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스타로직스 유영종 회장(가운데)과 엄태만 사장(오른쪽), 유인환 상무가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
오리엔트스타로직스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유영종 회장이 2004년 7월5일 창업한 오리엔트스타로직스는 지난 20년간 차별화된 경영 전략과 사업 다각화를 배경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유영종 회장은 창립 20돌을 맞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가 창고를 확장하고 신규 물류사업에 진출하는 등 지속가능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창립 이후 회사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원동력으로 탄탄한 파트너십과 사업 다변화, 고객 최우선 정책을 들었다.
그는 또 지난해 한진과 합작 설립한 물류센터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가 매달 견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올해 수립한 목표를 너끈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운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등했지만 소량화물 혼재운송(콘솔) 시장은 업체 난립과 출혈 경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정부 당국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인터뷰엔 이 회사 엄태만 사장과 유인환 상무가 배석했다.
Q. 오리엔트스타로직스의 창립 20주년을 축하드린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5년 전 15주년 인터뷰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흔한 말로 세월이 유수처럼 흘렀다. 우선 이 자리를 빌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희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게 한결같이 지원해 주신 고객사와 열정과 헌신으로 긴 시간 함께해 준 임직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창립 20주년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수출입 기업들이 선복과 컨테이너박스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당시 물류난을 겪던 국내외 거래처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한 치의 차질 없이 처리해 더욱 끈끈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게 기억에 남는다. 코로나 사태를 최선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한 게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Q. 지난 20년간 오리엔트스타로직스가 걸어온 길을 간략하게 소개 바란다.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줄곧 해상 소량화물 혼재운송 사업을 전문으로 벌여오다 8~9년 전부터 지속성장 기업으로 도약하려고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파트너와 제휴해 신규 화물을 유치하고 국내 바이어콘솔 사업도 시작했다. 또 수입화물을 대상으로 한 3자물류사업과 외국선사 대리점사업도 성장 동력으로 삼아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는 부산신항에서 창고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물류시장을 흐리지 않으면서 회사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업들이다.
사업 다각화로 매출과 이익 규모가 매년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어느새 임직원 수가 계열사 포함 90명까지 늘어났다. 작지만 강한 이른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외형뿐 아니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영업 전략을 고수해 내실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계속 다져 나가려고 한다.
Q. 국내 대표 콘솔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차별화된 영업 전략이 있었을 것 같다.
한일 구간을 기반으로 미주, 중국, 동남아 지역으로 콘솔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성장했다. 특히 창사 이래 줄곧 해외 굴지의 물류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 중이다. 파트너사와 한일 간 해상 콘솔화물만 월간 150~200TEU가량 합작하고 있다.
한일항로에 카페리선을 운항 중인 팬스타라인과 손잡고 근 20년간 제공하고 있는 오사카-부산 콘솔서비스도 우리만의 차별화된 물류 상품이다. 배가 오후 6시에 오사카를 출발해 이튿날 오전 부산에 도착해 하역하면 오후에 화물을 터미널 밖으로 반출할 수 있다. 긴급하면서 항공으로 실어 나르기엔 부피가 큰 화물에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한진과 합작 투자해 부산신항에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센터(OHLC)를 개장하면서 콘솔 작업을 안정적으로 책임감 있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화주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화물 손상 없이 어느 지역이든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송하는 게 콘솔사의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혹시라도 화물에 문제가 생겨 화주가 클레임을 제기하면 신속하게 보상하는 선보상 후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 해외 파트너나 거래처에서 문의를 받으면 늦어도 2~3시간 내에 회신하도록 회사 시스템을 갖췄다. 원활한 소통과 빠른 응대가 회사 신뢰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Q. 자회사 스타오션라인을 설립하고 국제해운대리점업에 진출했다. 사업 내용이 궁금하다.
(엄태만 사장) 지난 2016년 자회사 스타오션라인을 설립해 해운대리점업에 진출했다. 스타오션라인은 현재 중동 선사 유니피더(Unifeeder), 중국 선사 세이프트랜스라인 시레전드쉬핑과 한국 총대리점 계약을 맺고 해운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유니피더는 DP월드의 자회사다. DP월드가 해운과 항만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을 펴면서 2018년 인수했다. 아프리카 유럽 중동아시아를 잇는 연근해 정기선 서비스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부산항과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를 오가는 정기선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인도 연근해 수송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향후 전망이 밝다.
