지

나. ‘가’항과 같은 약관이 있을 경우 공제회(보험자)가 면책되기 위해서는
선박의 불감항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지 여부

[재판 요지]

가. 어선보통공제약관에서 “공제 목적인 어선이 발항 당시 통상의 해상위험을
사실상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적합한 상태에 있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공제
계약의 청약을 승낙하여 보상책임을 부담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공제의 목적인 어선이 발항 당시 통상의 해상위험을 사실상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적합한 상태”란 공제의 목적물린 선박이 발항 당시 통상의 해상위험을
사실상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감항능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를 뜻하고 이러한
감항능력은 언제나 선체나 기관등 선박시설이 당해 항해에 있어서 통상의 해상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물적 감항능력)을 구비함과 동시에 그 선박에 승
선하고 있는 선원의 기량과 수에 있어서도 그 항해에 있어서 통상의 해상위험
을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상태(인적 감항능력)에 있어야만 완전히 갖추어 진
다고 보는 것이 위 약관의 문언과 상법 제 706조 제1항의 규정등에 비추어 정
당하다.

나. 상법 제 663조 단서 규정에 의하면 해상보험에 있어서는 보험계약자 등의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아니해 해상보험 약관으로 상법의 규정과
달리 규정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관 규정은 유효하다고 할 것인바, ‘가’항과
같은 약관이 있는 경우 이는 감항능력의 결여를 상법 제 706조처럼 손해발생과
의 인과관계를 요하는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선박이 발항
당시 감항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ㅇ르 조건으로 해 보험자가 해상위험을 인수한
다는 취지임이 문언상 명백하므로 보험사고가 그 조건의 결여 이후에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자는 조건 결여의 사실, 즉 발항 당시의 불감항 사실만을 입증하
면 그 조건 결여와 손해발생(보험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필요없이 보
험금 지급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된다.

[재판 전문]

대법원 1995년 9월 29일 선고 제 3부 판결
사건: 93다53078 보험금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93년 10월 7일 선고 93나 817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 1점에 대해.

기록에 의해 살펴보면 피고는 제 1심 및 원심에서 원고와의 사이에 체결된 91
년 1월 1일 변경 전의 어선보통공제약관(이하 구약관이라 한다) 제 2조 제 2항
단서에 기해서도 면책주장을 한다고 명확히 주장하지는 아니했지만 변경된 새
로운 어선보통공제약관(이하 신약관이라 한다) 제 11조 제 1항 제 7호에 기한
면책을 주장하면서 구약관 시행당시에도 구약관 제 2조 제2항 단서, 제 37조
제 1항, 상법 제 706조 제 1호 및 제 787조에 의해 공제 계약의 목적인 이 사
건 어선이 발항당시 통상의 해상위험을 사실상 감내할 수 있는 인적 및 물적
감항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만약 발항당시에 이러한 감항능력을 갖추지 아
니한 경우를 보험자인 피고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으므로 신약관 제 11조
제 1항 제 7호가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공제약관이 아니고 단지 구약관 제
2조 제 2항의 해석을 신약관상에 포함시킨 것에 불과하고 따라서 이 사건 공제
사고에 대해 구약관을 적용하든 신약관을 적용하든 결론은 동일하므로 공제약
관의 변경을 이유로 신약관 제 11조 제 1항 제 7호의 적용을 비난하는 원고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고, 원고도 제 1심 및 원심에서 이 사건에 적용될 약관규정
은 구약관 제 2조 제2항 단서임을 전제로 구약관 제 2조 제2항 단서의 해석에
관해 인적감항능력을 포함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신
약관 제 11조 제 1항 제 7호에 의한 면책주장에 구약관 제 2조 제 2항 단서에
의한 면책주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
처분권주의 내지 변론주의 위배나 석명권불행사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 논지는
이유없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