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9 09:27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담의 또다른 징후로 아시아 전역에 걸쳐 수출신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9일 보도했다.
불과 몇달전만해도 아시아 공장과 농장에 세계각지의 주문이 쇄도하며 최대 호황을 구가했지만 최근들어 자동차부품에서 이동전화에 이르기까지 역내수출상품 선적량은 여전히 늘고 있으나 그 증가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수출이 2003년 말 또는 올해 초 정점에 이른 것으로 골드만 삭스의 통계자료에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서도 수출신장세가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수출은 올해 초 매달 5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하다 현재 10억달러 규모로 줄어들었다고 미국의 여론조사회사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수출성장세 둔화의 요인으로 중국당국의 경기진정책 등 여러요인들을 들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미국과 다른지역에서 아시아 상품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는 고유가다.
이같은 수출둔화 경향은 아시아 경제가 세계경제 수요변화에 따라 위험이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1997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비중을 높이기 위해 소비진작정책을 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역내 수출의존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의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21%에서 올해 41%로 높아졌고, 태국도 같은 기간 39%에서 66%로 증가했다.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한국도 마찬가지다.
일부 아시아 국가는 내수진작을 시도하다 낭패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1999년부터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들을 폈으나 악성부채만 키우더니 지금은 오히려 소비지출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강력한 수출성장이 없었다면 한국경제는 침체에 빠졌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들어 역내 경제성장 전망 역시 낮아지고 있다. 예를들어 골드만삭스는 한국경제의 2005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당초 6.2%에서 4%로, 대만도 8%에서 5%로 각각 낮췄다.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은 "과도한 수출의존이 아시아경제의 유일한 약점(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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