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4 09:08

“앞으로가 문제다” 북방물류 경기침체 표면화

러·중앙亞 물동량↓…전쟁 장기화·중국산 공세 이중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는 국내 주요 북방 물류 기업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뚜렷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북방 물류시장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겹쳐 수요 감소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은 국제 정세가 개선될 거란 기대를 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도 진전이 없자 우려심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앙아시아 국가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효자 노릇을 하던 품목도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지난해 6월 국제사회의 러시아·벨라루스 제재 품목이 확대되면서 현재 1402개 품목의 수출이 통제되고 있다. 한국의 대(對) 러시아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수출이 막히면서 지난 3년 간 타이어만 러시아 수출길에 올랐다.

전쟁 발발 후 한동안은 직접 러시아로 들어갈 수 없는 품목들이 중앙아시아 국가를 거쳐 우회 수출되면서 물동량이 증가하는 깜짝 특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전제품과 중고차 수출 물량이 늘어난 이유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이마저도 잠잠해졌다고 전했다. 한 포워더는 “해외 고급 브랜드 중고차가 한국을 거쳐 판매되던 수요가 많았는데 지난해부터 제조사에서 엄격히 규제하면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방물류를 주력으로 하는 물류 기업의 실적을 보면 침체가 표면화됐음을 알 수 있다. 유일하게 태웅로직스는 다각도로 사업을 전개하며 호조를 보였다. 이 회사는 별도 기준 매출액 7473억원, 영업이익 298억원, 순이익 222억원을 거두며 1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의 성장을 냈다.

유니코로지스틱스는 순이익은 10% 개선됐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다. 서중물류 또한 이와 유사하게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소폭(1%) 성장했다. 하나로티앤에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해사물류통계 ‘2024년 국내 북방물류기업 영업실적’ 참조)

중앙亞, 중국산 제품으로 시장교체

전쟁이 길어지면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철송 물량이 눈에 띠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국내 제조업체의 현지 거점을 기반으로 한 수출 물량이 강세인 곳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대 수익 화물인 완성차업체 GM코리아의 자동차 부품 수요가 전년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체 관계자들은 우즈베키스탄 내부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이 중국산으로 대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런 흐름이 몇 년 사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중국산 제품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러-우 전쟁이 종식돼도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선 우즈벡의 경기 침체가 중국산 저가 제품을 더욱 선호하게 된 배경으로 추측했다.

한편,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경기 위축에도 이전보다 상황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카자흐스탄은 기아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수요가 꾸준하고, 키르기스스탄은 해외 기업들의 법인 설립을 배경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던 물량을 일부 흡수했다는 해석이다. 이들 국가는 우즈벡과 달리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통해 러시아와 관세동맹을 체결하고 있다.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수출하려는 해외 업체들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들 국가로 눈을 돌린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중국 롄윈강에서 TCR(중국횡단철도)을 이용한 북방물류 복합운송 시범사업을 시도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오봉역에서 출발한 화물이 철도·해상 복합운송을 이용해 중국을 거쳐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까지 운송됐다. 오봉역에서 화물을 집하하는 게 어려움으로 지목됐으나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TCR의 고질적인 발차 지연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같은 철송 지연 현상은 해소됐다.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기 차량이 감소해 수월하게 발차가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롄윈강과 칭다오 지역에 대기하는 컨테이너 자체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운송을 진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기다릴 것도 없이 환적 통관만 끝나면 바로 나간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에서 발생하는 철송 화물은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對러 수출품 감소 추세

업계는 중앙아시아와 달리 러시아시장 침체는 전쟁보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원인이라고 해석한다. 러시아에 현지 거래처를 둔 포워딩 업체들은 “전쟁 자체는 내부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러시아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거나 눈에 띠게 변화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러시아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점차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은 2022년 이후 타이어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전년보다 줄었다는 평가다. 러시아는 통상 여름용 타이어에서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시기에 맞춰 관련 수요가 증가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 시기 물량이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대러시아 수출 수요가 지속해서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서중물류 관계자는 “타이어 수출이 통상 나가던 물량의 반 정도”라며, “러시아 내 수요가 줄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운임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러-우 사태로 철수한 해외 제조사 공장은 대부분 러시아 자국 기업이 인수해 재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타이어 자체 생산량은 2023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올해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러시아시장 복귀 시기가 타이어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9월 발간한 북방물류리포트에서 러시아가 상반기 수입과 환적 물동량 하락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철도(RZD)를 이용한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 감소했고, 중국-유럽-중국 구간의 환적 물동량은 2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중국 노선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9% 감소했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전쟁 상황이 진전되고 현지 공장이 가동돼야 시장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불투명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섣불리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시장 내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각자 상황에 맞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서중물류는 컨테이너 임대사업 확대로 수익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사 소유 컨테이너를 중국 각지의 공장에 배치해 중국발 수출화물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유니코로지스틱스는 ISO탱크컨테이너, 물류센터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올해 5월 싱가포르 ISO 탱크 운영사인 레전드월드탱크의 한국 대리점을 따냈다. 지난해 부산신항에서 착공한 2만2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는 내년 하반기에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악화되자 자국에서 먹거리가 떨어진 중국 물류기업들은 한국으로 진출해 수출품을 확보하려는 모양새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러시아·중앙아 물류를 취급하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 찾아와 직접 영업하기 시작했다고 경계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중고차를 대상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선사들은 북극항로에 투자하며 러시아행 신항로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선사 뉴뉴쉬핑은 최근 시베리아 북극 연안의 아르한겔스크 신항만 건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아르한겔스크항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부르크에 가장 가까운 북극항로 심해항으로, 러시아 철도망과 이어진다.

뉴뉴쉬핑은 지난 2023년부터 여름(7~11월) 한정으로 북극항로 컨테이너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아르한겔스크 서비스를 추가했으며, 컨테이너선 5척을 투입해 중국산 자동차 부품, PVC 필름, 철강 등을 러시아로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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