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1 11:44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우호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이 최근 발표한 ‘강소 해운기업의 발전과 과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세계 수출 3대국인 독일, 중국, 미국은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60%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약 31% 수준이다.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수출이 더 늘어나야 하며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소 해운기업이 강해야 해운국가로서의 경쟁력이 한 단계 강화될 수 있다.
한국선주협회 자료에 의하면 국적 외항선사는 지난 5년간 3배이상 증가했지만 상위 10%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70%에서 84%로 증가해 중소선사의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기업수가 증가할수록 업체당 평균 수입과 중간순위에 있는 업체의 수입이 적어지고 있어 중소선사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비지니스에 특화된 글로벌기업 등장 절실
한편 세계 해운업은 해상운송 위주의 양적성장에서 지식, 정보거래의 질적 성장으로 확대 발전하고 있다. 해상운송에 집중된 현재 우리나라 해운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많은 해운기업과 관련 서비스업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해운업의 지식, 정보 거래와 관련한 비즈니스에 특화된 글로벌 기업의 등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해운산업의 지식, 정보거래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빠른 속도로 증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1910년 전세계 상선대의 45%를 차지했던 영국이 그 규모가 2% 수준으로 급감한 지금도 세계해운의 중심인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해운업의 콘텐츠가 변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세계 해운산업의 변화를 주도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만들고 시장을 발전시켜 온 덕에 여전히 그 중심지에 서 있는 것이다.
영국이 2000년부터 추진해 온 민간주도의 ‘Maritime London’ 프로젝트나 싱가포르가 지난해 4월 발표해 2025년까지 추진키로 한 ‘Maritime Knowledge Hub’, 그리고 노르웨이의 ‘Global Maritime Knowledge Hub’ 구상은 모두 변화하는 해운업 미래에 대응하고 이를 주도하기 위한 해운선진국의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운지식과 정보거래 분야에 종사하는 국내기업의 수가 지난 10년간 8배이상 급증해 700여개를 넘었지만 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인적 자원을 핵심자산으로 하는 이 분야에 원가부담이 큰 구조인 대기업이 진출해서는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 핵심역량을 갖춘 소규모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화물이나 특정지역 경쟁력있는 서비스 개발·특화
우리나라 해운업의 발전을 위해선 한계에 직면한 양적 성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질적 성장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의 등장과 역할이 절실하다.
우선 강소기업에게는 특화전략이 요구된다. 운항선사로서는 화물이나 특정지역에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특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화물의 경우에는 기존 화물에 대한 특화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운송서비스가 개발됨으로써 새로운 운송수요가 창출될 수 있는 화물까지 포함해서 특화의 범위를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적으로는 중소형 선박을 주로 운항하는 중소선사의 특성을 감안해 아시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주요국의 교역상대국이 역외 국가에서 아시아 국가로 이동되고 있으며 지역경제 협력과 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이지역은 가까운 미래에 세계해운의 중심지로 성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함께 인적자원은 강소기업의 핵심요소다. 우리나라 해운 1세대의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해 과거 정부, 기업, 개인이 함께 노력해 언은 성과다.
인재양성 자원이 강소기업 발전 토대
지금은 어떤가? 인적 자원 양성 프로그램이 미래의 해운산업에서 요구되는 분야와 수준에 적합한가? 우선은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해운시장에 요구되는 인적 자원 양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미래 여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도권 교육 뿐만아니라 기업의 인재양성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이와관련 국내 한 중개업체가 매년 자사 직원과 업계 종사자에게 해외 유수의 전문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즉, 이 업체는 새로운 해운지식, 정보 분야의 인재양성을 지원함으로써 강소기업 발전의 기초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신시장과 신기술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연구개발과 정보부족으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이미 알려진 사업을 모방하기에 급급하다. 따라잡기로는 시장의 평균수익률 수준이하 밖에 얻지 못한다. 변화를 읽고 여기에 대응해 핵심역량을 가질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 협약과 녹색경영이 지구촌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세계해사기구가 채택한 선박의 유해물질목록관리 의무화로 만들어질 새로운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질만하다.
아울러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대기업에 비해 의사결정구조가 간결한 중소기업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실례로 선박투자와 매매를 통한 수익을 위해선 한발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선박투자와 매매시장이 매우 활성화된 반면 아직 국내기업의 시장점유율은 낮다. 그리스 선주들이 선박투자와 매매에 강한 것은 이러한 비즈니스에 적합한 강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민간주도 - 정부자원형 시책 바람직
강소기업은 혁신적인 중소기업으로서 변화를 선도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키어 나간다. 추종기업의 참여로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는 강소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장기간의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해운산업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중소선사와 해운중개업 등 많은 중소 해운기업으로 성장,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
먼저 강소 해운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은 수요자 중심이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나 미래에 대비한 분야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중점적으로 지원하되 지원방법과 수준에 관한 시책은 기업의 역량 차이를 감안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돼야 한다.
또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자생력이 매우 중요하므로 지원시책에서도 기업의 책임이 강조돼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주도-민간참여형보다는 민간주도-정부지원형 시책이 바람직하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정책은 중소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까지 확대되고 동시에 민간의 책임이 강화될 수 있도록 수정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장기능을 살리는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지식, 정보거래는 무임승차가 많아 시장실패가 일어나고 있다. 지식, 정보에 대한 수요가 매우 다양해져 공공부문의 서비스만으로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지식, 정보가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될 수 있게 시장을 조성하는 시책이 요구된다. 공공부문이 시장에서 지식과 정보를 직접 구매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강소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연구개발 지원확대와 동시에 지원의 지속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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