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3 06:09

조선산업, 2012년까지 인도연기와 취소 예상

장기적으로 대형조선소는 다각화, 중소조선소는 전문화 전망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조선산업 현황과 중장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2년까지 지속적인 인도연기와 취소 예상된다고 밝혔다.

1973년 투기적인 해운과 조선시황의 폭락 이후, 일본은 급격한 신규수주감소를 경험했다. 일본은 당시 유럽을 제치고 최대의 조선국이 됐고, 생산능력 또한 최대였는데 풍부한 수주잔량으로 1973년 폭락 이후에도 몇 년간은 높은 수준의 생산이 이뤄졌다.

일본은 1974년에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고, 1975년부터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신규수주 감소로 인해 1980년까지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조선산업은 2009년부터 이미 소폭의 생산량 감소가 나타났는데 1970년대 위기보다 더 빠른 진행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아직 남아 있는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절대 생산량은 과거보다 높은 상황이겠으나,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잔량이 2~3년간 해소되면서 생산량은 10년 전 수준으로 하락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신규수주를 장기간 기대하기 어렵고, 수주잔량의 유효성도 당분간은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신규수주를 살펴보면, 1974년 일본의 신규수주는 전년대비 72.2% 감소했고 1978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번 금융위기 이후 조선산업 신규수주 감소와 비교해보자면 현재가 더욱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번 금융위기 이후 시황회복에 대한 기대와 일부 우량선사의 신규발주, 해양플랜트 부문의 신규발주로 2009년보다 신규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선부문의 신규수주가 크게 감소하는 것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주잔량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은 일본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위기 직후에는 생산 중이었던 물량에 대한 취소가 쉽지 않았으나, 착공 전 물량에 대한 인도연기와 취소가 1975~1976년에 본격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1970년대 보다는 지금의 생산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2009년 하반기부터 인도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2010년에는 선박금융을 조달하지 못하는 해운사들이 더 늘어나서 취소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조선소는 시작과 동시에 1970년대 불황을 맞이했고 1980년대 불황도 견뎌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위기시절에 시설유지와 다각화를 통해 1990년대 이후 매출액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규모를 확장하지 않고 오랜 업력을 보유한 대선조선의 경우 최근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하긴 했지만 1982년 이후 매출액은 500억원 내외, 영업이익률은 0~7%수준을 유지했다. 따라서 업체별로 금융위기 이후 수주잔량과 신규수주 감소의 영향은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중공업과 같은 대형조선소는 육상 및 해상플랜트와 같은 다각화를 통해 상선부문에서의 부족한 부문을 채울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당분간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고 수익성이 나빠질것으로 보인다. 2~3년간 수주잔량이 해소되는 시점에서 상선부문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이후 다각화된 사업부문이 정상화되면서 매출 유지 또는 증가세로 전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조선과 같은 조선 전문업체는 과잉 생산능력을 점차 줄이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하면서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당분간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대형조선소는 다각화, 중소조선소는 전문화될 전망이다. 전 세계 조선사업의 화두는 친황경 선박이나 북극노선 운항선박, 해양플랜드 등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선박이다. 이미 국내 대형조선소는 해양플랜드에서 우위를 점유하고 있으나, 갈수록 척박해지는 자원채국상황과 주요 원천기술 선진국 독점이라는 측면을 고려해본다면 아직 개척할 분야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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