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AP.블룸버그=연합뉴스) 미국 서부해안의 29개 항만이 해운사와 항만 근로자간의 노사분규로 1일 현재 3일째 마비되면서 하루 1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항만마비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장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며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연방당국이 직접 중재에 나섰으나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재 실패= 미 연방 중재-조정위원회는 이날 항만 사용자측인 태평양해운협회(PMA)와 1만500여명의 항만 근로자를 대표하는 국제연안ㆍ창고노조(ILWU)의 협상 중재에 나섰으나 시작도 되기 전에 실패했다.
ILWU 협상단은 이날 중재-조정위가 주선한 협상장에 PMA측 협상대표들이 총기를 휴대한 경비원과 함께 나타나자 "PMA가 직장폐쇄로 미 경제에 총구를 겨누더니 이제는 진짜 총으로 우리를 위협한다"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 연방 중재-조정위측은 이에 따라 양측과 각각 별도의 회담을 가졌으나 이렇다 할진전을 보지 못했다. ILWU측은 특히 "연방당국의 의견만 들었을 뿐 현재로선 연방당국의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중재가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중재를 위한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항만을 다시 여는 것이 우리 경제에 중요하다"면서 노사 양측에 중재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항만운영 재개를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PMA와 ILWU는 전날 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협상에서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으며 2일 중에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항만마비 피해확산= 항만이 마비되면서 수백여척의 선박이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수입품 하역작업을 하지못하고 연안에 대기 중이며, 항만 밖에서 수출품을 실은 수 백 대의 트럭이 줄을 서 항만운영이 재개되길 기다리고 있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오는 4일로 예정된 고급 승용차 '인피니티 M45' 출시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제너럴모터스(GM)는 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일부 중요 부품을 선박 대신 항공편으로 반입하는 비상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택배업체 UPS는 해상운송 대신 항공운송을 택할 경우 비용이 40% 가량 더 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 의류 소매업체 갭과 월마트 등도 항만마비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대책을 강구 중이다.
미 산업운송연맹의 피터 개티 부사장은 항만 마비사태가 4-5일째로 접어들면 "생산업자들은 생산라인를 계속 가동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140만개 업체를 대표하고 있는 미소매 연맹도 부시 대통령에게 항만운영 재개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면서 항만폐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하루 1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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