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 09:10

“사회와 다시 이어주는 게 선원난 근본 해법”

유급휴가급여 대기업 150% 수준으로 상향 긴요


“해상직원, 선원 부족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와 떨어져 생활할 수밖에 없는 이(離) 사회성 때문이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산하 해운협의회의 문철수 의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은 현재의 선원 부족 사태를 해결하려면 사회나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선원에겐 최소 6개월, 길면 1년까지 사회와 가정과 떨어져 망망대해 위의 선박에서 지내야 하는 게 가장 힘든 고충”이라며 “이런 이사회성이나 이가정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배에 타는 선원 수는 점점 줄어들고 결국엔 한국인 선원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법은 없을까. 문 의장은 확실하게 보장되는 선원 유급휴가를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대기업 기준 통상임금의 150% 수준으로 유급휴가 급여를 늘리고 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하고 다시 승선하는 선원에게 주어지는 미사용 휴가 급여를 평균 임금의 두 배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휴가 제도가 도입되면 선사는 선원 유급휴가를 보장해 줄 수밖에 없고, 선원도 부득이 휴가를 다 소진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어 불만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견해다.

문 의장은 아울러 선박 내 근무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에서 거친 너울을 헤쳐 나가는 선박에서 일하는 업무 특성상 선원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쉽게 노출된다. 선원들이 자체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 아니라 선사의 안전 사고 예방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선원이 부상을 당했을 때 지급되는 상병보상 수준을 통상임금 기준이 아닌, 승선 평균 임금으로 높이고 사망 사고에 지급되는 유족보상과 특별위로금도 현재보다 더욱 올린다면 선사는 안전사고 예방 대책 마련에 더욱 노력하고, 나아가 보다 안전한 선내 근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선박 인터넷 선진화도 선원직 매력화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육상과 동등한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한 선박을 타는 선원들은 사회와의 접근성이 높아져 근무 만족도가 개선되고 하선 신청도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선내 인터넷 환경 개선만으로도 근로 환경 만족도가 대폭 상승했듯, 선진화된 휴가제도 역시 선원들의 피부에 와닿는 훌륭한 정책이 될 것이며,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선원들의 이사회성, 이가정성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선원노련 산하기구인 해운협의회는 선원노련과 함께 선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더 나은 선원근로환경 구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간담회엔 전국해운산업노조 이중환 위원장, 선박관리선원노조 이광천 위원장과 최순 사무처장, HLS선원노조 박현준 위원장과 김종욱 부장이 참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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