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8 07:58
한국 조선업, 벌크선 퇴조로 중국 따라잡을 듯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2년간 중국에 1위 자리를 빼앗겼던 우리나라 조선업이 올해는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조선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한국 조선업은 2009년과 2010년 선박 수주량과 수주잔량, 건조량 등 3대 부문에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컨테이너선의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내수가 미미한 한국 조선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 중 한국 조선산업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 물량은 거의 없었다.
반면, 저부가가치 선박인 벌크선 비중이 53%로 평년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는 벌크선 비중이 무려 67%에 달했다. 중국은 저가 전략을 앞세워 중소형 벌크선 등을 꾸준히 수주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선박 금융지원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해운산업을 기반으로 한 풍부한 내수 물량도 큰 몫을 했다.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한국 조선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의 건조량은 전년대비 3% 증가한 1,584만CGT(보정총톤수)수준이었고, 중국은 48% 늘어난 1,865만CGT였다.
올 1월 1일 기준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잔량은 4,461만CGT, 중국 조선업체들의 수주잔량은 5,341만CGT으로 한국에 비해 20% 많았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수주잔량에서 일본을 추월해 정상에 오른 뒤 9년만인 2009년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 수주량은 전년대비 151% 증가한 1,200만CGT였다. 중국은 152% 증가한 1,648만CGT였다. 지난해 중국이 한국보다 37%나 많은 물량을 수주한 것이다.
다만, 수주액 면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아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조선 수주액은 전년(128억달러) 대비 147% 증가한 317억 달러였고 중국은 전년(110억달러) 대비 174% 증가한 303억 달러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한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높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올해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량이 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량에서 중국을 따라잡으며 다시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선복량(船腹量) 과잉 문제가 불거진 벌크선 발주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산업투자조사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신조선 시장은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지닌 저부가가치 선박인 벌크선이 주도한 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벌크선 시장이 완전히 죽을 것으로 예상되고 선박금융도 점차 회복된다고 예상한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이 수주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량에서 중국을 근소한 차로 다시 탈환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올해 건조량과 수주잔량에서는 중국이 다소 앞설 것으로 양 연구원은 예상했다.
조선업의 기술력 수준은 우리가 중국을 5~7년 가량 앞선 것으로 추정돼 중국이 우리를 따라잡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중국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되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으로 확대를 시도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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