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경쟁력이 직접 연결망과 환적 의존도, 항만 체류시간에서 갈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간한 신 물류성과지수(LPI 2.0) 보고서에서 실제 화물 추적 데이터를 토대로 각국 물류 성과를 분석한 결과, 환적과 항만·국경 대기가 공급망 지연과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기존의 물류성과지수(LPI)를 실제 화물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물류성과지수 2.0으로 개편했다. 새 지표는 해상·항공·우편 물류의 선적 단위 추적 데이터를 활용해 각국 공급망의 속도, 신뢰성, 연결성을 측정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환적이 한 번 늘어날 때마다 해상 리드타임은 약 18일 증가했다. 전 세계 컨테이너의 절반 정도가 1회 이상의 환적을 거치는 걸로 조사됐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37%가 한 차례 배를 옮겨 타는 과정을 거쳐 목적지에 도착했고, 11%가 두 차례, 2%는 세 차례 이상 환적을 거쳤다. 상투메프린시페, 앵귈라, 코모로, 세인트키츠네비스 등 소규모 섬 경제권은 평균 2회 이상 환적을 거쳐야해 운송 시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컨테이너 처리기간에서도 국가·항만별 격차가 뚜렷했다. 프랑스 르아브르항에서 수입 컨테이너의 절반이 3.8일 이내에 항만을 떠났지만, 나이지리아 아파파항은 13.4일, 알제리 알제항은 17.6일이 걸려 외부로 반출됐다. 세계은행은 항만 체류기간이 길어지는 원인으로 통관 자동화 부족, 비효율적 위험관리, 복잡한 검사·통관 절차, 항만을 보관 장소로 활용하는 수입자 행태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내륙개도국을 전 세계에서 수입 물류 시간이 가장 길고 예측하기 어려운 국가군으로 지목했다. 이들 국가는 해안국 항만을 거쳐 국경과 내륙 검문 지점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항만 체류, 국경 통제, 검문 지점 대기가 총 수입 시간을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화물이 이동하지 않고 항만이나 환적시설에 머무는 구간에서 지연 변동성이 가장 커지는 걸로 파악됐다. 특히 수출보다 수입에서 불확실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예측 불가능성이 기업의 생산계획과 재고 관리 부담을 키우고 적시생산·신선화물 시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물류 성과 개선 과제로는 연결성 확대, 통관·국경 절차 디지털화, 위험기반 검사, 항만·공항 운영 효율화, 물류시장 경쟁 촉진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가별 물류 경쟁력이 항만 하역 능력만이 아니라 직항, 환적 의존도, 통관 절차, 내륙 회랑, 실시간 정보 연계 역량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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