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0 09:51

상반기 반도체·석유화학·조선 ‘맑음’

정유는 유류소비 감소, 섬유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침체 전망
하반기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업종 등은 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정유, 섬유, 건설업종 등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업종별 단체 자료를 취합·발표한 ‘주요 업종의 2008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본격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안정화가 기대되는 ‘반도체’, 해외 경쟁사의 생산차질과 수출단가 상승 등 호재를 맞은 ‘석유화학’, 활발한 수주와 고선가 물량의 본격출하 그리고 생산성 향상 등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조선’업종은 하반기 전망이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유가에 따른 유류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는 유류환급금 등 정부대책에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는 상황이고, 섬유는 특별한 상승요인 없이 중국, 인도 등 후발국의 단가경쟁 심화가 우려되는 등 하반기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감소, 미분양, 건축자재 가격 급등의 3고를 겪고 있는 건설도 민간, 공공부문 모두 부진한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기계업종은 건설경기 부진과 중국산 기계·부품류의 확대로 내수부문에서 상승세가 꺾일 전망이고, 철강은 최대 수요산업인 건설산업의 침체로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호주, 러시아, 중동 등 해외 자원대국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전자와 가솔린 SUV 등 내수 신차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자동차는 하반기에도 업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업종은 원가수준을 밑도는 단가하락의 여파로 수출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6.3%)를 기록했고, 생산실적 역시 채산성 악화에 따른 설비투자 축소, 감산 등으로 인해 -5.6%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출(16.9%), 생산(15.3%) 모두 큰 폭의 상승세가 전망됐다. 반도체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가의 원가이상 회복이 예상되고, 후발업체 퇴출 등 업계구도 재편으로 수급안정화가 기대된다.

또 ‘SSD(Solid State Drive·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제조하는 HDD 대체용 제품)’시장의 확대 전망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종은 올 상반기 대만 포모사, 중국 마오밍석화 등 해외 석유화학업체들의 잇단 사고와 국내기업의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향상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생산(7.6%)과 수출(13.5%)에서 호조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긍정적 요인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생산 8.4%, 수출 14.1%), 수출단가 상승과 환율수혜효과 등으로 업황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주수요처인 화섬산업의 회복지연으로 내수는 소폭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조선은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의 지속적 증가와 고선가 물량의 본격적인 출하로 생산과 수출 모두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종의 하반기 전망은 활발한 수주실적과 생산성 향상으로 55.1%의 수출 급증이 예상되는 등 2006년 연간수출 2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2년만에 2배인 400억달러 돌파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후판가격의 상승이 경영실적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수출액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어 당분간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업종의 경우 상반기 가격상승에 따른 수출조건 개선으로 수출부문만 소폭(1.5%)의 상승세를 유지한 반면, 생산(-3,4%), 내수(-4.1%)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고유가 지속에 따른 유류소비 감소가 가동률 저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유가환급금 등 정부의 고유가대책으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나 그 외 특별한 상승요인이 없어 생산(-4.2%), 내수(-6.0%)의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베이징올림픽 영향과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소폭의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반면 고기능·고부가제품으로의 전환 등 업계 구조조정 중인 섬유업종은 아직 뚜렷한 성과나 상승요인이 없어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올 상반기에는 화섬원료 및 원면의 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섬유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생산(-4.0%), 내수(-2.6%)에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동지역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수출부문만이 2.9%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반기에도 특별한 상승요인이 없어 업종경기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오히려 추가적인 유가상승이나 중국, 인도 등 후발국에 의한 단가경쟁 심화 등이 하반기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건설은 공공부문의 상반기 집중발주에 따른 상승세(10.9%)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침체(-9.4%)로 전체 국내 건설공사 수주실적은 -4.2%를 기록했다. 물량감소뿐 아니라 미분양, 건축자재가 급등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호조세를 보였던 공공부문도 하반기에는 발주지연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0.7%)가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 기계업종은 수출부문에서 신흥시장의 수요지속으로 호조세(22.2%)를 유지한 반면 생산(3.2%), 내수(-3.0%)부문은 건설경기 부진, 중저가 기계·부품류 중국산 확대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침체된 양상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산업의 설비투자 재개가 예상되나 전반적인 경영악화로 인해 생산(7.1%), 내수(4.4%)에서 소폭상승에 머무를 전망이다. 수출의 경우는 16.4% 성장이 전망돼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철강은 철광석, 원료탄 등 원료가격 상승의 부담 속에서도 국내소비와 수출호조로 당초 예상보다 좋은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조기분양 물량집중에 따른 건설용 강재수요 증가, 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가수요 등의 영향으로 내수가 8.7% 상승을 나타냈고, 수출 역시 높은 국제가격 시세와 원화절하에 따른 수출조건 개선으로 10.0% 성장을 기록했다. 생산도 국내소비와 수출호조로 7.9%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반기에는 국제시세와 환율의 수출메리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최대 수요산업인 건설산업의 침체로 내수(8.7%→3.8%)와 생산(7.9%→4.5%)에서 상반기의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 전자업종은 내수회복 지연과 일부 경쟁력이 약화된 가전 및 전자부품 공장의 해외이전, 감산 등의 영향으로 소폭 성장(생산 3.7%, 내수 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주력제품의 상승세와 원화 약세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수출만 11.7%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 내수 부진의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수출은 미국, 유럽시장 위주에서 호주, 러시아, 중동 등 자원대국으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어 9.8%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업종과는 반대로 내수 호조, 수출 침체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는 업황에 큰 변화를 가져올 뚜렷한 외부요인이 없어 현재의 양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동안 신차 출시효과와 LPG차량 판매호조 등으로 내수는 5.1% 성장을 기록했으나 미국, 서유럽 등 수출주력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수출은 0.5% 상승에 그쳤다.

하반기에는 침체에 빠진 경유 SUV시장을 대신할 가솔린 SUV모델의 출시와 동유럽, 중동, 중남미 등 신규 해외시장의 성장 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내수(4.9%), 수출(2.5%) 모두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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