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1 14:10

동남아항로/ 한국발 운임 600弗대…중국운임 역전

지난해 물동량 423만TEU…역대 최고치


지난해 4분기에 최근 2년 새 최고치를 찍었던 동남아항로 운임이 새해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물동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월간 실적에서 수출화물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대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423만4100TEU(잠정)를 기록, 1년 전의 392만3200TEU에서 7.9% 성장했다. 2021년의 404만8000TEU대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2021년 코로나19 사태를 배경으로 한 수요 성장에 힘입어 400만TEU를 돌파한 뒤 약세로 전환해 2년 연속 390만TEU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다시 400만TEU를 넘어서며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수출화물은 2% 늘어난 197만6800TEU, 수입화물은 14% 늘어난 225만7200TEU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까지 줄곧 수출화물에 뒤졌던 수입화물은 코로나 사태 특수가 잦아들면서 수출 수요가 가파르게 하락한 2022년 수출화물을 역전했고 이후 계속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상위권 국가가 모두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 반면 하위권인 싱가포르와 홍콩은 역신장했다. 동남아항로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15% 늘어난 144만7500TEU, 2위 태국은 7% 늘어난 61만72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11% 늘어난 60만17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아울러 4위 말레이시아는 3% 늘어난 46만9900TEU, 5위 대만은 0.2% 늘어난 38만2300TEU, 6위 필리핀은 16% 늘어난 27만9100TEU를 기록하며, 플러스 성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7위 싱가포르는 6% 감소한 21만8800TEU, 8위 홍콩은 8% 감소한 21만7300TEU에 각각 머물렀다.

연평균 운임은 큰 폭으로 올랐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2482.5포인트(p)를 기록, 2023년 816.1에 비해 3배(204%) 급등했다. 

노선별 연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베트남 호찌민행과 태국 램차방행이 각각 404달러 474달러를 기록, 1년 전 148달러 172달러에서 170% 이상 인상됐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과 싱가포르행은 각각 200% 이상 상승한 492달러 530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운임은 118% 오른 654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 평균 마이너스(-11달러)로 떨어졌던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은 지난해 136달러로 올랐다.

한국발 운임도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견실한 상승 폭을 보여줬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한국발-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886달러를 기록, 2023년의 604달러에서 47% 인상됐다.

지난해까지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준 동남아항로 운임은 새해 들어선 약세로 전환했다. 1월 3주 평균 SEAFI는 3024.1p로, 지난해 12월의 3657에서 17% 하락했다. 1월3일 3394.1에서 1월10일 2940.3으로 내리며 지난해 10월25일 이후 2달 반 만에 2000p대로 떨어졌고, 1월17일엔 2737.8로 추가 하락했다.

노선별 월 평균 운임은 싱가포르행이 전달 대비 16% 하락한 582달러, 베트남행이 22% 하락한 498달러, 태국행이 21% 하락한 545달러, 필리핀행이 8% 하락한 278달러, 말레이시아행이 17% 하락한 619달러, 인도네시아행이 18% 하락한 761달러였다. 전달에 비해 하락세를 띠었지만 1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1월 평균 SEAFI는 1442p였다.

1월 평균 KCCI는 1257달러로, 지난해 12월의 1247달러 대비 1%, 지난해 같은 달 326달러 대비 약 4배(286%) 올랐다. TEU당 운임은 628달러로, 중국발 운임보다 100달러가량 높은 편이다. 새해 들어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던 게 중국발 운임을 역전한 이유로 풀이된다. 주간 KCCI는 지난해 12월30일 1277달러로, 최근 4달간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1월20일 1240달러까지 내렸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동남아 간 저유황할증료(LSS)는 TEU당 100달러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0달러 인하됐다. 지난해 1분기 130달러에 이르던 동남아항로 LSS는 유가 약세로 시나브로 하락했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국경절(10월1일) 연휴 때처럼 중국발 물동량의 밀어내기 수요가 실종되면서 중국시장 운임이 빠르게 하강한 반면 한국시장 운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해처럼 연휴가 끝나고 묶여 있던 수송 수요가 다시 나타나면 (중국발) 운임도 다시 회복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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