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5 14:30

기획/ 벌크선 시장 운임상승 훈풍 언제까지

BDI 1900선 돌파…수요 증가에 해체량 급증 호재…선박공급과잉, 시황 걸림돌 여전
●●●최근 해운업계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I)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BDI가 지난 1년여간의 부진을 씻고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최근 BDI는 파죽지세(破竹之勢)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3일 BDI는 1901을 찍었다. 지난해 12월20일 1955를 기록한 뒤 9개월 만에 1900선을 다시 넘어섰다. 지난 9일 1838을 기록, 18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이틀(거래일 기준)만이다.

BDI는 지난달 바닥을 찍고 반등한 뒤 한달여 사이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일 최근 5개월간 최저치인 1253을 기록한 BDI는 한달여만에 51.7%나 상승했다. 벌크선 시장의 상승세는 공교롭게도 유럽의 재정위기가 상존해 있는데다 미국발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까지 세계 경제를 흔들어 놓은 상황에서 찾아왔다. 해운시장의 키는 이들 선진국들이 아닌 중국이나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8월 中 철광석 수입 32% 급증

벌크선 시장의 상승세는 수요 상승과 선박 해체량 증가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중국의 철광석 수입 증가다. 중국 해관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5909만t을 기록했다. 전달인 7월의 5455만t에 비해 8.3% 늘어난 것이자 1년 전 같은 달 4461만t에 비해선 32.5% 상승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호주 헤들랜드항의 철광석 수출량은 전월 대비 15% 급증한 2020만t을 기록하며 벌크선 시장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었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1월 6897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매월 전년 대비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다. 2월과 4월 잠깐 감소세를 보였을 뿐이다. 8월까지 철광석 수입 누계는 4억4757만t으로 1년전 4억486만t에 비해 10.6% 늘어났다.

일본이 대지진 여파로 원전 가동을 줄이고 있는 점도 대형선 시장에 호재가 되고 있다. 일본은 원전 54기 가운데 12기만을 현재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화력발전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석탄 수입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수요 증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차즈베이 석탄 부두는 8월 한달간 699만t의 석탄을 수출, 1년 전 545만t에서 28% 늘어난 실적을 보고했다. 리차즈베이의 8월 실적은 지난 10개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철광석과 석탄 수요의 증가는 곧 이 화물을 주력으로 수송하는 14만~17만t(재화중량톤)급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시황 호조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벌크선 시장의 맏형 격인 케이프사이즈 선박은 철광석 석탄 등의 원거리 운송에 특화돼 있는데다 입항 선박도 제한적이어서 시황 변화에 유기적인 대처를 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올해 들어 케이프사이즈 용선료가 7만t급 안팎의 파나막스나 5만t급 안팎의 수프라막스 선박보다 낮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형선 시장의 공급과잉에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비상식적인 시장 흐름이 벌크선 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세계 1위 벌크선사인 중국 코스코가 과거 높게 체결된 케이프사이즈 선박 용선료를 지불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지난달 초 미국 항구에서 선박을 압류당한 일은 시황 부진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케이프사이즈 운임지수(BCI)는 파나막스선 운임지수(BPI)나 수프라막스 운임지수(BSI)를 완전히 따돌렸다. BDI 상승세는 케이프사이즈선박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13일 현재 BCI는 3309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3천선을 다시 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케이프사이즈 일일 용선료도 지난해 12월 초 이후 9개월만에 2만8천달러대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초 4700달러대에서 6배 가까이 치솟았다.

케이프사이즈 뿐 아니라 파나막스나 수프라막스 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BPI는 13일 1711로, 6월27일 1727 이후 다시 1700선에 재입성했다. BSI는 지난 9일 1401을 기록, 6월6일 1424 이후 3개월만에 1400선을 재탈환했다. 파나막스선과 수프라막스선 용선료는 9일 현재 각각 13500달러, 14600달러대까지 뛰어 올랐다.

