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08 17:27
작년 11월 발생한 프레스티지호 침몰사고를 둘러싸고 스페인과 미국선급(ABS) 간의 법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이 유럽연합에 미국선급의 자격박탈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KMI가 로이즈 리스트 등 해운관련 주요 외신을 종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스페인은 지난달 미국 뉴욕 주 연방법원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선박검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스페인이 조난당한 선박에 피난항을 제공하지 않고 공해상으로 추방하는 등 유류오염 긴급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데 있다고 주장하며 응소했다.
스페인은 지난 1일 정부 대변인의 발표를 통해 스페인 해운당국이 미국 선급이 EU선박에 대한 입급 및 검사등을 시행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박탈하도록 공식 요청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이같은 조치가 미국 선급의 응소에 대한 보복조치가 아니라 프레스티지호 사고이후 자체적으로 검토해 온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1월 24일 채택된 EC지침에도 선급에 대한 자격정지 등을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 선급은 이는 전적으로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한편 스페인이 미국 선급의 선박검사기관 지정자격의 박탈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게 되면 EU는 선박검사기관에 대한 지침에 따라 이같은 요구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EU의 한 관계자는 지정기관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는 유럽지역에서 시행된 항만국통제 기록이라고 밝히고 미국선급의 경우 최근에 발표된 항만국통제 파리 양해각서 자료에 따르면 입급선박의 평균 출항정지율이 평균보다 낮은 1.49%를 기록하고 있어 상당히 높은 검사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미국 선급이 EU에서 정한 선박검사기관 지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예로 스페인은 프레스티지호 뿐만아니라 미국 선급에 입급돼 있던 카스터호가 2001년 1월 사고당시 갑판에 26미터에 이르는 균열이 발생햇는데도 이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미국선급은 유럽연합 선박에 대한 모든 검사권한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국제선급연합회 회원사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는 명예를 크게 훼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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