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2 09:06

내년부터 국가보조항로 여객선사업 진출

인터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김준석 이사장
해운법 개정해 29개 보조항로 위탁 운영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국가보조항로 운항사업에 도전한다. 김준석 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해운기자단과 만나 “정부에서 29개 국가보조항로를 2025년 1월1일부로 공공기관에게 위탁 운영하기로 방침을 확정해서 관련 법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발의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해운법 개정안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내항여객선사를 대상으로 선정하던 보조항로 운영사를 공공기관에 위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공기관이 보조항로를 운영할 경우 내항여객선사에게 적용했던 여객선 보유량과 자본금 등의 등록 기준을 배제하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도 올해 1월 비슷한 내용으로 해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는 올해 12월31일이 기한인 국가보조항로 위탁 운영 계약이 종료되면 내년부터 곧바로 공공기관에 운영권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 공공기관인 해양교통안전공단에 국가보조항로 운영을 직접 위탁하는 정부 방침이 확정됐다. 우리 공단이 선사 업무를 한다고 보면 된다. 다만 (국회에서) 해운법(개정안)이 통과돼야 여객운송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정치 여건상 법이 21대 국회 회기 안에 통과될지는 불확실하다. 법이 통과 안 되면 (22대 국회에서) 새로 발의해서 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

김 이사장은 공공기관이 국가보조항로를 운영하게 되면 서비스 품질과 안전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국가보조항로는 1956년부터 민간 선사에서 운영해왔다. 정부가 운영사에 적자를 100% 보전해주는 한편 전체 매출액의 10%를 이윤으로 보장해 준다. 하지만 여객선사의 영세성과 운영사가 계약기간인 3년마다 변경되는 문제 등으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열악한 사업 환경이 지속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단은 민간 선사에 지원하던 이윤과 운영 비용을 절감해 안전과 서비스에 재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적정 예비 선박을 확보해 민간 선사 휴업 또는 폐업, 선박 고장 등의 이유로 불거졌던 해상교통 공백 사태를 방지하고 단절 없는 연안 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민간선사에 지원하던 비용 ‘안전에 재투자’

김 이사장은 국가보조항로 운영을 맡을 경우 29개 항로를 기준으로 200명 안팎의 인력을 추가로 충원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29개 항로 기준으로 치면 한 20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다. 선원과 안전 관리, 매표, 선박 관리 인력을 포함한 규모다. 29개 (보조)항로 중 일반 항로로 전환되는 숫자에 따라 인력 규모도 변할 수 있다. 인력은 원칙적으로 (기존 운항사에서) 고용 승계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실제 고용 중인 인력 현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김 이사장은 또 다음날 여객선 운항 예측 정보를 알려주는 ‘내일의 운항 예보 서비스’를 전체 항로로 확대하는 등 여객선 안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단은 지난해 8월부터 54개 항로에서 여객선 운항 예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운항관리자가 날씨와 바다 정보, 여객선 출항 통제 기준, 선박 정비 일정 등의 운항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여객선이 다음날 운항하는지 휴항하는지 예보한다.

공단은 현재 대상 항로를 58개로 늘려 매일 오후 2시 누리집과 네이버 밴드(여객선 운항 정보)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개시 이후 최고 99%의 적중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 회의에서 이 서비스가 ‘공공기관 대국민 체감형 서비스 개선 방안’ 과제로 선정됐다. 연내로 102개 연안여객선항로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 3~4명 정도인 기상예보사를 좀 더 충원하고 국립해양조사원과 해무 정보를 공유하려고 한다.”

김 이사장은 또 라디오나 온라인 플랫픔 등으로 정보 제공 채널을 확대하고 여객선 선원이나 선장이 해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풍향풍속 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서 선박 접촉과 충돌 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항공 드론을 활용해 여객선 승선 대기 차량이나 승선장 혼잡도 등을 서비스해 오다 지난 연말부터 수중 드론을 추가로 도입해 부유물 감김 사고가 잦은 여객선 하부를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기존엔 현장 센터에서만 드론 통제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세종시 본사에서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다. 만일 선박 사고가 나면 본사에서 현장에 드론을 띄워서 바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거지.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해양수산부 해경과 공유해 초동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검사증서 어선까지 확대

해양교통안전공단은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사업인 선박 검사를 디지털화해 전자증서를 도입하는 한편 스마트 챗봇 서비스인 ‘해수호봇’을 카카오톡에서 제공한다. 전기 추진 선박 안전성을 검증하는 휴대용 진단 장비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공단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말 효력이 인정되는 전자증서 시스템을 구축해서 일반 선박에 발급하고 있다. 어선은 법 개정을 거쳐서 올해 상반기 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또 카카오 자회사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해서 올해 하반기까지 카카오톡 채널로 선박 검사 신청이나 선박 증서 발급 신청을 하는 서비스를 1차적으로 제공하고 내년 말까지 연안여객선 운항 정보나 지역별 해양교통 정보, 해양사고 위험 예측 정보 등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백령도 배편을 해수호봇에 문의하면 AI(인공지능)가 우리 시스템에서 정보를 추출해서 답변을 한다.”

김 이사장은 이 밖에 다양한 국민 맞춤형 디지털 해양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해 11월 선박 소유자가 검사 이력과 운항 이력, 최근 5년간의 사고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우리선박관리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울러 여객선 운항 여부와 여객선 실시간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는 여객선 교통 정보(PATIS)를 네이버 길찾기와 연계해 육해상 대중교통 경로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어선원 안전 보건 업무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어선안전조업법으로 이관됨에 따라 어선원 재해 예방 정보 시스템 등의 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친환경 선박 인증제 대상을 선박 기자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해양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매출액 877억원, 당기순이익 66억원을 달성했다. 1년 전 757억원 59억원에서 매출액은 16%, 순이익은 12% 성장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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