항만규제도 새로운 시황 변수

게다가 해체량의 증가가 공급 증가를 상쇄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리스 해운컨설턴트인 골든데스티니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폐선된 선박량은 216척 1574만t(재화중량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112척 595만t 2009년 연간 210척 873만t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해체량은 2200만t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가와 시황부진이 고철가격 강세와 함께 노후선박 해체를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해체량은 높은 선박 연료비와 항만규제와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선박량의 4~5%가 폐선된다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8월 케이프사이즈 선박 스팟 계약은 126건으로 7월 82건, 지난해 8월 106건에 비해 급등했다”며 “실수요 반등이 나타나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항만규제도 긍정적 지표다. 해운선사 한 관계자는 “인도 당국은 25년된 노후선박의 입항을 금지했다”며 “25년 이상 선령은 핸디막스 선박이 가장 많은데, 이들 선박이 아프리카 등으로 뱃길을 돌릴 경우 톤·마일 증가로 해운시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1위 철광석 수출기업인 발레가 차이나막스 선박 도입을 철회키로 한 것도 시장에 파란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발레는 막대한 철광석 물동량을 기반으로 30여척에 달하는 초대형벌크선을 발주해 해운업 진출을 타진해 왔다. 발레는 이 가운데 <발레 차이나>호 등 3척을 인도받아 시장에 투입했다. 하지만 중국 내 철광석 수입상들과 선사들의 여론이 악화된데다 지난 7월 신조 선박이 중국 항만 입항을 거부당하자 선박 매각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발레 페드로 구텐베르흐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는 “철광석 수송분야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익 확보 분야가 아니다”며 “일부 매각 계획인 선대를 중국 측에 매각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요인과 함께 부정적인 요인도 여전하다. 우선 철광석 가격 상승이다. 7월과 8월 철광석 수입가격은 173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151달러에서 20달러 이상 인상된 것이다.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스팟 운임이 t 당 185달러를 넘어서고 있어 4분기 철광석 가격은 다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띠자 지난해부터 광산기업과 중국 철강기업들은 계약기간을 반기에서 분기로 변경한 바 있다.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바오스틸이나 안강철강 마안산철강 등 중국 메이저 철강기업들은 지난 상반기 순익이 감소했다.

철광석 재고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 9월2일 현재 중국 주요 항만의 철광석 재고량은 9569만t으로 집계됐다. 8월 초에 비해 30만t 늘어났으며 연초에 비해선 무려 1200만t가량 증가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조강생산량 대비 철광석 재고량은 과거 평균인 1.5배 수준에 그치고 있어 재고가 수입에 걸림돌인 상황이 아니라고 시황 긍정론에 무게를 두고 있기도 하다.

공급 측면에선 신조 발주는 여전히 해운시황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신조선 인도가 늘어나면서 1200척 이상의 선단이 전 세계 해상을 운항하고 있다. 과거 2년간 300척의 선박이 새롭게 늘어나며 공급 과잉을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와 내년 막대한 양의 공급이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인도되는 신조선은 9410만t(재화중량톤)이며 내년엔 1억630만t에 이를 전망이다.

독일 선박금융 전문은행인 DVB의 닥핀 룬데 해운금융담당이사는 선박 공급과잉으로 내년 말까지 해운 시황이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최근의 시황 회복은 기대했던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박 공급과잉이 그 원인임을 지적했다.

장금상선·SK해운 벌크선단 강화 눈길

한편 벌크선 시장의 훈풍을 예감한 때문인지 정기선 전문선사인 장금상선이 부정기 부문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금상선은 지난달과 이달 들어 15만t급 케이프사이즈선박 4척과 10만t급 아프라막스 탱크선 1척을 잇따라 인수했다. 아프라막스선박도 케이프사이즈선 개조를 목적으로 인수한 것이어서 실제 벌크선만 5척 인수한 셈이다. 이 같은 벌크선대 확장은 최근 국적선사로선 가장 활발한 규모다. SK해운도 KCH해운이 성동조선에 발주했던 케이프사이즈 신조선 2척과 캐피틀쉽매니지먼트가 삼호조선에 발주했던 핸디막스 선박 2척을 리세일로 잇따라 인수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해운 시장 부진으로 중고선 가격이 낮다는 점에서 투자 적기로 볼 수 있다”며 “투자 여력이 있다면 선박 확보를 통해 사업확대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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