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5 18:02
한진해운, 지분경쟁 가능성 부각..추격매수는 부담
한진해운[000700]이 형제간 지분 경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분 경쟁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부진한 해운업황과 최근 주가급등을 감안할 때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15일 급등세로 출발한 한진해운은 장중 상승폭이 다소 줄어 전일대비 1.09% 오른 2만3천15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가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건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이 24만5천700주(0.34%)를 취득키로 13일 결의하면서부터다.
그날부터 한진해운 주가는 사흘 연속 강세를 보이며 17% 급등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장남이자 대한항공을 물려 받은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에 눈독을 들인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한진해운의 지분 경쟁 가능성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대한항공 쪽이 계열사인 한국공항을 통해 한진해운의 지분을 확대함에 따라 대한항공측의 한진해운에 대한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은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6.25%)과 한진(0.48%), 한국공항(4.01%) 등 조양호 회장 계열이 보유한 한진해운 지분율은 10.74%로 조수호 회장(6.87%) 보다 많은 데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조양호 회장 쪽의 지분율이 11.08%로 올라서게 됐다"고 전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 지분의 8.7%를 보유한 제버란트레이딩이 우호세력이라고 가정할 경우 조양호 회장과 조수호 회장 사이의 지분경쟁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조수호 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고 조 회장 슬하에 아들이 없다는 점도 지분경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형제간 지분경쟁 가능성을 상정하는 건 기대심리에 불과하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조양호 회장과 조수호 회장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지분경쟁 가능성이 낮다"며 "오히려 골라LNG 계열인 제버란트레이딩의 지분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조양호 회장 쪽이 백기사로서 지분을 늘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미 한진그룹 형제간 계열 분리가 마무리된 상태여서 실제 지분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은낮다"고 지적했다.
또 해운업황이 악화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분경쟁 기대감에 편승해 한진해운에 대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양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은 올해 초에도 제버란 트레이딩이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진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다가 바로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현 시점에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도 "원화 강세에 따른 마진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진해운의 펀더멘털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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