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을 기반으로 항만 수출입 물류와 이커머스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물류센터’가 들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항 아암물류2단지에 위치한 인천글로벌풀필먼트센터(IGFC)는 “필요한 물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한다”는 것을 중점으로 내세웠다. 해양수산부가 전자상거래 특화구역, 관세청이 종합보세구역으로 지정한 인천항 아암물류2단지는 해외 전자상거래 주문을 처리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인천글로벌풀필먼트센터는 이에 더해 국내 항만에 입주한 물류센터 중 최초로 관세청에 GDC(글로벌 배송센터) 운영 자격을 취득했다. GDC는 해외 전자상거래 물품을 보세구역에 반입·보관하고 다시 분류·재포장해 국내외로 배송하는 물류 거점을 뜻한다. 보관과 동시에 분류·재포장이 가능해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통관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재고 관리와 비용 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현재까지 공항 연계 GDC는 있지만 해운을 활용한 GDC는 이곳이 처음이다.
이곳이 ‘하이브리드’인 건 지리적 이점도 있다. 인천항·인천국제공항·수도권과의 접근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GFC 측은 “이곳만큼 인천항과 가까운 물류센터는 없다. 한중 카페리 항로를 통해 신속한 운송이 가능하다보니 물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인천국제공항과도 20분 거리에 위치해 항공 운송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물류기업 4곳 합작…시너지 기대
세중해운·남성해운·우련TLS·아워박스 4개 회사가 합작 설립한 IGFC는 올해 2월 개장했다. IGFC의 경영기획을 총괄하는 박경규 실장은 물류센터의 첫 기획 단계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우련통운 기획실에서 근무하면서 물류센터 프로젝트를 맡았다가 아예 IGFC에 합류했다.
박경규 실장은 “IGFC의 강점은 주주사들이 보유한 물류 전문성에 있다”고 자부했다. 종합물류기업 세중해운, 국적선사 남성해운, 항만하역운송사 우련TLS, 풀필먼트기업 아워박스 등이 만나 각사가 가진 물류 역량으로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22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가 추진하는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사업에 참여하면서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마트물류센터는 공공기관이 직접 물류센터를 건립·공급해 물류센터에 입주하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첨단 물류 장비를 투자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시 인천 향토기업인 우련통운 기획실에서 근무하던 박 실장은 TF팀의 실무책임을 맡게 되면서 지금까지 쌓아 온 사업 기획 노하우와 협상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우련통운에서 일하면서 인천 내항 통합과 한중 카페리 부두 이전 같은 굵직한 현안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두나 항만단지 입찰 과정에서 맨날 협상하고 협의하는 게 일이었죠. 항만공사와 입찰을 진행해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 컨소시엄은 각자 다른 성격의 기업이 만나다 보니 내부 충돌 없이 한뜻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수월했습니다.”
IGFC는 사전제안-민간사업제안-3자공모-우선협상으로 이어지는 긴 절차와 검증 과정을 거쳐 장장 3년만에 정부 사업을 따냈다. 박 실장은 물류센터 건립 과정에서 이들 주주사의 전폭적인 투자와 자문을 토대로 스마트 물류센터가 구축됐다고 덧붙였다.
인천글로벌풀필먼트센터는 1층이 일반화물을 처리하는 보세구역으로, 3층이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풀필먼트센터로 구성돼 있다. 최근 국경 간 전자상거래(CBEC)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순 보관을 넘어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커진 흐름을 반영했다. IGFC는 최신 설비를 바탕으로 화장품, 액세서리, K-굿즈 등 소화물을 주력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 센터는 3층에 스마트 물류장비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국토교통부의 스마트물류센터 예비인증 2등급을 획득했다.
“AS/RS(자동창고시스템), AMR(자율주행로봇), ACR(자율케이스처리로봇) 같은 첨단 자동화 설비와 자동 소팅(분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OMS(주문관리시스템)·WMS(물류관리시스템)로 입출고와 재고를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물류센터는 얼마나 사람을 덜 투입하고 효율을 끌어내는지가 관건이에요.”
이날 인터뷰를 진행하며 박경규 실장을 따라 물류센터를 둘러보니 3층 자동화 구역엔 테스트 막바지에 접어든 물류장비 수십 대가 본격적인 가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품종 소량 주문이 특성인 이커머스 물류에 맞춰 자율주행로봇이 작업자에게 상품을 이송해 피킹 동선을 단축하고, 자동화 소터로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였다. 피킹 장비는 작은 물건을 집을 수 있도록 특화됐다.
| ▲물류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인력의 도움 없이 물류 배송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AMR의 화물 출고 과정(위 사진)과 컨베이어벨트에 의한 화물 분류 과정(아래 사진) |
이곳에선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사람의 판단을 최소화한다. 작업자가 토트박스에 상품을 담아서 올려놓으면 AMR이 박스를 인계받아 ACR에 전달하면 ACR이 이를 랙에 보관한다. 출고 과정에서도 로봇이 물건을 꺼내 컨베이어벨트 위 박스에 담으면 다시 분류 설비가 주문 건별로 나눠 분류함으로 자동으로 옮긴다. 인력은 토트박스에 넣을 때 1~2명, AS/RS에서 출고할 때 2~3명이 투입되고, 소팅 작업 후 박스에 담는 인력은 배치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박경규 실장은 물류센터의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부서 간 원활한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물류센터는 어느 한 사람이나 부서의 역량만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에요. 특히 이곳은 전 구역이 연계되게 콘셉트를 잡았기 때문에 GDC, CFS, 이커머스팀이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즉각 소통하면서 조율해 나가고 있어요.”
이제 막 발을 내딛은 IGFC엔 ‘젊은 피’가 모였다. 의욕 있고 야망 있는 20명이 모여 세팅에 들어갔다. 박 실장은 올해 센터가 가동된 첫해인 만큼 운영 안정화가 최우선 목표이자 소망이라고 전했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IGFC에 합류하고 실제 운영까지 맡게 돼 뜻깊습니다. 그런 만큼 이곳이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성장했으면 합니다. 구성원과 관계자 모두가 건강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시작점이겠죠.”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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