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2 09:05
7일간 파업지속 땐 일부 터미널 기능마비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가 1일 총파업에 돌입,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의 화물 반출입량이 보통 때에 비해 50∼80%나 줄어드는 등 물류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측이 차량방송과 전단지 살포 등을 통해 운송거부 참여를 적극 촉구하고 있고 운송방해 사건도 잇따라 부산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일부 '컨' 부두 화물반출 중단 = 자체 운송기능이 없는 부산항 신선대터미널과 허치슨터미널은 이같은 운송거부가 1주일만 지속되면 부두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신선대터미널에 따르면 보통 때 하루 6천∼7천여개(20피트 짜리 컨테이너 기준)이던 화물 반출입량이 1일에는 1천여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트레일러 기사들이 출근을 꺼리고 있는 데다 화물연대측이 차량방송과 전단지를 돌리며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운송거부를 지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선대터미널은 이같은 화물반출 중단사태가 7일 정도 지속되면 화물이 제때 빠지지 못해 장치장에 화물이 넘쳐 터미널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선대터미널 관계자는 "야적장에 6만4천개까지 장치가 가능하나 1일 오후 현재 3만9천개가 장치돼 있는 상태여서 7일정도 운송거부가 계속되면 터미널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치슨터미널도 사정은 비슷해 평상시 3천600여개였던 하루 화물 반출입량이 1일 오후까지 1천800여개에 그치고 있다.
허치슨터미널은 1일 오전부터 화물 반출이 전면 중단되고 있으며 차고지에는 화물을 실어 날라야 할 트레일러 50여대가 멈춰 서 있는 형편이다.
허치슨터미널 관계자는 "화물연대측에서 차량방송과 전단지, TRS 등을 통해 운송거부를 적극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장치율이 60% 정도이기 때문에 7일을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밖에 감만부두 등 부산항 다른 컨테이너 부두에도 이날 화물 반출량이 평상시에 비해 30∼50% 가량 줄어 부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현재 부산항 '컨' 부두와 재래 부두의 장치율이 60%를 밑돌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출입 화물운송 등 부두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적정장치율인 60%를 넘어서 70%에 육박하면 물류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차량 방화.훼손 등 운송방해 잇따라 = 1일 오전 2시께 경남 양산시 물금읍 증산리 내륙 컨테이너 기지에 주차된 24t 트레일러 2대에서 불이 나 앞 부분을 각각 태워 56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낸 뒤 25분만에 꺼졌다.
불이 난 트레일러 2대는 당시 100m 가량 떨어져 있었으며 트레일러 옆에서 4ℓ짜리 시너 통이 각각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시너 통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누군가가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방화한 것으로 보고 파업사태와의 연관 여부 등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어 오전 4시께 부산 남구 민락동 사설차고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 차량의 에어호스가 절단돼 있는 것을 차주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으며 오전 4시30분께는 부산 남구 감만동 항만배후도로에 대못 200여개가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거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이날 오전 시청 집회를 마친 뒤 부산항 부두를 돌며 차량방송과 전단지 살포, TRS 등을 통해 운송거부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어 파업에 참여하는 차량이 늘고 운송거부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항만물류 전문가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번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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