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빨간 불이 켜졌다. 4월부터 보스토치니항의 기항이 본격적으로 중단되면서 시황 부진이 표면화됐다.
지난 4월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수송된 20피트 컨테이너(TEU)는 6264개로, 전월보다 12.5% 감소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보스토치니로 향하던 뱃길이 막히자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하고 있는 화주들이 중국횡단철도(TCR)로 급속하게 옮겨가면서 물동량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향 효자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이 크게 감소했다.
해상수출 화물은 블라디보스토크항과 연해주 인근 항만으로 분산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하역비가 저렴한 피셔리 터미널로 화물이 쏠렸다.
나홋카항 등 인근 항만들은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대체 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한러항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주요 품목들이 수출 제재에 추가되면서 성수기 효과 없이 하강 국면이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극동 러시아를 서비스하는 선사들은 시황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선복 감축과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 나선다. 또 6월부로 운임 인상(GRI)를 실시해 채산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운임 인상 폭은 TEU당 300~7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5월 한러항로 운임은 TEU당 800~1700달러였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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