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13 11:24

설봉호 항로변경 움직임 지역어민 반발

(고성=연합뉴스) 이종건기자 = 속초-고성항을 운항하는 금강산 쾌속선 설봉호의 항로를 연안으로 앞당기는 문제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고성지역 어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동해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속초-고성항을 오가는 설봉호의 항로를 기존의 연안 12마일 항로에서 5마일 항로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3항차(왕복 6회) 걸친 설봉호 운항을 연안 5마일 항로로 변경해 시험 운항키로 했다.
통일부 주관으로 실시되는 이번 시험운항에는 통일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 6개 기관에서 관계자가 참여해 항로 운항실태를 점검하고 시험운항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정되면 항로를 연안 5마일 항로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설봉호의 항로가 변경되면 속초-고성항간 운항시간이 기존보다 30여분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속초를 비롯, 고성지역 어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어민들은 항로 변경이 거론되고 있는 연안 5마일 해상은 지역어민 대부분이 어로활동을 하는 주어장으로 이 해역으로 설봉호가 운항되면 어로 작업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어선과 충돌사고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어민들은 특히 이 해상은 유자망 어선들의 투망지역으로 최근 들어 성어기가 시작된 꽁치 어군이 형성되고 있는 상태에서 설봉호가 운항할 경우 바다에 쳐놓은 그물과 어구 손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시험운영 평가단에 현지 어민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운항시간 30분 단축을 위해 어민들의 안전과 생계를 위협하는 곳으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로변경이 이뤄질 경우 시위 등 물리적인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고성군수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고성지역에서는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난 98년 이후 유람선과 쾌속선 운항으로 지난 99년 9건, 2000년 6건, 작년 2건 등의 어망. 어구 손실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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