두 중국 선사는 세계 13위 물류회사인 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의 자회사다. 세이프트랜스라인은 2022년 3월 홍콩에서 설립해 중국과 튀르키예 이스탄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스탄불을 환적 거점으로 러시아 노보로시스크까지 연결한다. 1700~4900TEU급 6척 1만7200TEU의 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시레전드쉬핑은 2023년 중국 칭다오에서 설립해 중국과 홍해 지역인 지부티, 사우디아라비아, 지중해 튀르키예를 연결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서비스한다. 보유 선단은 1800~4800TEU급 10척, 3만2600TEU 정도다.
이들은 최근 분쟁으로 운항이 어려워진 홍해를 통과하는 해운 서비스로 화주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해군의 철통 경호를 받으며 홍해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에 비해 한 달가량 운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Q. 지난해 4월 국내 굴지의 물류 대기업인 한진과 손잡고 부산항에 물류센터(CFS)를 열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는?
(유인환 상무)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센터(OHLC)는 개장 이후 매달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수립한 매출액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부산신항 서측부두와 정면으로 맞닿아 있는 데다 HJNC 터미널과 가깝고 진해 IC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접근성도 좋아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게다가 내부 시스템과 시설이 잘 정돈돼 있어서 고객 만족도가 높다.
▲부산신항 웅동 배후단지에 부지 1만2000평, 창고 5000평 규모로 개장한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 전경 |
콘솔 작업과 FCL(만재화물) 작업, 안전 재고(Safety Stock) 허브 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심 효성 파스카 등 굴지의 기업이 물류센터의 주요 고객이다. 우리 같은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가 자체 창고를 확보해 더욱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자긍심을 느낀다.
Q.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침체를 겪던 컨테이너선 시장이 최근 홍해 사태 여파로 급등세를 보이는 것 같다. 현재 해운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나?
(엄태만 사장) 최근의 운임 급등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과 함께 소비 심리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해상 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출발하는 수출 물량의 급증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조업 중심지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북미와 유럽, 중남미 등으로 이동하는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운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공급 축소는 아시다시피 홍해 사태와 아시아 주요 항구의 심각한 적체로 컨테이너박스 회전율이 저하된 게 원인이다. 주요 선사들이 수익성을 높이려고 선복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공급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Q. 포워딩업체 난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디지털 포워더도 크게 늘어났다. 콘솔시장 상황은 어떤가?
(유인환 상무) 하반기 들어서면서 컨테이너박스 수급 불균형이 심해져 코로나 사태처럼 해상운임이 크게 올랐지만 LCL(소량화물) 시장은 그렇지 않다. 올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주력 시장인 한일 간 물동량이 전체적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거기다 선사들의 화물 유치 경쟁이 심해지면서 FCL 운임이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전엔 LCL로 선적하던 물량을 현지 화주 요청으로 FCL로 운송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 구간에서 실적 감소를 겪었다. 수출입 모두 비슷한 모습이다. 물량 확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콘솔사들은 무모할 정도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 계열 2자 물류회사에게 비용 회수조차 못하는 마이너스 운임을 제공하는 등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는 실정이다.
Q. 창립 20돌을 맞아 수립한 새로운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리스크를 분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려고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말씀드린 해운회사 대리점과 창고업이 그 노력의 결실이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계속 해나가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국내 물류 창고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디지털 시스템 도입, 신규 사업 확대 등 전 임직원이 종합물류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또 콘솔 시장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극복하려면 거래처 다변화가 필수기 때문에 신규 거래처 개발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 임직원의 열정과 헌신으로 지금의 성장을 일굴 수 있었기에 복지제도 향상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사내 어학 프로그램, CFS 견학 등의 업무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부모님 회갑 지원, 패밀리데이(조기 퇴근 제도) 등의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성과급 지급 등 회사 수익을 직원들에게 보상하는 데도 솔선수범해 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취해 나갈 계획이다.
Q. 업계와 정부 당국에 당부하실 말씀은?
국제물류주선업 승인을 받는 게 어렵지 않다보니 포워더가 난립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웃 일본의 경우 포워더 설립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안다. 포워딩업계의 부실은 고스란히 수출입 화주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은 이런 내재된 문제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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